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C, 14일 3대2로 망 중립성 폐기 결정
과기정통부 "미국 정책 변화 지켜볼 것"
[미디어펜=이해정 기자]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14일(현지시각) '망 중립성(Net Neturality) 정책을 폐지한 가운데 국내 망 중립성 정책 방향도 변화할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미국의 결정이 국내 시장에 당장 미치는 영향은 없지만, 향후 망 중립성 폐기에 따른 미국 정책 변화에 따라 국내 정책도 변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미국의 정책 변화 등을 지켜보겠다"며 "현재까지는 기존 기조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FCC는 3대 2 표결로 망 중립성을 폐기했다. FCC 위원 5명 가운데 아짓 파이 위원장과 공화당 소속 위원 2명이 찬성하면서 폐기안은 통과됐다.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시장 원칙에 따라 유무선 통신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며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표결에 부쳐진 망 중립성 폐기안은 광대역 인터넷 액세스를 통신법상의 '타이틀 2' 대신 '타이틀1'로 변경한다는 내용이다. 즉,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를 '공공서비스'가 아닌 '정보서비스'로 변경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 망 중립성 정책은 ISP를 공공서비스로 분류해 인터넷에서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데이터 내용이나 양에 상관없이 속도나 망 이용료를 동등하게 처리하도록 했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로고./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홈페이지 캡쳐


미국의 망 중립성 폐지로 컴캐스트, 버라이즌, AT&T 등 미국 통신사업자들은 보유한 인터넷 망을 지렛대로 향후 인터넷 콘텐츠 제공에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콘텐츠 제공 사업자(CP)들은 더 많은 망 이용료를 부담할 전망이다. 이들은 망 중립성이 폐지될 경우 ISP들이 차별적 가격부과나 자사 콘텐츠 우선 정책 등으로 영향력을 남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망중립성 폐지를 통해 사업자간 경쟁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아울러 이용자들의 선택권이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ISP를 기간통신사업자가 아닌 정보제공사업자로 규정하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ISP를 기간통신사업자로 규정하고 망 중립성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국내 인터넷업계는 한국에서의 망 중립성 규제 완화에 반대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스타트업 등 규모가 작은 업체는 망중립성 완화에 진입장벽이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내 통신업체들은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고 있지는 않지만 망중립성 완화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2019년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앞두고 경쟁 중인 통신업체들은 5G 시대로 바뀌는 상황에서 데이터 이용량이 폭증하는만큼, 인터넷 업체들이 망 투자와 유지 비용을 분담해야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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