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지원 앞서 '모집군' 정확한 이해 필요
추가모집·백분위·표준점수 파악 등 중요
거인의어깨 김형일소장의 입시칼럼 ‘입시톡톡(入試TalkTalk)은 11월 23일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의 정시 지원 전략 설정에 도움을 드리고자 정시모집 접수 이전까지 2018학년도 ’정시 지원전략 설정‘을 주제로 기사를 연재합니다. 수능시험을 마치고 그동안 쌓였던 긴장과 스트레스를 털어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앞으로의 남은 대학별 고사와 수시모집 결과를 기다리는 한편 정시 선발의 기본 개념부터 시작하여 정시모집 지원전략 설정에 필요한 내용들을 꼼꼼히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 첫 번째 시간은 정시 지원 체계와 각종 성적지표 등을 중심으로 정시의 전반적인 기본 개념을 다음시간까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김형일 거인의어깨 연구소장
정시모집 지원 핵심요소는 수능 점수

정시모집은 해마다 11월 셋째 주 목요일 수능시험이 끝나고 수시 합격자 발표가 완료된 시점인 12월 말부터 접수가 실시되어왔다. 올해의 경우 지진으로 인한 사상 초유의 수능시험 연기로 인하여 모든 일정이 일주일 연기된 만큼, 원서접수 시작도 내년 초로 미뤄졌다.

정시모집은 대학별로 학생부와 대학별고사, 수능성적 등 여러 전형요소들이 활용되지만 당락 결정에 있어서는 수능 성적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또한 대학에 따라 반영하는 수능 영역과 각각의 반영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수험생의 성적에 맞춰 유리한 대학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8학년도 정시모집 접수는 2018년 1월 6일(토)부터 1월 9일(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정시지원의 기본인 ‘모집군’

정시모집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모집 군’의 개념이다. 수시모집은 도합 6회의 지원기회 이내에서 전형, 지원 대학과 학과 선택이 자유로운데 반해 정시는 ‘가’, ‘나’, ‘다’ 군으로 모집 군이 나뉘어져 각 군에 1회 씩 총 3회 지원이 가능하다. 각 대학은 희망하는 소속 군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예전에는 동일학과 모집을 여러 군에서 나누어 모집하는 분할모집이 이뤄진 적도 있었으나, 현재에는 동일학과 모집은 하나의 군에서만 이루어지게 된다. 모집 군의 구분은 원서 접수 일정과 전형 실시 기간에 따라 구분이 되지만 군별 차이 자체가 가지는 큰 의미는 없으므로 수험생 입장에서는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이 소속되어 있는 군과 접수 기간, 합격자 발표일 등의 주요 일정만 확인하면 되겠다.

추가합격은 곧 미등록 충원

정시모집에 지원한 수험생은 2개 이상의 대학에 합격할 경우 반드시 정해진 기간 내에 하나의 대학에만 최종 등록을 해야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다른 수험생들도 복수 합격한 대학 중 한 대학만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최초 합격자 발표 이후 등록하지 않은 결원 수만큼 추가 합격자를 발표하며 지속적으로 합격자를 충원하게 된다. 성적에 따라 받게 된 예비번호 순서대로 충원합격이 진행되며, 정시는 이러한 추가 합격자들의 최종등록 비율이 수시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수시모집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흔히 말하는 ‘추합’이라 함은 이러한 ‘미등록 충원’을 의미하는 것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정시모집은 최초 합격자들의 성적과 최종 등록자(추가합격자 발표를 통해 미등록 충원으로 합격한)들과의 성적 간에 다소 차이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흔히 말하는 ‘막차로 합격했다, 문 닫고 들어갔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낮은 성적으로 아슬아슬하게 합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정시모집에서 합격자들의 수능 성적이 높을수록 선호도가 높은 대학(학과)인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수험생들은 최초합격 보다는 최종합격을 목표로 지원전략을 설정하는 경향이 있다.

정시로 대학가기 어렵다?

보통 ‘정시로 대학가기 어렵다’고들 한다. 수능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3월, 6월, 9월 모의고사를 치르며 지속적인 성적 하락을 경험하는 수험생들이 상당히 많다. 성적 하락의 원인으로는 상위권 재수생을 포함한 전국 단위 경쟁으로 결정되는 점수 취득에서의 어려움, 고교 전 과정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시험 범위, 단 한 번 치르는 수능 시험에 대한 중압감, 해마다 발생하는 과목별 난이도 조절 실패에 따른 변수, 수능 시험일이 다가올수록 하락하는 집중력 등을 들 수 있다. 

