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업체 해외매각 엄격 제한, 핵심기술유출 논란 불가피
   
▲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금호타이어는 연고가 있는 박삼구회장과 금호그룹이 인수하는 게 타당하다.  산은은 금호를 배제하지 말고 충분히 협의해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금호타이어 매각문제를 둘러싸고 금호와 산은이 정면대결 양상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산은이 지금처럼 박회장을 무시한채 중국기업에 매각하려 할 경우 격렬한 법정소송에 휘말릴 것이다. 양측의 첨예한 갈등은 매각협상에서 장애물만 된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산은측이 박회장을 노골적으로 배제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점. 산은이 뭔가에 쫓겨서 중국기업 더블스타에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는 의혹이 짙다. 우선권을 가진 박회장과 금호측에 입찰관련 문서나 자료, 심지어 이메일조차도 제대로 보내지 않고 있다.

금호관계자는 지난해 9월 입찰이 시작된 후 산은으로부터 단 한건의 관련 메일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산은은 언론에 수차례 우선매수권내용을 알렸다고 해명한다. 금호에는 통보하지 않았어도 언론에는 고지했으니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산은이 석연치 않은 언론플레이로 금호를 괴롭히고 있는 셈이다. 을의 입장인 금호로선 슈퍼갑 산은의 고압적 행태와 비밀주의에 대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산은은 지난 13일 중국자본 더블스타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도 체결했다. 산은은 더블스타와의 계약내용마저 금호측에 알리지 않았다. 박회장 입장에선 더블스타와의 계약내용을 알아야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는 없는 법. 금호는 주식매매계약서를 받아보는 즉시 매각중지를 위한 가처분신청을 내기로 했다. 산은과 금호가 법정소송으로 갈 가능성이 커졌다. 

산은이 지금처럼 박회장을 배제한채로 일사천리로 더블스타와의 매각협상을 진행할 경우 핵심기간산업이 중국기업으로 넘어가게 된다. 금호타이어는 군전투기와 훈련기용 타이어를 공급하는 방산기업이다. 매각시 정부의 엄격한 승인심사가 불가피하다. 방산관련법상 외국기업대표는 방위산업 제품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제한된다.

산은은 방산기업 매각의 문제점을 감안하면 박회장의 입장을 적극 헤아려야 한다. 박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컨소시엄구성을 허용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채권단이 협의를 통해 컨소시엄구성을 승인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 박삼구회장은 컨소시엄구성을 통해서 금호타이어 인수를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 산은이 더블스타의 컨소시엄구성을 승인하면서, 박회장의 컨소시엄은 불허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 방산기업의 해외매각도 신중해야 한다. /연합뉴스

산은은 더블스타의 경우 컨소시엄을 허용했다. 금호 박회장에 대해선 딱지를 놓고 있다. 산은이 우선매수권 부여시 박회장 개인에게만 허용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컨소시엄 구성을 제3자 양도로만 해석하고 있다. 컨소시엄 구성 방안을 주주협의회에 올릴 생각도 없다며 강경방침이다.

산은의 행태는 형평에 어긋난다. 더블스타는 컨소시엄 구성을 승인하고, 우선권을 가진 박회장은 불허하는 것은 공평한 저울추가 아니다. 산은이 처음부터 박회장을 제외하고, 중국기업에 넘기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박회장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려는 것은 인수금액(9500억원이상)이 워낙 커서 개인만으론 힘들기 때문이다. 자금마련은 별 문제가 없다. 박회장이 단독으로 인수할 경우 개인채무가 너무 커진다. 이는 그룹계열사의 신용등급과 주가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더블스타도 중국자본이 아닌, 한국금융기관 차입과 대출을 통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게 사실이라면 순수한 해외머니가 아니다. 한국금융기관 돈으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려 할 뿐이다. 외자유치는 ‘가짜뉴스’가 된다.  

