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조재연 대법관 후보자는 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음주운전을 '고의적인 살인행위'로 비유하면서도 자신의 부인의 음주운전 적발 전력에 대한 지적을 받고 "뼈아프게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의 세 자녀를 모두 조기 유학 보낸 것이 '국민정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비판에는 "동감한다"고 몸을 낮췄다. 하루 전 박정화 대법관 후보자가 "없다"고 말해 위원들의 질타를 받았던 전관예우에 대해서는 "없다고 부인하기 어렵다"는 이견을 냈다.
조재연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위공직자 후보자들의 음주운전이 지탄을 받고 있다'는 자유한국당 송석준 의원의 질의에 "음주운전은 고의적인 살인행위라고 보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송석준 의원은 "조 후보자 배우자의 사회적 지탄을 받을 만한 여러 행적이 드러나고 있다"며 "음주운전, 면허취소, 국민연금 미납, 과태료 체납 등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는 "과거 법관 재직 때부터 음주운전에 강경한 입장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우리 사회 모두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데, 가정에 그런 일이 있었다는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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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재연 대법관 후보자가 5일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인사청문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조 후보자는 "고위공직자가 우선 자기 가정부터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점을 뼈아프게 반성하고 있다"고 거듭 몸을 낮췄다.
오신환 바른정당 의원은 '세 자녀가 모두 초등, 중등학생 시절 조기유학에 갔다 온 것이 국민 정서에 부합한다고 생각하느냐'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는 "그렇지 않다"며 "국민정서에 상실감이나 허탈감을 줬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답변했다. 다만 "은행에 다닐 때는 은행원 생활에 충실했고 변호사를 하면서도 공직에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했다. 솔직히 그걸 염두에 두고 변호사를 한 적은 없다"며 "자녀 유학 문제는 아내와 상의해서 했지만 (지적에) 동감한다"고 부연했다.
조 후보자는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전관예우가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의에 "없다고 부인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전관예우 의혹이 사법 불신을 야기한다는 지적에 동감한다. 이제 우리가 타파해야 한다"면서 "대법관이 되면 제도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자는 고위법관들이 퇴임 후 수십억 원의 수임료를 벌어들인 사례 등과 관련 "단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국민으로부터 사법 불신을 받는 큰 요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조 후보자는 앞서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좌우에 따른 개인적 가치관, 종교적 확신을 떠나 사회적으로 공감받을 수 있는 보편적 인식을 파악하고 대법관 직에 임하겠다"며 "대법관에 임명된다면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는 의미의 상선약수와 같은 판결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법치주의의 확립을 위해 노력하겠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지 못하는 사회가 되도록 일조하겠다"며 "작은 불법을 용인하면 큰 불법 역시 저지할 수 없다. 이제는 모든 분야에서 법을 존중하고 지켜야한다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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