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후보 각축보다는 포용과 화합으로 하나되는 모습 보여야
   
▲ 이철영 굿소사이어티 이사·전 경희대 객원교수
나는 소위 '보꼴'이라고 비하(卑下)되는 반공 보수꼴통 중 한 사람이다. 그런 내게 오늘 부처님 오신 날 아침 재벌급 사업가 친구가 짧은 문자메시지 선물을 하나 보내왔다. 지난 4월 소위 '최선 대신 차악' 논리가 팽배하던 때 "차악을 택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는 논리로 나를 압박하며 설득하려던 친구였다. 이 친구로부터 "모 후보를 찍기로 했다"라는 문자를 받은 것이다.
 
후보방송토론 시작 후 지지도 판세가 돌변하고 있다. 우파 선두주자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차악' 논리를 주장하던 오피니언리더들도 더 이상 "'안'을 밀어 '문'을 막아야 한다"는 논리를 거둬들인 듯하다. 최근엔 사회 각 단체들이 연이어 홍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우파동지들은 우파단일화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우파후보단일화'가 안 되면 '우파투표단일화'로 가면 승리한다고 서로 격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를 6일 앞둔 현재 아직도 '차악'의 논리에 젖어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과 우파후보단일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우파 애국국민들을 애타게 만들고 있다. 진정한 우파후보라면 초등학교 수준의 산수실력만 있어도 우파선두주자로 후보단일화를 해야만 우파의 승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것이다. 하물며 최하위 지지도의 후보자가 선두주자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가히 코미디 수준이다. 장바구니에 새우젓 병을 담는 게 아니라 새우젓 병에 장바구니를 넣자는 얘기 아닌가?
 
우파선두주자를 제외한 나머지 두 우파후보의 사퇴가 최선이자 유일한 답이다. 나라를 위해서도, 자신을 위해서도, 태극기 민심을 위해서도 그렇다. 일부 태극기부대의 지지를 업고 박대통령의 한을 풀겠다는 후보나 배신의 딱지를 붙이고 대선에 승리하겠다는 후보 모두 객기(客氣)로 나라와 국민과 자신을 망칠 수 있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남 후보가 전격 사퇴하고 홍 후보 지지를 선언한 참뜻이 무엇이겠는가? 만일 이번 대선에서 패하면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 꿈이나 박대통령의 한을 풀겠다는 꿈도 사라질 것임을 알지 않는가?
 
   
▲ 지난 2일 서울 상암MBC 스튜디오에서 생방송 진행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제3차 대선후보 초청 TV토론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왼쪽)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오른쪽)가 자유토론을 벌이고 있다./사진=SBS 유튜브 방송 캡처

어디 이뿐이겠는가? 두 후보가 대선 패배의 결정적 요인이 되는 경우에는 두 후보는 결국 좌파정권 탄생의 일등공신이 될 것이며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역사의 죄인으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태극기 민심을 업고 객기를 부리는 후보에게 묻는다. 보수라면서 세월호 노란 리본을 달고 다니고, 박 대통령 '자진사퇴' 운동과 '특검 찬성', 박지원 징계안 반대 등등을 벌인 후 뒤늦게 태극기집회에 참석하고서 마치 태극기 민심의 원조인 양하며 안하무인 경거망동하다 대선에 패한다면 그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가?
 
여론조사의 신뢰도에 대해 논란이 많은 가운데 최근 여의도연구원 조사는 홍 후보가 안 후보와 엎치락 뒤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모든 애국우파 국민이나 우파정당들은 개인적, 정치적 이해득실을 떠나 우선 우파선두주자를 일치단결 지지하여 대선을 승리로 이끄는 게 우선 아닌가? 바른정당 의원 10여명이 정당을 떠나 홍 후보 지지를 선언한 판에 유 후보는 좌파정권 탄생의 주역이 되겠다는 의지가 아니라면 조건 없이 당장 후보를 사퇴하고 홍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것이 도리 아닌가?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태극기 함성의 도취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조 후보에 열광하며 홍 후보를 배신자 취급하는 일부 태극기부대 세력이나 바른정당의 배신에 대한 분노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애국우파 국민들 모두가 우파선두주자 지원에 합심해야만 대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 후보들의 사퇴 용단과 애국 동지들의 포용과 화합만이 기적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이번 대선은 단지 어떤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느냐 포기하느냐를 선택해야 하는 중차대한 기로(岐路)이다. 자유한국당이 왜 배신자들을 받아들이려 하느냐고 항의하는 애국우파들이나 홍 후보를 배신자 취급하며 배척하는 일부 태극기우파들은 현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위기인지를 모르는 듯하다.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공고히 지키는 일은 핵을 가진 북한과의 대치상황에서 우리 태극기세력과 보수애국국민 모두가 가져야 할 역사적 사명이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우파선두주자를 당선시키는 일이고, 이 일은 후보 두 사람의 사퇴의 문제만이 아니라 태극기 민심의 현명한 판단과 선택에 좌우되는 문제이다. /이철영 굿소사이어티 이사·전 경희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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