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50대 사장단 전면 배치 인사 전망
미전실 역할 컨트롤 타워 등 조직개편 예상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삼성전자에 본격 이식될 전망이다. 권오현 부회장의 일선 후퇴와 맞물려 50대 최고경영자(CEO)가 전면에 등장하고 능력 중심의 사장단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달 중 이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이 부회장이 자리를 비우면서 삼성그룹의 맏형 격인 삼성전자에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최근 잇달아 최고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불안감을 씻지 못하고 있다. 용퇴 의사를 밝인 권 부회장 역시 이 같은 점을 걱정하고 있다.

권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삼성전자는 본격적으로 수뇌부 교체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권 부회장이 책임져온 부품(DS) 부문장 선임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 자리에는 김기남 반도체총괄 사장(59)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김 사장의 인사는 빠르면 이번 주 중 발표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권 부회장을 중심으로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이 이끌어온 삼성전자 실무의 ‘삼두마차’ 체제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DS의 김 사장과 함께 고동진 무선사업 사장(56), 김현석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사장(56)이 각각 IT모바일(IM) 부문과 소비자가전(CE) 부문을 책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권 부회장도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권부회장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 산업의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 사장단 인사는 이 부회장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인사가 대거 등용될 것으로 재계는 예상하고 있다.

과거 미래전략실 전략팀에서 전자 계열사 전략을 총괄했던 김용관 부사장(54)이 6개월여간의 안식을 끝내고 최근 삼성전자로 돌아왔다. 정현호 전 미전실 인사지원팀장 사장(57)의 복귀설도 부상하고 있다. 삼성SDI CEO를 맡고 있는 전영현 사장(57)이 중책을 담당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 김현석 사장(왼쪽)과 고동진 사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 부회장 공백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 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삼성의 조직 개편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현재 삼성은 그룹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담당했던 미래전략실 해체 후 각 계열사별 독립 경영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계획 수립과 업무조정, 경영진단 등에서 문제점이 속속 노출되고 있다.

이 때문에 미전실의 순기능을 담당할 수 있는 조직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행법을 준수하는 가운데 계열사들의 업무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재벌 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을 지적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총수 부재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삼성의 시스템 강화가 1순위로 꼽힌다. 능동적으로 움직이면서 총수의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조직과 기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사장단 인사와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권 부회장의 용퇴에 따른 후속 인사 프로세스는 진행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확실하게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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