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와 '학생부'는 상호 보완적 관계
활동내역·전공간 개연성과 의미 부여할 것
김형일소장의 입시칼럼 ‘입시톡톡(入試TalkTalk) - 지난주까지 고1~3 학생 및 학부모님들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의 관리전략을 3회에 걸쳐 소개했습니다. 이번에는 상반기 연재 마지막 순서로, 지난주까지 알아본 학생부와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는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의 작성 요령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018학년도 입시전략 수립에 많은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편집자 주]


   
▲ 김형일 거인의어깨 연구소장
 ◇ 특별기획 - 자기소개서 전략적으로 작성하려면…

각 대학의 수시모집 요강을 살펴보면 1단계 ‘서류 100% 반영’ 이라는 표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성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수시모집 본연의 취지에 따라 학업성적 이외에도 다양한 실적을 평가하기 위함이서다. 대학에서 요구하는 서류는 일반적으로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교생활기록부는 교육부의 정해진 양식에 따라 고교 3년간의 교과 성적과 더불어 교내 활동들이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지원자 평가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자기소개서는 핵심 서류인 학생부에 대한 지원자 스스로가 작성하는 ‘해설서’ 역할을 한다. 각 항목들은 학생부 성적 및 비교과활동 경험에 대한 이유(동기)와 이를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이 무엇인지를 질문하기 때문이다.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 이 때문에 당장 수시 지원을 앞둔 수험생들은 그동안 준비해온 다양한 실적들을 잘 정리해야 할 것이다. 특히 매력적인 자기소개서를 통해 자신의 지난 고교 활동들과 앞으로의 각오에 대해 충분히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자기소개서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매력적인 자기소개서 작성을 위해 전전긍긍한다. 고액의 불법 대필이 성행하는 상황까지 발생할 정도이니 굳이 자기소개서 작성의 중요성에 대한 부연 설명을 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자기소개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글임에도 작성하려면 무척이나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글자 수의 제약과 동시에 ‘잘 써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이다. 자기소개서 작성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수험생들은 한결같이 ‘무슨 내용을 써야할지 막막하다’라고 말한다. 많은 입시기관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써 내려가라’는 식의 조언을 하지만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그것만으로 ‘매력적인 인재’로 선택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 것이다.

옛말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 했다. 훌륭한 비교과 실적을 갖추고도 자기소개서 작성 미숙으로 불합격되는 사례를 각 대학의 입시담당자들로부터 종종 듣게 된다. 하단에 제시하는 자기소개서작성 노하우를 통해 자기소개서 작성의 부담을 덜고 수시 지원에 만전을 기하여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보자.

① 1단계(준비하기): 전형 및 전공 정보 수집하기

대학마다 제시하는 자기소개서 항목에는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인 구성은 대교협 공통질문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각 대학의 전형에 따라 선발하고자 하는 ‘인재상’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모집요강과 입시홈페이지를 통해 지원 대학의 인재상 및 교육이념 등을 파악하며 질문 항목을 통해 평가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확인해야 한다. 단적인 예로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고교생활에 충실한 ‘학교생활충실형’, 다양한 소질을 지닌 ‘다재다능형’, 전공연계성이 뛰어난 ‘전공적합형’, 별도의 분류가 없는 ‘통합형’ 등으로 대학 및 전형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 ‘학교생활충실형’에 지원하는 학생이라면 무엇보다 학업능력과 주도적인 학교활동에 초점을 맞춘 자기소개서 작성이 필요할 것이며, ‘전공적합형’에 지원하는 학생은 관련 활동 위주의 서술이 핵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즉, 작성 이전에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고 적합한 전형을 선정하여 작성의 방향을 설정하는 선행과정이 필수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전공에 대한 조사도 사전에 이루어져야 한다. 대학·학과에서 제공하는 전공의 <학습과정>, <학습내용>, <진로분야>등의 정보를 수집하여 해당 학과에서 요구하는 역량과 자질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자기소개서 작성에 참고하도록 한다. 소재로 활용될 만한 학문의 최신 경향, 시사 이슈도 찾아보는 것이 좋다. 정보는 많을수록 좋다.

② 2단계(소재발췌): 나만의 스토리 구성하기

자기소개서 작성의 가장 어려운 관문은 나만의 스토리, 즉 이야기 선별과 그에 대한 스토리 구성을 통해 지원자의 희망 전공에 개연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자기소개서의 질문 항목의 흐름은 일반적으로 (1) 학업능력, (2) 활동내역, (3) 인성, (4) 기타항목으로 구성되어있다. 각 항목에 서술되는 내용은 다르지만 지원자의 기본 학업능력과 전공에 대한 흥미 및 노력, 그리고 인성평가와 미래목표를 통한 잠재력에 대한 순차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이러한 의도에 맞춰, 지원자는 자신의 활동내역들을 지원학과와 연관지어 명확한 지원동기와 그에 따른 중점적 서술 내용의 선별이 필요하다.

우선 자신의 활동내역들을 항목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보자. 학생부 기록사항 이외에도 기억에 남는 활동경험을 모두 정리한 후 구성(개요)작업을 통해 스토리를 맞춰 나가자. 큰 연관이 없는 활동들도 지원자의 인성·리더십 측면으로 접근하여 가급적 누락이 없도록 하되, 작성 방향에 어긋나는 사항이라면 과감한 생략도 필요하다.

학생들이 작성에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3) 인성 관련 항목이다. 나눔, 배려 등의 실천은 엄청난 수준의 봉사 시간이나 뛰어나게 리더십을 발휘한 경험 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교우와의 의견충돌, 과제준비 중 겪은 어려움 등의 고교생 신분에서 부딪힐 수 있는 소소한 문제들과 관련하여 리더십을 발휘했거나 자신만의 창의적인 해결책으로 극복해 낸 사례에 대해 담담하게 기술하면 된다.

