[미디어펜=한기호 기자]탄핵소추안 가결 시 박근혜 대통령이 즉각 하야해야하며, 부결 시 국회를 해산하라고 종용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주장에 대해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이 나오고 있다.
헌법정신과 법적 절차에 어긋난다는 취지의 지적과 함께 스스로를 이미 대통령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조롱섞인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단 야당 비주류의 비판이 거세다. 전날(7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C라디오에 출연해 문재인 전 대표 주장에 대해 "그냥 개인적인 희망이 담긴 정치적인 화법"이라고 일축, "탄핵이 가결되면 그 순간부터 대통령이 직무정지가 된다"고 밝혔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탄핵이라는 카드를 선택한 이상 헌법적 절차에 따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법적 절차대로 헌법재판소 판결을 기다려야 한다는 취지다.
직전 대표인 김종인 더민주 의원도 전날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전 대표를 겨냥 "아직 (대선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겸손할 필요가 있다"며 "탄핵했으니까 자연스럽게 승리가 나에게 올 것이라는 환상은 버려야 한다"고 일침했다.
김 전 대표는 특히 "이미 대통령이 된 것처럼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주장들을 하는 것"이라며 "자기 세력들이 당을 장악하고 있으니까 자기가 당 후보로 지명될 것이라고 자신한다"면서 "당도 민주당=문재인이 아니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거듭 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문 전 대표가 박 대통령의 퇴임 후 명예를 보장하겠다고 공언한 데 대해서도 "자기가 대통령이 아니면 무슨 권리로 지켜준다는 것이겠나"라고 꼬집었다.
새누리당에선 앞서 문 전 대표의 해당 발언 다음날인 6일 민경욱 원내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헌법을 무시하는 망동을 즉각 중단하라"며 "헌법을 모를 리가 없는데도 즉각 퇴임을 주장하며 헌법과 민주주의를 부인하는 건 정권 획득 욕심만 드러내는 것이고, 대통령 병에 걸린 건 아닌지 의구심까지 든다"고 질타했다.
여당 비주류 비상시국위도 문 전 대표가 탄핵안 부결을 상정해 '국회 해산' 엄포를 놓은 데 대해 '정계 은퇴하라'고 맞받았다. 비상시국위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문 전 대표는 대통령 되기 놀음에 빠져있다"며 "탄핵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문 전 대표는 정계를 은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 전 대표는 전날 "새누리당의 문재인 죽이기가 시작된 것 같다"며 "문재인이 그리 무서운가"라고 대응했다. 또한 "대통령이 하루라도 더 재직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반헌법적"이라며 "박 대통령을 퇴진시키고 형사처벌에 앞장서라"고 종용했다.
그는 전날 저녁에도 국회 앞 촛불시위를 주도하며 "헌재 판결까지 끝까지 가보겠다는 건 나라가 망하더라도 자기만 살겠다는 것"이라고 박 대통령을 맹비난하며 "이제는 국회도 (대통령) 거취를 결정했으니 즉각 물러나라"고 지지자들 앞에서 외쳤다.
한편 문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다음 대통령은, 저는, 박 대통령과 정반대 길로만 가면 아주 역사에 남는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 같다"고 언급해 자신을 차기 대통령으로 지칭한 것 아니냐는 논란을 낳고 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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