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청와대가 삼성 도왔을 것"
증거 없이 본인 생각만 늘어놔 질타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추측과 개인적인 생각이 점철된 증언으로 변호인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 김상조 위원장은 14일 서울지방법원 311호 중법정에서 열린 이 부회장의 3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사진=연합뉴스


김상조 위원장은 14일 서울지방법원 311호 중법정에서 열린 이 부회장의 3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참여연대재벌개혁감시단장, 경제개혁연대 소장 등을 거친 김 위원장은 삼성의 지배구조와 경영권 승계 문제를 수년간 지적해 온 대표적인 인물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해당 공판이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한국경제의 미래에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출석했다"며 이 부회장의 리더십, 다른 기업과 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기존 증인들과 달리 '전문가 증인'으로 참석한 김 위원장은 판사로부터 "지금 이 자리는 증인에 대한 답변을 듣는 시간이니 질문에 대한 답을 먼저 하고 설명을 한다면 들어줄 의향이 있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보다 설명이 앞선 것에 대한 지적이다.

판사는 또 "통계나 수치, 해당 연도를 볼 때는 자료를 참고해도 상관없지만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 할 때는 준비해 온 자료를 덮어 달라"고 두 차례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삼성과 다른 기업과의 비교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기업이 어려울 때 돌파구를 마련해 지금껏 잘 하고 있고, 시장에서도 그의 능력에 대한 의심이 없다"면서 "그에 비해 이 부회장에게는 경영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와 배려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또 "삼성의 순환출자구조가 안정적이라는 일부 언론과 일반인의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며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취약한 구조가 삼성그룹의 출자구조인데 이 부회장의 승계 구도를 안정화시키기 위한 작업을 해야겠다고 강하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으로부터 삼성의 경영권 승계에 대해 우호적인 시그널만 있어도 시장의 재량이 삼성에 유리한 방향으로 확대되느냐"는 특검의 질문에는 "대통령이 삼성을 도우라는 시그널이 있다면 공정위, 금융위원회 등이 삼성에 조력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삼성전자와 제일모직 합병에 청와대가 관여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변호인단은 그의 주장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와 근거를 요구했다. 또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사장으로부터 들었다"는 김 위원장의 답변을 여러 차례 유도하며 그의 주장이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라는 점도 부각시켰다. 대부분의 증언이 추측, 생각을 근거로 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방청석에 참여한 한 시민은 "김 위원장은 증언하러 나온 것이 아니라 강의하러 나온 것 같다"며 "전문 용어와 함께 화려한 언변을 자랑하면서도 변호인이 증거 이야기를 하면 결국 내 생각이라고 이야기 해 힘이 빠진다"고 토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법조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삼성에 근무한 경험이 없는 학자 출신"이라며 "명확한 증거 없이 이 부회장의 무능, 편법승계, 대통령 지원에 대해 논하는 것은 '사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정의선 부회장과의 비교에 대해서는 "두 기업은 본질적으로 다르고 두 사람의 성격도 다른데 평면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인격모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특검에서 전문가 증인을 출석시킨 것처럼 변호인 측에서도 삼성합병과 이재용 피고인의 능력을 집중적으로 설명해 줄 수 있는 전문가 증인을 내세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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