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연파하는 등 3연승으로 상승세 이어가
4월 1할대 최악 승률 아니었다면, 8위보다는 높은 자리 있을텐데
[미디어펜=석명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이기는 경기가 많아졌다. 그럴수록 시즌 초반 최악의 부진이 아쉽기만 하다.

삼성은 26일 NC 다이노스전에서 5-1로 승리했다. 간판타자 이승엽의 홈런을 필두로 이원석 구자욱이 대포를 쏘아올렸고 토종 에이스 윤성환이 7이닝 무실점 역투해 얻어낸 승리다. 흔히 말하는 '투타의 조화'가 잘 어우러진 결과다.

전날 NC전에서도 삼성은 3-1로 이겼다. 앞선 23일 LG전 10-6 승리 포함 3연승 행진이다.

   
▲ 26일 NC전에서 승리해 3연승을 달린 삼성. /사진=삼성 라이온즈


최근 성적만 좋은 것도 아니다. 7월 들어 삼성이 올린 승률은 5할8푼9리(10승 1무 7패)나 된다. 6월에도 삼성은 승률 5할을 넘겼다(0.520, 13승 1무 12 패).

그럼에도 삼성의 현재 위치는 8위다. 38승 4무 53패로 승률은 4할1푼8리밖에 안된다.

시즌 개막과 함께 바닥 모르게 추락한 탓이 크다. 4월 말까지 삼성의 성적은 4승 2무 20패로 처참했다. 월간 승률 1할6푼7리. 5월부터 반등(승률 0.440) 기미를 보이더니 6~7월에는 5할대 승률로 위협적인 팀이 됐다.

삼성이 이렇게 시즌 초반에 비해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인 것은 마운드의 안정에서 비롯됐다. 초반만 해도 선발진 꾸리기가 힘들 정도였고, 불펜 투수들도 나갔다 하면 두들겨 맞았다. 

윤성환과 페트릭이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버텨주는 사이 백정현이 새롭게 확실한 선발 카드로 성장해줬고 부상 등으로 공백이 있었던 우규민, 레나도가 가세했다. 불안하던 불펜도 장필준 최충연 등의 경험이 쌓이면서 조금씩 탄탄해졌고 장원삼이 보직 변경해 중간계투 요원으로 짭짤한 활약을 하면서 안정감이 더해졌다.

이승엽이 한때 슬럼프를 딛고 중심을 잡아준 타선도 점점 신구 조화를 이루고 있다. 베테랑 조동찬 이원석이 분발해주고, 구자욱 박해민 강한울 등 젊은 선수들도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애물단지 같았던 외국인타자 러프도 길었던 적응기를 끝내고 힘있게 방망이를 돌린다.

이렇게 삼성이 정상적인 전력의 틀을 갖추고 보니 시즌 초반 고비를 헤쳐나오지 못하고 너무 많은 패수를 쌓았던 것이 새삼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아직 가을야구의 희망을 포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상승세를 계속 유지하더라도 중위권을 따라잡기가 버거운 상황이다. 7위 롯데와 8게임 차,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 LG와는 9.5게임 차로 간격이 벌어져 있다.

비록 갈 길은 멀지만, 참혹했던 4월 당시를 되돌아 보면 삼성이 이렇게 8위까지 치고 올라온 것도 분명 대단한 일이다. 대구 라이온즈파크에 홈팬들의 함성 소리가 다시 커진 것도 고무적이다. 조금씩 승차를 줄이다 보면 또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는 일이고, 내년에도 시즌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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