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연속 칼럼]-'건국 68년 된 대한민국, 비탈에 서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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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우석 주필 |
결국 한국사회가 루비콘강을 건넜다. 건너면 안 될 길을 떠난 것이다. 이번 탄핵 표결은 헌법 제4조가 규정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어긋난다는 점에서 명백한 위헌이고, 대중의 눈먼 광기 아래 한국사회 전체가 굴복했다는 점에서 또 한 번의 비극적 사건을 알린다.
압도적으로 가결된 9일 국회 표결 결과를 두고 어떤 이들은 즐거운 시민혁명의 여파를 말하고 촛불 민심을 떠들겠지만, 필자인 나는 결단코 동의 못한다. 외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란 현대사의 거대한 실패를 알린다고 본다. 그동안 경고해온 폭민(暴民)정치가 체제변혁 민중혁명으로 마구 치달을 것이란 가능성에서 더욱 그렇다. 이게 어디로 향할까?
즐거운 표정을 짓는 바보들과 달리 이번 탄핵은 반(反)헌법적 폭거라는 지적이 맞다. 또 그동안 신문방송에 나왔던 루머-가십 정도를 모아 탄핵소추를 강행했으니 명백한 위헌이 아니던가? 헌법에는 내란 또는 외환(外患)의 죄가 아니면 재임 중 소추는 없다고 규정하지 않던가.
세 가지의 섬뜩한 예측
이런 폭거와 위헌을 강행한 국회가 문제이지만, 새누리당에서 흔치 않게 정신이 온전한 의원 김진태가 표결 전 지적했던 것처럼 대통령은 재판을 받지도 않았고, 조사도 진행되지 않은 상태였다. 또 특검은 이제 막 출발한 형편이다. 그럼 이번 탄핵은 무죄추정 원칙을 무시한 채 강행됐다는 점에서 결정적인 절차상 문제도 안고 있다.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탄핵 결과에 열광할 대중의 반응과 달리 오늘 자로 건국 68년 된 대한민국이 사실상 와해 국면에 들어간 또 한 번의 엄중한 사태라고 필자는 감히 규정한다. 그동안 누차 경고해온 대로 좌익세력이 그토록 꿈꿔왔던 체제변혁 민중혁명이 탄핵과 함께 사실상 성공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혁명세력은 자기들끼리는 이미 우리의 혁명이 성공했다라고 말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이 혁명의 본질은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를 과거 1980년대 운동권이 표방했던 민중민주주의 또는 그와 비슷한 사이비 민주주의체제로 전환시키는 혁명이다."
앞의 인용문은 탄핵 하루 전 정치학자 양동안 명예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가 12월8일 문화일보에 낸 의견광고 '혁명 전야의 한국, 어디로 흘러갈까'의 일부다. 나 역시 그 진단에 100% 동의하는데, 세 가지의 섬뜩한 예측에서 그러하다는 점을 밝힌다.
첫째 바로 뒤이어 박근혜 대통령 강제로 끌어내리기의 광란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걸 요구하는 촛불 집회는 이번 탄핵 결정으로 멈추기는커녕 연말을 거쳐 내년 초까지 계속된다. 그 경우 박근혜 대통령은 내년 1월 이전 실질적으로 쫓겨나는 또 한 번의 혁명적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또 있다. 분노한 대중을 조종할 배후의 혁명세력은 탄핵 가결 이후 6개월 내 헌재 결정, 이후 60일 내 대선이란 정치일정을 정면에서 무시하려들 것이다. 이런 초 헌법적, 반 헌법적 행태를 콘트롤할 공권력과 제도정치권이 우리에게 있는가? 없다. 그래서 못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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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이날 국회 앞 탄핵 찬성 시위대의 시민혁명이라는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저들이 말하는 새로운 체제라는 것
둘째 혁명세력은 대선이란 기존의 정치적 절차를 거의 무시할 수도 있다. 이미 서울시장 박원순 등은 비상시국회의라는 초헌법적 기구를 구성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새로운 체제, 새로운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비전도 함께 제시했는데, 그건 체제변혁 민중혁명의 꿈과 거의 일치한다.
때문에 중앙일보를 포함한 제도권 언론이 예측하는 벚꽃 대선(4~5월)이나 초여름 대선(6월)은 그들만의 헛꿈으로 그치고 혁명세력에 끌려가는 나쁜 상황도 예측 가능하다. 물리적으로 준비 안된 대선의 결과가 한국 상황에서 과연 좋을까? 결정적으로 좌익의 혁명 프로그램을 이겨낼 카드가 있는가? 없다. 그래서 못내 두렵다.
1980년대 이후 한국사회를 사실상 지배해왔던 좌익세력의 이런 실력행사가, 친북-종북세력에 친화적인 야3당의 협조 아래 척척 진행될 경우 한국사회는 삽시간에 공권력 와해는 물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틀 자체가 무너질 것이 분명하다. 단언한다. 이 충격과 진행과정은 혁명 전야를 넘어 가히 '혁명 그 자체'다.
대한민국 이대로 문 닫나?
셋째 너무도 조심스럽고 두렵지만 최악의 혼란과 내란 가능성까지 내다볼 수도 있다고 나는 밝히는 바이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틀 자체가 무너질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그동안 대한민국을 지탱해온 세력이 과연 어떻게 나올까?
혁명세력의 발호 앞에 세 부족을 절감한 채 사실상 항복 내지 묵인을 하면 대한민국을 내주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될 것이다. 건국 70년이 채 안된 대한민국이 문을 닫는 것이다. 이런 흐름에 반대하는 조직적 활동이 전개된다면 또 다른 변수가 가능하다. 이게 해방 이후 있어본 일이 없던 최악의 혼란으로 가지 말란 법도 없다.
입이 잘 안 떨어지만, 내란이 그것이다. 그게 아직도 촛불집회와 태통령 탄핵을 '즐거운 시민혁명', '멋진 벨벳혁명'으로만 아는 정치적 헛똑똑이 그룹 혹은 위선적 리버럴리스트 그룹에게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다. 다음 회에서는 체제변혁 민중혁명의 구체적인 방식과 내용을 국내외 사례를 들어 설명할 생각이다. 반복한다. 대한민국, 지금 비탈에 서있다.
[조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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