지원학과 선정에 명확한 동기가 없거나 고교시절 목표로 하는 전공의 변화로 활동내역과 지원학과의 연관성이 부족하게 느껴질 경우 목표가 변화된 이유와 지원학과 선정 동기에 대해 솔직하게 기술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해당 학과에서 요구하는 역량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활동의 종류는 다를 수 있으나, 지니고 있는 역량이 학과에 부합하여 잠재력이 있음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학생부 성적에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면 (1) 학업관련 항목을 통해 그 이유에 대해 서술하고 관련과목의 성적이 좋거나 전체적으로 성적 향상 추세가 나타나는 등의 강점은 자기소개서에 강조하는 것도 작성의 요령이다.

향후 학습계획을 작성해야 할 경우 지원 대학 홈페이지의 지원학과 관련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주변의 대학생 선배와의 인터뷰로 대학 생활과 적응에 관련된 내용을 파악하며 교내 개설 동아리 활동 정보를 활용하여 진학 이후 목표에 현실성을 부여한다면 더욱 구체적이고 매력적인 자기소개서가 될 것이다.

③3단계(작성하기): 에피소드 형식으로 작성하기

기록 방향을 설정하고, 활동내역을 정리하여 전체 개요를 구성하였다면 이제는 실제 작성이다. 온라인을 통해 정해진 글자 수만 입력이 가능하므로 최대한 요약하되, 함축적인 표현을 지양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명확히 드러나는 단어를 사용하도록 한다. 요약을 위해서는 활동 내용보다는 활동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에 초점을 맞춰 작성하는 것이 요령이다.

항목별 작성 요령은 다음과 같다. 공통양식의 첫 번째 문항인 ‘학습경험’은 지원자의 지적 호기심과 학습역량을 파악하기 위한 항목이다. 전공과 밀접한 과목이 있을 것이다. 교과 학습을 토대로 심화학습을 진행한 경험을 작성하는 것이 좋은데, 실험, 보고서 작성, 동아리 활동 등도 학습의 일환임을 잊지 말고 소재거리로 활용해 학습의 동기와 과정, 배우고 느낀 점을 자세하게 작성해 주는 것이 좋다.

두 번째 문항인 ‘세 가지 내외의 활동’은 지원자의 학교생활 충실도나 전공적합성, 인성 등을 자유롭게 드러낼 수 있는 항목이다. 학과와 요구하는 역량이나 지원전형의 취지에 부합하는 활동으로 자유롭게 구성하면 된다. 꼭 3가지를 작성할 필요는 없다. 전공과 관련성이 떨어져도 학교생활 충실도나 자신의 특징을 드러내는 활동이면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 역시 활동 내역을 나열하기 보다는 동기와 과정, 그리고 배우고 느낀 점 등을 자세하게 작성해 주는 것이 좋다.

세 번째 문항은 ‘배려, 나눔, 갈등관리’ 등의 인성과 관련된 문항이다. 지원자의 가치관이나 태도, 갈등 극복 방법 등을 파악하기 위한 문항으로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한 경험을 작성하는 것이 좋다. 거창한 활동이 아니어도 상황에 대한 문제인식과 이에 대한 실천노력과 극복과정이 드러나면 좋다. 역시 활동 내역을 나열하기 보다는 동기와 과정, 그리고 배우고 느낀 점 등을 자세하게 작성해 주는 것이 좋다.

네 번째 문항은 대학별 ‘자율문항’이다. 주로 지원동기와 관련 노력에 대해 작성할 것을 요구하는데, 지원동기, 장래목표 등이 구체적일수록 평가자는 지원자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어떠한 부분에 주목하여 고교생활과 해당 활동을 진행했는지를 서술해 볼 것을 추천한다.

평소 습관에 의해 잘못된 인터넷 언어나 줄임말 등을 사용하거나 맞춤법이 틀리는 경우는 아무리 훌륭한 내용의 자기소개서라도 불이익을 당할 수 있으니 작성 과정에서 주의해야 한다. 자기소개서는 지원자의 글쓰기 실력을 평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므로, 굳이 어려운 고사성어나 한자를 사용하기보다는 담담한 어투로 작성하되 격식을 갖춘 완성된 문장으로 작성해야 한다.

④4단계(다듬기): 충분한 퇴고와 내용 숙지하기

어떠한 글이든 한 번에 완벽하게 작성할 수 없다. 완성 이후 시간을 두고 수차례 퇴고를 반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지인을 통해 다른 사람이 읽었을 때 어색한 문장이 없는지 확인하고 교사에게 첨삭을 받는 과정은 충분한 도움이 될 수 있다. 자기소개서는 이후 면접에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과장이나 거짓을 작성할 경우 면접에서 드러날 수 있으니 사실만을 작성하며 자신이 작성한 내용을 완벽하게 숙지하도록 한다. 

간혹 대필이나 합격자 자기소개서를 표절하는 잘못된 결정을 하는 수험생들이 있다. 수없이 많은 자기소개서를 접하는 대학의 입시 담당자들은 이러한 자기소개서를 충분히 걸러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매년 자기소개서 표절 검증 시스템도 더욱 강화되고 있다.

매력적인 자기소개서 작성의 왕도는 평소에 잘 정리된 활동내역을 토대로 당시의 느낌을 생생하게 기록하는 것이다. 노력 없이는 절대 합격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글/김형일 거인의어깨 교육연구소장
[미디어펜=편집국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