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산분리' 규제 완화 없이는 인터넷은행 돌파구 없어"
   
▲ 사진제공=케이뱅크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케이뱅크가 추가 실탄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달 말까지 1000억원을 증자할 계획을 세웠지만 일부 소액주주들이 추가 자본금 마련에 난색을 표하면서 향후 영업확장에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달 말까지 총 1000억원에 이르는 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자본력이 취약한 일부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증자에 대한 회의적인 기류가 흐르고 있다.

지난 4월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케이뱅크는 출범 초 시장의 예상보다 흥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인터넷은행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전제조건인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격적인 영업은 곧 한계에 직면했다.

이번에 증자를 추진하는 이유도 예상보다 많은 대출이 몰리면서 자금여력에 구멍이 생겼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은행 건전성을 고려해 지난 6월말부터 직장인 신용대출 취급을 중단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임에도 일부 주주들이 증자에 선뜻 동참하지 못하는 이유는 투자 자금마련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은산분리 완화를 담은 은행법 개정안 통과가 차일피일 미뤄지는 상황에서 앞으로 얼마나 더 증자를 감당해야 할지 모르는 '불확실성'도 한몫하고 있다.

현재 자본금이 2500억원 수준인 케이뱅크가 이번 증자에 성공하더라도 여전히 3500억원 수준에 머문다. 공격적인 영업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자기자본 규모가 최소 1조원 규모는 확보해야 한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케이뱅크는 일단 실권주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우리은행과 NH투자증권, 한화생명, DGB캐피탈 등 자본력을 갖춘 주주를 상대로 추가 지분 인수를 집중 타진중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신통치 않은 모양새다. 이들 주주들 역시 지분 인수에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다. 케이뱅크의 대주주인 KT(지분보유 8%)는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10%로 제한한 은산분리 규정으로 지분을 늘릴 수 없다.

케이뱅크는 기존 주주들이 추가 지분 인수에 동참하지 않는 '최악의 경우'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 방안도 장담할 수 없다. 새로운 주주영입은 기존 주주 전원의 동의를 필요로 하는데 지분율에 변동이 생기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이 쉽사리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결국 이 같은 난제를 돌파하기 위해선 국회에 계류돼 있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국내에서 뿌리내리기 위해선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며 "그러나 은행법 개정안 통과가 제자리걸음인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통한 돌파구 마련은 언젠가는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