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언론노조와 MBC기자회가 '세월호 전원 구조오보'를 MBC 경영진을 흔드는 소재로 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MBC 오정환 보도본부장은 11일 성명서를 통해 세월호 참사 당시 '단원고 학생 전원구조'라는 오보로 유가족과 국민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준 것에 대해 당시 오보가 나온 상황을 상세하게 밝혔다.
오 본부장은 11일 "전원구조 오보는 이렇게 방송됐습니다"라는 성명서를 통해 "MBC 보도는 전 조직이 유기체처럼 기능해 생산하는 것이며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믿음 때문"에 관련자들의 이름을 그동안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오 본부장은 "그러나 당시 오보 과정이 다시 논란이 되고 관련자가 회사 게시판에 경위를 밝히는 등 그 같은 노력은 더 이상 무의미해졌다"며 "더구나 관련자가 밝힌 오보 경위가 회사가 파악한 내용과 차이가 있어 사실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당시 상황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오보상황을 밝히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성명서에는 "'단원고 학생 전원구조' 오보는 노재필 정동훈 박민주 양효경 윤효정 오현석 염규현 기자 등에 의해 만들어지고 확대됐다"며 "그러나 회사는 이들이 재난 상황에서 신속한 정보를 전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당시 MBC 재난보도 준칙이 '재난 희생자 숫자는 정부의 발표에 따르도록' 되어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비난하거나 불이익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이들이 소속된 언론노조와 기자회가 전원구조 오보를 MBC 경영진을 흔드는 소재로 삼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며 "더구나 오보의 당사자들이 경영진 비방에 합류한 것은 양심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오 본부장은 "MBC 기자회는 2014년 5월 'MBC 30기 이하 기자 일동 성명'을 내고 '전원구조' 자막 오보와 관련해 회사를 맹비난했다"며 "이들은 성명에서 "MBC는 이번 참사에서 보도의 기본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신뢰할 수 없는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기' 한 결과, '학생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일부 기자들이 회사 통제에서 벗어나 저지른 오보에 대해 적반하장 격으로 회사를 비난한 것"이라며 "'신뢰할 수 없는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기 한 결과'라며 마치 전원구조 자막 오보 내용이 정부 발표였던 것처럼 교묘히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MBC 오정환 보도본부장의 성명서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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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노조와 MBC기자회가 '세월호 전원 구조오보'를 MBC 경영진을 흔드는 소재로 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MBC 오정환 보도본부장은 11일 성명서를 통해 세월호 참사 당시 '단원고 학생 전원구조'라는 오보로 유가족과 국민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준 것에 대해 당시 오보가 나온 상황을 상세하게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
[성명서] 전원구조 오보는 이렇게 방송됐습니다
세월호 참사 직후 MBC는 '단원고 학생 전원구조' 오보를 촉발했다는 비난에 시달렸습니다. 진보진영과 당시 야당, 회사 내 언론노조와 기자회, 심지어 우리보다 전원구조 기사를 먼저 쓴 여러 언론사들까지 마치 MBC 때문에 오보가 발생한 것처럼 몰아세웠습니다.
회사는 누가 어떻게 오보를 방송에 올렸는지 파악하고 있었지만, 경영진에 쏟아지는 무수한 공세를 눈보라처럼 맞으면서도 관련 기자들의 이름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MBC 보도는 전 조직이 유기체처럼 기능해 생산하는 것이며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오보 과정이 다시 논란이 되고 관련자가 회사 게시판에 경위를 밝히는 등 그 같은 노력은 더 이상 무의미해졌습니다. 더구나 관련자가 밝힌 오보 경위가 회사가 파악한 내용과 차이가 있어 사실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당시 상황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1. 전원구조 오보는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세월호 참사 특보가 진행 중이던 2014년 4월 16일 오전 10시 57분 한국일보 인터넷판에 '학생들 전원 구조'라는 제목의 기사가 게재됐습니다. 각 언론사 서울경찰청 출입기자들이 자사 기자들을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시작했고, 단원고에서 현장 취재하던 MBN 기자가 가장 먼저 "확인됐다"고 보고했습니다.
오전 11시쯤 서울경찰청 MBN 출입기자가 이 같은 내용을 타사 기자들과 공유했고, 기자들이 각자 회사에 보고해 MBN을 시작으로 방송사들이 거의 비슷한 시각에 관련 자막을 내보냈습니다. MBN은 11시 1분 11초에 「단원고 측 "학생 모두 구조"」, MBC는 11시 1분 26초 「안산 단원고 "학생들 전원 구조"」, SBS는 11시 2분 13초에 「안산 단원고 측 "학생들 전원 구조"」라는 자막을 냈고, YTN도 11시 3분경 같은 취지의 자막을 방송했습니다.
