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축구가 7년 7개월 만에 일본을 이겼다. 그것도 일본의 심장 도쿄에서 네 골을 퍼부으며 거둔 화끈한 승리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 오후 일본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 3차전에서 일본을 4-1로 대파했다. 김신욱이 두 골 활약으로 승리에 앞장섰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로써 한국은 2승 1무의 전적으로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 앞선 2015년 정상 정복에 이어 대회 사상 처음으로 2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일본은 2승 1패로 한국에 밀렸다.

한국이 일본을 이긴 것은 지난 2010년 5월 친선경기 이후 7년 7개월만에 처음이다. 그동안 한국은 5차례 일본을 만나 3무 2패로 열세를 보였다. 

신태용 감독은 4-4-2 포메이션으로 일본을 상대했다. 김신욱과 이근호가 투톱으로 나섰고 미드필드진에 김민우, 주세종, 정우영, 이재성이 포진했다. 수비는 김진수, 윤영선, 장현수, 고요한이 맡았고,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한국과 비기기만 해도 우승하는 일본이었다. 그런데 경기 시작하자마자 한국이 실점했다. 장현수가 이토를 돌파를 막다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잡아채는 반칙을 했고,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고바야시 유가 득점을 성공시켰을 때는 경기 시작 3분밖에 되지 않았다.

처음부터 0-1로 끌려가 암울해진 한국이었다. 하지만 이른 실점은 오히려 태극전사들에게 강한 자극제가 됐다. 전열을 가다듬고 총력전으로 만회에 나섰고 빨리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그 선봉에 김신욱이 있었다. 

전반 13분 왼쪽 측면에서 김진수가 수비를 따돌리고 크로스한 볼을 김신욱이 높이 솟구쳐 정확하게 헤딩 슛, 일본 골문을 열어젖혔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동점으로 따라붙자 한국의 공세는 거세졌다. 전반 19분 역습 상황에서 김진수가 내준 공을 김신욱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가 막아냈다.

한국의 역전골은 프리킥 상황에서 나왔다. 전반 23분 페널티 박스 외곽에서 주세종이 파울을 얻어냈다. 프리킥의 키커로 나선 정우영이 오른발로 강력한 무회전 킥을 때렸고, 공은 일본 골문 우측 상단을 뚫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역전을 당하자 일본은 크게 흔들렸다. 한국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이번에도 김신욱이 해결사로 나서 달아나는 골을 작렬시켰다. 전반 34분 이재성의 절묘한 패스로 노마크 슛 찬스를 잡은 김신욱이 침착하게 왼발 인사이드 킥으로 다시 한 번 골을 터뜨렸다. 스코어는 3-1로 벌어졌다. 

두 골 차로 앞선 채 후반을 맞은 한국은 수비적으로 나서지 않고 빠른 템포의 공격을 이어갔다. 일본은 만회를 위해 애썼지만 초조한 마음에 플레이의 정교함이 떨어졌다.

일본의 추격 의지에 대못을 박은 것은 신태용 감독의 절묘한 선수 교체 타이밍이었다. 무릎이 좋지 않아 기동력이 떨어진 이근호를 후반 22분 염기훈으로 교체했다. 염기훈은 투입된 지 1분만에 페널티 박스 바깥 오른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키커로 나섰다. 염기훈이 강하게 슈팅한 볼이 일본 수비 다리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4-1로 달아나 승리를 확정지은 한국은 경기 막판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이 나오며 그대로 세 골 차 대승으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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