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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수호의 날…세월호·대선에 묻힌 천안함과 연평해전
하루종일 세월호로 도배한 언론…대선주자들도 대거 불참 안보불감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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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7-03-25 10:5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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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
2010년 3월 26일 금요일, 21시 22분경 북한은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경계임무를 수행중인 대한민국 초계함 천안함을 폭침시켰다. 우리 해군 장병 46명이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산화되었다. 이 중 6명 병사의 시신은 찾지 못했다. 그로부터 7년이 흘렀다. 이후에도 북한은 연평도 포격, 목함 지뢰 설치 등으로 우리 병사들을 희생시켰다. 그리고 북한의 무력도발은 오늘날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작년부터 제2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서해도발 사건을 기억하고, 희생된 호국영웅들을 기리며, 국민의 안보의식을 북돋우기 위해 매년 3월 넷째 주 금요일을 서해수호의 날로 정했다. 필자는 올해 기회가 생겨 대전 현충원에서 거행된 제2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게 되었다. 참석한 소회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용기 내어 밝히고자 한다. 우선 현장 스케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아니 현장 전 분위기부터 소개하는 것이 순서일거 같다. 

새벽에 일어나 뉴스를 틀었는데 세월호 인양 소식이 거의 모든 TV 채널을 독점하고 있었다. 대전행 KTX를 타기 위해 서울역으로 가는 지하철에 탑승했지만 오늘따라 유독 지하철에 세월호 상징 노란 리본을 단 승객들이 눈에 띄었고, 서울역사에도 승객들의 가방에 달린 노란색 리본이 선명히 눈에 들어왔다. 오늘이 서해수호의 날이라는 예고 뉴스는 KTX 객차 내 TV 스크린을 통해 확인할 수 없었다. 그래도 국가적인 기념일인데 조금 아쉬웠다.

대전역에 도착하여 기념식장인 대전현충원에 도착하니 기념식 주관 부처인 국가보훈처에서 비표를 확인하며 참석자들을 한명씩 입장 시켰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용사들의 유가족, 일반인, 헌법 기관 기관장들,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 그리고 기념식 관련 합창단원과 연주악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질서정연하게 경건한 마음으로 입장했다. 

참석자들 가운데 유명정치인들은 자연스럽게 출석체크가 되었다. 바른정당의 대권주자들은 거의 출석했다. 자유한국당 대권 주자들은 한 방송사의 대권후보 토론회와 겹쳐 참석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일부는 전날 대전 현충원을 다녀갔다고 한다. 정의당 대권 주자도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대권 주자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2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및 안보결의대회에서 천안함과 연평해전 유가족들이 헌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념식전 안내방송에서는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입장할 때나 군 복무중인 유명가수가 기념곡을 부를 때 박수를 자제해 달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실제 식이 진행되었을 때 모든 사람들이 진행자의 안내를 따랐다. 기념식은 식전행사부터 시작하여 본 행사로 이어졌다. 국민의례와 대통령 권한대행인 국무총리를 비롯한 헌법 기관장, 정치인 등의 헌화 및 분향을 마치고 기념 영상물이 상영되었다. 

영상물에서는 '동그라미 그리려다'라는 노래를 배경으로 희생자 가족들의 애틋한 사연들이 하나하나 소개되었다. 내빈석 중 유가족석을 중심으로 영상 속의 희생된 장병들을 보자 이들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으로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고, 참석자 모두는 애써 슬픔을 참으려 했다. 유가족들이 마음 놓고 통곡하지 못하고 절제된 흐느낌으로 슬픔을 달래는 모습을 보면서 필자는 더욱 더 마음이 아려왔다. 

울음과 통곡의 소리가 작다고 해서 슬픔마저 작은 건 아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아픔을 겪어 보지 못한 자가 감히 묘사할 수 있는 건 아닌 거 같다. 다음으로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기념사가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유명가수의 기념공연으로 기념식은 엄숙하게 또 질서 정연하게 거행되었다. 

기념식 후 현충원의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방문하여 헌화를 하고 그곳에서 천안함 유가족들과 몇 마디 나누었다. 천안함 용사 가족들은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슬픔에 대해서도 잘 헤아리고 이해한다고 했다. 하지만 적어도 나라를 위해 희생한 용사들이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지고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날 마저도 하루 종일 TV뉴스는 세월호 뿐인 분위기에 약간은 서운한 맘이 든다고 했다. 

그리고 유가족들은 장병들이 희생되고 난 이후에는 마음 놓고 웃지도 못한다고 한다. 사랑하는 아들, 남편과 아빠를 먼저 보낸 죄책감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가족들은 죄인이 아니다. 국가를 위해 사랑하는 가족을 먼저 보내고 마음 놓고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이들을 우리는 얼마나 배려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세월호 사건과 천안함을 비교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누리는 번영, 평화는 거저 온 것이 아니다. 호국 영웅들의 고귀한 희생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들의 희생을 당연한 것처럼 여기는 것을 넘어 아예 이들의 희생을 잊어버리는 것처럼 위험한 것은 없다. 

굳건한 안보는 굳건한 안보의식에서 나온다. 일 년 내내 천안함, 연평해전, 연평도 포격에 희생된 55용사들을 기리자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 일 년에 한번은 개인 차원에서든 공동체 차원에서든 이들의 희생을 기리고 안보의식을 고취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     
[이옥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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