박회장은 금호그룹 재건과 명예회복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다. 2000년대 중반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이후 글로벌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아 그룹이 공중분해됐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다시 매각했다.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등은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박회장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벌였다. 재무구조 개선과 채권단에 넘어간 금호산업 인수등을 위해 사재 수천억원을 내놓았다.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갈 당시 1100억원의 개인돈을 쏟아부었다.

산은은 그동안 박회장과 금호의 자구노력과 경영정상화 열정과 헌신을 높이 샀다. 그에게  워크아웃에 들어간 옛 금호기업들의 우선매수청권을 부여한 것은 그의 헌신과 희생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워크아웃기업 옛 대주주의 경우 경영권을 박탈하는 경우가 많았다. 동부가 대표적이다. 동부건설, 동부제철 등이 잇따라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김준기회장의 경영권이 빼앗겼다. 

   
▲ 산은은 금호타이어를 중국기업에 매각하는 것을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금호측과 충분한 협의를 해야 한다. 사드보복을 노골화하는 중국기업에 매각할 경우 자칫 국민적 저항을 초래할 수 있다. /미디어펜


산은은 박회장측에 최대한 기회를 줘야 한다. 박회장의 그룹재건은 이제 8부능선을 넘었다.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해 명예회복의 화룡점정을 하도록 해줘야 한다.

금호타이어는 중국기업이 인수하는 것보다 금호가 가져가는 것이 효율적이다. 금호타이어에 대한 애정과 관심 육성의지는 박회장과 금호가 단연 앞선다. 강성노조로 악명높은 금호타이어노조와의 협상에도 소통을 잘하는 박회장이 적임이다. 박회장은 간절한 열망을 갖고 있다. 현대차 기아차 등 국내자동차업계와의 원만한 납품유지와 신기술개발, 해외동반진출에서도 금호가 단연 유리하다.

더블스타는 중소규모의 타이어회사다. 생산랭킹은 세계 30위에 그친다. 금호타이어는 14위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생산공장도 금호는 한국 중국 베트남 미국 등 전세계 9곳에 포진해 있다. 더블스타는 중국에 2개만 가동중이다. 매출액도 금호 2조1000억원대와 더블스타 6300억원대와는 비교가 안된다. 중국 중소기업이 한국의 대기업을 인수해서 제대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쉽지 않다. 

중국기업에 대한 좋지 않은 추억도 강하다. 핵심기술을 빼간 후에 국내공장을 껍데기로 만든 전례가 적지 않다. 쌍용차를 인수했던 상하이기차는 신차종개발과 생산라인증설을 하지 않은채 RV의 핵심도면과 디자인기술을 중국으로 유출시켰다는 의혹을 받았다. 상하이기차는 먹튀 논란을 빚으면서 빠져나갔다.

이동걸회장은  한중간 사드보복 갈등 문제를 중시해야 한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막기위한 사드배치에 대해 중국은 롯데의 현지유통매장의 영업을 정지시켰다. 한국제품에 대한 전방위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여행 전면중단과 한류수입및 공연 금지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치졸한 한국보복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산은이 중국기업에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는 것은 국민적 저항을 가져올 수 있다. 산은의 매국적 행태가 뭇매맞을 수 있다. 국책은행이 매국논란을 빚어가면서 더블스타에 매각을 강행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방산기업의 해외매각도 심각한 논란거리다.  중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개발을 묵인내지 방조했다. 중국이 북 핵미사일 핵심기술을 이전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금호타이어도 자칫 중국기업이 가져가면 군용타이어의 대북유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산은이 매각과정에서 정무적 판단도 했으면 한다.

산은은 금호타이어 매각을 밀어붙이지 말아야 한다.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금호측과 충분한 협상을 벌어야 한다. 그동안 모든 것을 바쳐 금호그룹 재건과 명예회복을 위해 분투해온 박회장과 금호측을 배려해야 한다. 컨소시엄 구성문제로 중국은 허용하고, 금호는 불허하는 불공평은 해소해줘야 한다. 산은이 기울어진 저울추로 금호를 냉대하고 배제하려는 것은 심각한 후유증과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다.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미디어펜=이의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