MBC의 경우 서울경찰청 출입기자인 사회2부 노재필 기자가 MBN 기자로부터 '전원 구조' 이야기를 들은 뒤 단원고에서 취재하던 정동훈 기자에게 연락해 "맞는 것 같다"는 확인을 거친 뒤 회사에 있던 박민주 기자에게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박민주 기자는 「안산 단원고 "학생들 전원 구조"」라는 자막을 작성해 직접 그래픽실로 가져가 방송하도록 했습니다. 당시 그래픽실에는 주간뉴스부 양효경 기자가 방송 전 자막을 확인하고 있었고, 스튜디오에는 윤효정 기자가 PD를 맡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전원구조' 자막은 급하다는 이유로 정상적인 방송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방송됐습니다. 문제의 자막이 취재부서 부장 또는 데스크를 거쳐 편집부장 또는 편집센터장에게 전달되고 다시 확인 과정을 거쳐 그래픽실로 향하는 통상의 절차를 거쳤다면, 190여명 또는 107명을 구조했다는 직전 리포트 내용과 상충되는 부분을 해명해달라고 요구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노재필 기자는 최근 회사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해경으로부터 전원구조는 아닌 것 같다는 답변을 들었고, 각사마다 자막을 내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게 첫 자막이 나가고 20분 뒤였다'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노재필 기자의 주장은 그 뒤 방송 내용과 모순됩니다. 상대적으로 자막 수정이 빨랐던 MBC조차 거의 한 시간 가까이 '전원구조' 자막이 나갔고, 그 뒤로도 구조자 수에 대한 상반되는 정보가 계속 교차해 방송됐습니다.
노재필 기자가 전원 구조된 게 아닌 줄 알고도 회사에 안 알렸다면 고의로 중대한 오보를 방치한 행위이며, 그게 아니라면 노재필 기자가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KBS는 오후 1시 21분까지 SBS는 오후 1시 8분까지 「승객은 전원 탈출한 듯」이라는 자막을 방송해 타 방송사들의 오보 정정 시기도 노재필 기자의 설명과 배치됩니다.
2. 오보 정정과 또 다른 오보들
특보 초반에는 목포MBC 양현승 기자가 오전 11시 9분 "구조되지 않은 나머지 승선원들은 전원 구명동의를 착용한 채 바다에 뛰어든 상태라는 내용도 들어와 있습니다"라고 보도하는 등 서울MBC와 목포MBC 모두 오보를 따라갔습니다.
그러다 오전 11시 24분 처음으로 정정 보도가 나왔습니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 나가 있던 목포MBC 김윤 기자는 전화 리포트에서 "해경에 따르면, 오늘 오전 11시 현재 161명을 공식적으로 구조했다고 밝혔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그 직후인 11시 33분 서울MBC 오현석 기자는 "세월호에 탑승한 학생은 325명이었고, 이 학생들은 모두 안전하게 구조했다고 정부가 밝혔습니다"라고 상반되게 보도했습니다.
오전 11시 36분 목포MBC 양현승 기자는 "전원이 구조가 됐다는 소식은 이곳에서는 아직 정확하게 파악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전했지만, 1분 뒤 서울MBC 염규현 기자는 "조금 전 경기교육청 대책반에서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은 모두 구조됐다고 밝힌 상태입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같은 목포와 서울의 엇갈린 보도는 오후 1시 넘어 오현석 기자가 "아직까지 280명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하며 수습되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오후 1시 15분 염규현 기자는 "조금 전에 중앙안전대책본부에서 확인된 바에 따르면 2명이 사망했고, 368명이 생존했다고 전해왔습니다"라고 다시 오보를 시작했습니다. 이 고통스러운 오보들은 당일 오후 2시가 넘어서야 겨우 종료됐습니다.
3. 오보 당사자들이 오히려 회사를 비난했습니다
'단원고 학생 전원구조' 오보는 이처럼 노재필 정동훈 박민주 양효경 윤효정 오현석 염규현 기자 등에 의해 만들어지고 확대됐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이들이 재난 상황에서 신속한 정보를 전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당시 MBC 재난보도 준칙이 '재난 희생자 숫자는 정부의 발표에 따르도록' 되어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비난하거나 불이익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소속된 언론노조와 기자회가 전원구조 오보를 MBC 경영진을 흔드는 소재로 삼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더구나 오보의 당사자들이 경영진 비방에 합류한 것은 양심을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MBC 기자회는 2014년 5월 'MBC 30기 이하 기자 일동 성명'을 내고 '전원구조' 자막 오보와 관련해 회사를 맹비난했습니다. 이들은 성명에서 "MBC는 이번 참사에서 보도의 기본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신뢰할 수 없는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기' 한 결과, '학생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냈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부 기자들이 회사 통제에서 벗어나 저지른 오보에 대해 적반하장 격으로 회사를 비난한 것입니다. 이 성명은 또한 "신뢰할 수 없는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기 한 결과"라며 마치 전원구조 자막 오보 내용이 정부 발표였던 것처럼 교묘히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017.9.11.
MBC 보도본부장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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