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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고개드는 음모·정쟁·괴담…세월호 인양에 따른 기대와 우려
세월호 촛불집회나 대선 이용 농락은 안돼…갈등·분열 치유의 기회로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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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7-03-25 10: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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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영 굿소사이어티 이사·전 경희대 객원교수
세월호가 침몰한지 1073일 만에 수면 위로 참담한 모습을 드러냈다. 이를 지켜보는 실종자 9명 가족의 애끓는 심정과 고통이 눈물겹다. 무엇보다도 시신과 유류품 수습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선체가 안전하게 항구로 옮겨지길 온 국민이 기원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벌써부터 "(선체 인양에) 왜 3년이나 걸렸는지 의아하다", "이렇게 빨리 할 수 있는데 왜 진작 인양을 하지 않았느냐?", "진실을 감추기 위해, 증거인멸을 위해 그동안 인양하지 않았다"는 등의 선동이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는 "기술적으로 워낙 어려운 작업이라 도중에 인양 방식을 바꾸는 등 시행착오가 많았다"고 해명했다.

세월호 인양이 늦어진 것은 기술적인 이유뿐만이 아니다. 세월호 사고 직후부터 실종자 가족들은 "(에어포켓 주장에 근거한) 생존자 존재 가능성"으로, 유족들은 "시신 유실 가능성" 등의 이유로 인양을 반대했었다. 사고 6개월 후인 2014년 10월 27일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은 투표를 통해 '인양 반대 5, 인양 찬성 4'로 인양안을 부결시켰다. 그래서 선체를 그대로 두고 약 7개월간 잠수부들이 악전고투를 했으나 결국 9명을 찾지 못한 채 수색활동을 종료했다.

그로부터 몇 개월 후 세월호 사고 1주기(2015.4.16)를 앞두고 정부가 입법 예고한 세월호법시행령에 반발했던 '세월호가족협의회'는 시행령 폐기와 선체 인양을 통한 실종자 완전 수습을 요구하며 4월 2일부터 삭발 농성에 들어갔다. 이어서 찬반의 논란 속에 4월 22일 정부가 선체 인양 계획을 발표했다. 이 당시 여야를 통틀어 유일하게 인양 반대 소신을 밝힌 사람이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다. 김 의원은 선체 원형보존의 어려움, 막대한 비용, 추가 희생 우려 등을 반대 이유로 제시했다.

당시 필자도 세월호 인양을 반대하는 칼럼을 여러 차례 썼다. 세월호 인양 방침 발표 하루 전 김동길 교수는 "세월호를 대통령이 인양한다고 발표했는데, '왜 그래야 합니까?'라고 묻는 정치인도 공직자도 경제인도 교사도 없습니다. 아직도 양심이 살아있다고 여겨지는 목사도 신부도 스님도 왜 아무 말 않고 조용하기만 합니까?"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 세월호가 침몰한지 1073일 만에 수면 위로 참담한 모습을 드러냈다. 세월호 인양을 구실로 다시 사회적 갈등을 선동하려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사진은 반잠수선 데크 위에 정위치중인 세월호.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2015년 5월 세월호 인양 업체선정 입찰공고를 냈고, 전세계에서 7개 컨소시엄이 입찰에 참여하여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은 중국 상하이샐비지(Shanghai Salvage)사가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회사는 1951년에 설립된 중국교통운수부 산하 국영기업으로 1900건 이상의 선박 구조 작업과 1000건 넘는 잔해 제거 작업 등의 실적을 가진 회사이다. 

상하이샐비지사는 2015년 8월 20일부터 선체 인양 사전 작업에 착수했으나 세월호특조위의 선체 조사로 인해 인양작업이 잠시 중단되었었다. 당초 인양방법은 시신 유실 우려가 적은 '플로팅독(floating dock)' 방식을 추진했지만, 배 안에 남아 있는 기름을 제거하고 선미(船尾)를 들어 올릴 시설을 설치하는 데만 6개월이 걸리는 등 기술적 어려움을 겪었다. 게다가 겨울에 강풍이 불면 크레인 작업이 위험하다는 의견이 대두되어 결국 1년 3개월이 지난 작년 11월 인양 방식을 바지(barge)선 방식으로 변경했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세월호 인양에 1,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썼고, 중국회사는 인양 지연과 인양 방식 변경 등으로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감수하게 되었다.

이런 과정을 살펴볼 때 "천안함은 사고 후 29일만에 인양된 반면, 세월호는 사고 후 1073일만에 인양되었다"는 일부 비난은 언어도단이며, 해수부 고위 관계자는 "일부러 인양을 늦추거나 대선에 맞춰 인양했다는 추측은 전부 낭설"이라고 일축했다. 세월호는 천안함에 비해 크기가 5배 정도 크고, 사고 해역의 제반 조건도 달라 기술적으로도 인양이 훨씬 어려운데다 유족들의 반대로 1년 동안 인양 작업에 착수하지도 못했던 것이다. 

그런 사유로 세월호 인양 시기는 탄핵정국으로 나라가 시끄럽던 작년 11월 중순경에 올 3월경 인양이 가능할 것으로 발표되었고, 더불어민주당 세월호 특위도 실사를 마친 후 같은 결론을 냈었다.

이런 우여곡절을 새삼 되짚어보는 이유는 선체 인양 이후 이런저런 구실로 이 사회에 새로운 갈등의 불씨를 지피려 드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세월호 인양을 촛불집회나 대선에 이용하려는 집단들에 의해 또다시 국민들이 농락당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선체를 인양한 이상 사고 원인을 분명하게 밝혀 음모 운운 등의 선동을 종식시켜야 한다.

세월호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오늘(3월 24일) 아래의 조선일보 사설이 눈길을 끈다.

『지난 3년 세월호는 끊임없는 정쟁(政爭) 대상이었다.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 왜 구조가 안 됐는지는 이미 낱낱이 밝혀져 있다. 그 명백한 사실들을 외면하려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사실과 치유, 재발 방지는 뒷전으로 밀리고 삿대질만 난무했다. 세월호 문제를 조사하라고 만든 특별조사위원회는 1년 반 동안 무슨 일을 했는지 거의 기억에 없다. 사실 할 일이 있을 리도 없었다. 참사와 아무 관계 없는 '대통령 7시간'을 밝히겠다면서 분란만 키웠다.

그런데도 어제 유력 대선 후보가 "차기 정권은 제2 특조위를 구성해 세월호 진실을 낱낱이 규명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탄핵 날 팽목항을 찾아가 사망 학생들을 향해 '미안하고 고맙다'는 글을 썼다. 어이없기도 하고 충격적이기도 한 일이다. 세월호 정쟁의 극단을 보여주는 듯하다.』

백 번 지당한 지적이다. /이철영 굿소사이어티 이사·전 경희대 객원교수
[이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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