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 '트럼프 대통령의 한반도 관련 주요발언'으로 한반도 정책 분석
[미디어펜=김소정 기자]20일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정권을 매우 적대적이고 호전적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개인에 대해서는 ‘maniac(미치광이)’ ‘madman(미친놈)’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또 아버지 김정일보다 김정은을 더 불안정하게 평가하면서 “상대적으로 김정일이 더 나았다”는 말도 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임기 동안 북한은 더욱 공격적으로 변하고 핵능력을 고도화시켰다”고 말해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을 비판했다.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2016년 11월18일 조태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을 단장으로 하는 한국 대표단과의 면담에서 “북한의 위협이 커졌다”면서 “차기 행정부에서 북핵 문제를 우선순위로 다루겠다”고 말했다.

이런 점을 볼 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예고한 대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할 경우 미국과 북한은 강 대 강 대결구도를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이 19일 발표한 ‘트럼프 대통령의 한반도 관련 주요 발언’에서 연구원은 과거 선거기간 동안 나온 트럼프의 공식 발언을 취합해 볼 때 “트럼프는 김정은이 김정일 사망 이후 정적들을 제거하고 빠른 시일 내에 정권을 장악한 점에 놀라움을 표시했다”며 “그러면서도 김정은의 어린 나이를 강조한 점을 볼 때 그의 정치적 위상을 폄하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 이후 북한과의 직접 협상에 나설지는 불확실하다고 이 연구원은 평가했다.

   
▲ 통일연구원이 19일 발표한 ‘트럼프 대통령의 한반도 관련 주요 발언’에서 연구원은 과거 선거기간 동안 나온 트럼프의 공식 발언을 취합해 볼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정권을 매우 적대적이고 호전적"이라고 평가했다./연합뉴스


이 연구원은 또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초기 ICBM 시험발사와 같은 전략적 도발을 감행하면 새 행정부의 강경 대응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김정은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ICBM 시험발사가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하자 다음날 트위터에서 “북한이 미국 일부 지역에 닿을 수 있는 핵무기 개발의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는 주장을 했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저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를 책임질 ‘3인방’인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내정자는 하나같이 강경 성향이다.

또한 트럼프는 북핵 문제 해법과 관련해서는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선거기간동안 “중국이 북한을 제어할 수 있는 ‘절대적인 영향력’(absolute power)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북한이 ICBM 발사와 같은 도발을 감행하면 북한과 거래한 중국 기업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으로 중국 정부를 압박할 가능성도 예상된다.

통일연구원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의 역할 이외에 북핵 해법으로 북한과 가까운 관계인 이란의 역할을 활용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또 북한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일본도 북핵 해결을 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반면, 트럼프는 러시아와는 관계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 것은 ISIS 제거, 테러리즘 문제 등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이러한 트럼프의 발언은 규칙과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를 유지하려고 했던 오바마 대통령과 달리 지극히 현실주의적 관점에서 제재 국면에 놓인 러시아와의 협력의사를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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