올해는 지진으로 인한 일주일 연기 때문에 페이스 조절에 어려움을 겪은 수험생들이 꽤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수능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취득할 수 있다면 정시모집에의 지원이 수월하겠지만, 어려움을 주는 여러 요소들로 인해 실제 수능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는 수험생들이 많기 때문에 정시는 항상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정시모집의 군 구분도 정시 진학을 어렵게 느끼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성적대가 비슷한 대학이 같은 모집 군에 포진된 상황이라면 지원자는 통학 거리 등, 개인의 선호도를 고려하여 한 대학만 선택할 수밖에 없다. 비슷한 수준의 대학이 가, 나, 다 군에 걸쳐 골고루 포진된 상황이라면 비교적 각각의 모집 군에 해당하는 3회의 지원 기회를 충실하게 활용할 수 있겠지만, 희망 대학이 한 개의 모집 군에만 몰려 있는 상황이라면 3회의 지원 기회를 충실히 활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특히 다 군의 경우 가, 나 군에 비해 선발 대학과 모집 인원이 상당히 적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지원 대학을 선정하는데 많은 제약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합격 가능 점수도 가군과 나군에 비해 더욱 높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결국 다 군은 많은 수험생들이 일명 ‘버리는 군’ 또는 ‘지르는 군’으로 간주하고 가 군과 나 군에 주력하여 지원전략을 설정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최종적으로 정시모집에 불합격될 경우 수험생은 재도전을 생각해 보게 된다. 물론 미충원 인원을 선발하는 추가모집의 기회가 있지만, 대학별로 미충원 인원만 짧은 기간 동안 선발하기 때문에 대학별 선발인원이 극히 미미하며 선발학과도 유동적이라 합격 성적 예측이 어렵다는 점에서 사실상 정시를 마지막 기회로 여기는 것이 좋다. 이러한 마지막 기회인 정시모집에서 가, 나, 다 군 모두 상향지원 위주로 3회의 기회를 활용하는 것은 모험을 넘어서 무모하다고까지 할 수 있다. 수험생들도 이점을 잘 알기 때문에 희망 대학과 학과를 포기하고 적정 및 안정지원으로 지원 방향을 설정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정시모집 이전에 이미 수시모집에서 불합격을 경험하고 어쩔 수 없이 정시모집에 도전하는 수험생들이 증가함에 따라 보다 안전한 정시모집에서의 합격을 최우선의 목표로 설정하고 적정 및 안정지원을 선택하는 경향이 더욱 가속화되는 추세다. 안정적인 지원의 결과는 자신의 수능 성적에 비해 다소 실망스러운 진학의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많은 수험생들은 정시로 대학 진학이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복잡한 수시모집에 비해 수능 성적에 따라 합격자를 선발하는 정시모집 쉽게 이해하고 간단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시모집에서의 최선의 전략은 수능에서 고득점을 취득하기 위해 자신만의 학습 패턴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학업에 전념하고, 취득한 성적을 바탕으로 ‘추가합격’을 통해 합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 나, 다’ 각 모집 군의 대학을 선정하는 것이다. 정시 지원의 핵심은 성적 수준에 맞춰 ‘가, 나, 다’ 각 모집 군에 합격 가능성이 높은 대학과 학과를 결정 및 분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의 수능 성적 활용 방법부터 대학별 특징까지 다방면에 걸쳐 살펴보자. 정시모집 원서접수 전까지 남은 약 5주의 기간은 기본 개념부터 꼼꼼히 살펴 나가기에 충분한 시간이므로 이번 주부터 설명하는 내용을 꼼꼼하게 살펴서 최선의 합격 전략을 찾도록 하자.

수능 점수 체계의 이해

우선 수능 성적표에 기재된 점수체계 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수능 이후 교육과정평가원은 개인별 성적표를 배포함과 동시에 보도 자료를 통해 응시인원과 등급구분, 표준점수 및 표준점수 도수분포를 포함한 채점 결과를 공개한다. 이 자료는 대학별 합격선을 예측하는 주요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개인별 성적통지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10월 28일자 34회차 칼럼 참조) 

   
▲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통지표(예시)/표=주식회사 메킨드 제공

구분에는 수험생이 치른 영역과 영역별 응시유형이 표기된다. 점수는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으로 각각 표기되어 있다.

표준점수는 전체 응시생의 평균 성적에 따라 변하는 점수다. 이론적으로 200점 만점이며, 해당 영역 응시생들의 평균이 낮고 내 점수가 높을수록 고득점을 취득할 수 있다. 즉 시험의 난이도와 함께 변별력을 나타낼 수 있는 점수로 이해할 수 있다.

백분위는 전체 응시집단에서 내 위치가 몇 %인지 나타낸 수치로 국어영역의 백분위가 96이면, 96%의 수험생들이 자신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등급은 표준점수 기준으로 누적인원에 따라 9구간으로 구분한다. 상위 4%는 1등급, 다음 7%는(누적 11%) 2등급, 12%(누적 23%) 3등급, 17%(누적 40%) 4등급, 20%(누적 60%) 5등급, 17%(누적 77%) 6등급, 12%(누적 89%) 7등급, 7%(누적 96%) 8등급, 4%(누적 100%) 9등급을 부여한다.

절대평가로 등급만 제공되는 한국사영역은 위와 같은 기준을 따르지 않는다. 분할 원점수를 기준으로 등급이 부여된다. 2018학년도 영어영역의 절대평가도 아래와 같은 분할 원점수를 기준으로 등급이 부여된다.

세 가지 점수 체계에서 변별력은 표준점수>백분위>등급 순으로 나타난다. 때문에 성적반영에서 상위권 대학은 주로 변별력이 높은 표준점수를, 중하위권 대학은 백분위를 주로 활용한다. 등급은 익히 잘 알고 있는 수시모집에서의 수능최저학력기준으로 활용된다. 

정시모집에서는 이러한 수능 성적지표의 조합으로 당락을 결정짓는다. 자신이 취득한 성적을 바탕으로 전년도 합격자성적 및 올해의 합격가능 예상점수를 비교하여 가, 나, 다 군 별 지원 대학을 결정한다. 정시 성적표는 12월 12일에 수험생에게 제공된다. 

정시 지원을 할때 내 점수는 변함이 없지만 각 대학은 반영하는 과목과 과목별 반영비율을 다르게 적용하기 때문에 지원 대학의 성적반영 방식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한다. 자신에게 유리한 대학을 중심으로 가, 나, 다 군의 지원 대학을 선정하는 것이 바로 정시모집에서의 최선의 전략이다. 다음 시간에는 영역별 반영비율이 무엇인지, 대학 선정 요령은 무엇인지 등을 확인하여 표준점수, 백분위와 같은 점수 체계가 어떻게 활용되는 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글/김형일 거인의어깨 교육연구소장
[미디어펜=편집국]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