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아들 이시형 "마약 공급책 서씨, 전혀 모르는 사람"
서씨 "이시형은 친구, 같이 모여서 술 마신 적도"… 엇갈린 진술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 씨가 마약 스캔들 사건에 연루됐지만 수사선상에서 제외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6일 방송된 KBS 2TV '추적60분'에서는 지난 2015년 9월 불거진 대형 마약 스캔들에 대해 다뤘다.

이날 '추적60분' 제작진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 씨가 김무성 의원 사위 마약 사건에 연루됐으나 수사에서 제외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 /사진='추적60분' 방송 캡처


당시 재벌가 자제, 대형 병원장 아들, 연예계 관계자 등이 마약 스캔들에 연루됐었다. 그 중 유력 정치인의 인척으로 지목된 재벌가 아들이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의 사위 이씨였다. 

당시 유력한 대권 주자였던 김무성 대표는 이 일로 정치적 입지에 큰 타격을 입었고, 이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 대표는 사위의 마약 사건을 알았을 땐 이미 판결이 나온 뒤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검찰의 구형과 법원의 판결을 두고 소위 '봐주기 논란'이 계속된 것.

박상융 변호사는 "검사가 3년을 구형했는데, 검사 구형이 너무 낮다.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라며 "대법원 양형 기준이 4년~9년이다. 그런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설사 집행유예를 한다 하더라도 2심에서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당시 사건을 취재한 기자가 해당 사건 연루자 중 아예 기사에도 쓰지 못한 인물이 있었다고. 해당 사건을 지켜본 전직 국회의원 보좌관은 "새벽에 XX일보 기자한테서 연락이 왔다"며 "'취재를 했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 아들 등의 이름이 나왔다. 그런데 그들을 다루기엔 부담스럽다'고 했다. (사건의)핵심은 이명박 전 대통령 아들이라고 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외아들인 이시형씨 역시 마약 공급책 서씨가 검찰에 진술한 인물 중 한 명이라는 것이다.

   
▲ /사진='추적60분' 방송 캡처


이 내용을 처음 보도한 것은 국내가 아닌 재미 언론사 '선데이 저널'로, 대통령의 아들까지 연루됐다는 초대형 스캔들의 시작이었다.

이후 '추적60분' 제작진은 이시형 씨를 직접 만나려 했으나 실패했다. 다만 서면 인터뷰 답변은 받을 수 있었다. 이시형씨는 마약 공급책 서씨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며 "마약을 해본 적이 없고, 모르는 사람에게서 어떻게 마약 공급을 받았겠나. 사실무근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추적60분' 측은 수감 중인 서씨를 찾았다. 서씨는 제작진과 인터뷰를 통해 "진술 당시 제가 마약에서 안 깼었다. 그때는 제 자아가 아니었다. 제 자아가 아닌 상태에서 친구들은 저 때문에 구속됐는데 지금은 제가 그 친구들 징역까지 다 살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자신을 알지 못한다는 이시형 씨에 대해선 "제가 진술을 번복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징역을 거의 다 살았는데 친구를 걸고넘어지겠나. 이시형은 안 했다. 그냥 친구다"라며 "같이 모여서 술 마신 적도 있다. 친구인 거 다 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엇갈린 진술에 '추적60분' 측은 서씨와 그 무리들이 드나들었던 강남 클럽을 취재했다. 한 클럽 관계자는 "방 안에 침대도 있고, 종업원이 볼 수 없는 구조로 돼 있다. 제가 알기로는 그 안에서 (마약을) 한다. 마약이라는 게 대부분 강남 클럽에서 한다"고 말했다. 

다른 클럽 관계자는 과거 대통령 아들이 온다는 소문을 들었느냐는 질문에 "듣긴 들었는데 정확히 언제 오고, 언제 봤다 그것까진 정확히 말씀 못 드리겠다"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 사위는 2년 반 동안 15차례나 마약을 투약했다. 하지만 법원은 집행유예를 선고했고, 검찰은 항소하지 않았다. 

또한 사건 당시 김무성 의원 사위 변호를 맡은 인물은 다름 아닌 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같은 지역, 대학교 출신이다. 그는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과 관련해 이시형 씨를 기소하지 않는 등 사실상 면죄부 수사를 했다는 의혹도 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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