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단, "처음부터 말 사주기로 합의했다"는 특검 주장 전면 반박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변호인단이 승마지원 혐의와 관련 "승마계에서 '말을 사주라'는 표현은 소유권을 준다는 뜻이 아닌 '임대'의 의미가 강하다"며 뇌물 혐의에 대해 반박했다.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19일 오전 10시 서울고법 형사 13부 심리로 열린 항소심 2차 공판에서 이 같이 밝히고 뇌물죄의 핵심 화두인 '승마지원'과 관련한 법리공방을 이어갔다.

이날 특검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지난 2014년 9월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승마협회를 맡아달라고 요구했고 이 부회장이 수락했다"며 "이후 2015년 7월 두 번째 독대에서 이에 대한 '대가 관계'가 확인 됐다"고 주장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연합뉴스 제공


박 전 대통령이 "승마협회를 맡아 달라"고 요구하며 "선수들에게 말을 사주고, 전지훈련을 도와 달라"고 요청했고, 이 부회장이 이를 수락했으니 뇌물 요구와 이에 대한 승낙이 이루어진 것이라는 의미다.

이에 변호인단은 "박 전 대통령이 '말을 사주라'고 한 것은 특검이 주장하는 대로 말의 소유권을 넘기라는 뜻이 아니었다"며 "승마계에서 '승마지원'이라는 것은 통상 소유권을 주는 것이 아닌, 말을 탈 수 있게 지원해주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재용 부회장은 다년 간 승마선수로 활약한 바 있기 때문에 '승마지원'이라는 표현에 대한 의미를 알고 있었고, 임대의 의미로 받아들였을 것"이라며 "'사주라'는 표현으로 '뇌물 혐의'를 씌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승마선수 정유라의 엄마인 최서원 역시 '승마 지원'에 대한 의미를 몰랐을 리 없고, 소유권을 넘겨받기 위해 박 전 대통령에게 요구했다면 명확하게 '단독 소유 하겠다'는 표현이 계약서상에 들어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마필 소유권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합의가 있었고 박 전 대통령 지시대로 정유라에게 임대가 아닌 '사준 것'으로 봐야 한다"는 특검의 주장에 전면 반박한 것이다. 변호인단은 오후 2시에 속개되는 재판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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