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PD수첩'이 5개월 만에 부활했다.

12일 오후 방송된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PD수첩'은 'MBC 몰락, 7년의 기록' 특집을 꾸미고 스스로 MBC의 실체를 낱낱이 고발했다.

이날 'PD수첩' 진행에 나선 손정은 아나운서는 지난해 촛불 정국의 주 무대였던 광화문 광장을 찾았다. 그는 "지난 겨울 촛불 집회가 벌어진 이곳에서 MBC는 시민 여러분께 숱한 질책을 당했다"고 입을 열었다.


   
▲ 사진='PD수첩' 방송 캡처


손정은 아나운서는 "MBC도 언론이냐, 권력의 나팔수, 기레기, 입에 담기 힘든 욕설까지 들었다. MBC에 대해 시민 여러분이 얼마나 실망하고 화가 나셨을지 짐작하고도 남는다"면서 "오랫동안 시청자 여러분의 사랑을 받은 MBC가 불과 7년 만에 이렇게 외면당하고 침몰할 수 있었나. 오늘 'PD수첩'에선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날 'PD수첩'에서는 광화문 촛불 집회 현장을 여과 없이 전했다. MBC 차량을 보고 분노한 시민은 MBC 취재진을 향해 "MBC는 언론도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하는가 하면, "너희가 박근혜냐. 상식 있고 지식 있으면 이럴 수 있냐"고 질타의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MBC 취재진은 시민들에 의해 쫓겨났고, MBC 마크를 떼고 방송해야 하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손정은 아나운서는 MBC가 몰락한 상황 속 가장 큰 슬픔은 시민들의 질책이었다며 "저희 구성원들의 잘못"이라고 사과의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외부의 압력을 주장,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이 MBC를 장악하려 했던 시나리오를 입수해 보도했다. 이른바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 방안'이다.

해당 문서에는 정권에 불리한 의제와 이슈를 다룬 시사 프로그램들을 좌편향 선동 프로그램이라 명명하고 진행자들을 모두 교체하거나 내쫓은 정황이 담겨 있었다. 이 국정원 문건에는 폐지가 부담스러운 'PD수첩'의 경우 사전 심의를 강화한다고 쓰여 있었다.

한편 'PD수첩'은 PD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는 시사교양 프로그램. 지난 7월 1,135회 방송 이후 제작 거부와 파업 등으로 방송을 중단한 뒤 5개월 만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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