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효율성, 거친 주행에도 우수한 연비
빠른 변속감 운전의 재미 배가…디젤엔진 특유의 경쾌한 출력
실속형 해치백 묘미 톡톡…한국화 된 유럽형 해치백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기온이 30도를 넘는 뜨거운 강릉의 바닷가. 굽은 길을 기분좋게 내려오던 빨강색 미니의 운전자가 가던 르노 클리오 차량이 사라질 때까지 속도를 늦추고 시선을 고정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많은 기대 속에 등장한 소형 프리미엄 해치백 르노 클리오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경쾌한 운동성능을 통한 재미와 경제성을 모두 챙겼다.

옛말에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이 있지만 기대에 부흥하는 결과를 얻었을 때 그 뿌듯한 감동은 굳은 믿음으로 다가온다. 이런 믿음을 주는 차량이 최근 판매에 돌입한 르노 브랜드의 첫차이자 해치백인 클리오였다. 

   
▲ 르노의 야심찬 첫차이자 첫 해치백 클리오. /사진=르노삼성


해치백의 무덤으로 불리는 한국시장에서 경제성과 재미를 다잡고 해당 차급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 킬 수 있을지 기대되는 모델이다. 앞서 많은 완성차 회사에서 해치백 차량을 출시하고 실패에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하며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세단 일색이던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SUV와 쿠페스타일의 차량, 픽업트럭 등 최근 차급의 다양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기세를 몰아 브랜드 최초의 해치백을 선보이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차량이 르노 클리오다.

클리오는 소형 차급에 속하는 해치백 모델로 지난 1990년 출시된 이후 유럽에서만 1000만대 이상 판매기록을 세운 인기 차종으로 해당 차급에서는 독보적인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베스트셀링모델이다.

해외에서는 푸조 208과 폭스바겐 폴로, 현대차 i20 등 다양한 차종과 경쟁을 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현대차 엑센트와 푸조 208 등이 경쟁모델이다. 일부에서는 현대차 i30과도 비교하고도 있지만 차급에서 차이가 있어 비교대상이 되지 못한다. 

이런 소형 해치백 클리오를 시승하기 위해 차량을 직접 운전해 봤다.

   
▲ 르노의 야심찬 첫차이자 첫 해치백 클리오. /사진=르노삼성


이날 시승은 골든튤립 스카이베이 경포호텔에서 출발해 정동진 하슬라 아트월드를 거쳐 다시 골든튤립 스카이베이 경포호텔까지 돌아오는 약 120㎞ 구간이었다. 실제 운전구간은 정동진 하슬라 아트월드부터 출발지로 돌아오는 구간에서 클리오를 거칠게 몰아 봤다. 

시승구간은 복잡한 코너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고속구간 등이 혼재된 코스로 클리오의 진가를 알아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다. 해안선을 따라 이동하며 클리오의 경쾌한 주행성능은 진장한 펀드라이빙을 만끽할 수 있었다. 

클리오의 첫 인상은 디자인이 예쁜 경차 정도로 느껴졌다. 하지만 실제 탑승해 보니 실내 내부공간이 의외로 넉넉했다. 물론 준중형 세단과 그 이상의 차급보다는 적은 것이 사실이지만 소형 해치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인정할 만한 공간이었다.

시트에 앉으니 푹신한 시트가 몸을 감싸준다. 시트포지션을 맞추기 위해 의자 높이와 등받이 각도를 조절했다. 클리오의 등받이 각도조절은 다이얼로 돼 있다. 불편함이 있을 수 있지만 안전성과 고정성은 더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있는 방식이다. 

운전석에 앉아 실내 인테리어를 보니 확실히 차량의 국적을 알 수 있었다. 심플한 디자인에 버튼수도 많지 않다. 르노삼성의 대부분의 차량이 이같은 모습이지만 클리오의 아기자기한 외관 디자인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차량에 시동을 걸고 본격적인 시승에 들어갔다. 디젤 특유의 소음이 들려오긴 하지만 거슬린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 르노의 야심찬 첫차이자 첫 해치백 클리오. /사진=르노삼성


이 차량의 1500cc 디젤엔진은 제원 상으로 99마력에 22kg·m의 토크를 내뿜는다. 연비는 리터당 17km 이상을 달리는 고효율의 파워트레인이다. 2000cc엔진에서 270마력을 뿜어내는 차량이 출시되는 상황에서 숫자만 봤을 때는 실망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이 차량이 소형 해치백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더욱이 이미 QM3에서 경쾌한 출력을 인정받은 바 있는 파워크레인으로 작은 차체에서 더 재미있는 드라이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이 차량은 고성능 차량에 사용되는 독일 게트락 사의 6단 DCT미션이 장착돼 있어 빠른 변속으로 운전자가 원하는 때 원하는 기어로 운전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도로로 나와 악셀을 밟았다. 고출력의 차량은 아니지만 디젤특유의 힘으로 치고나가는 가속성을 보여준다. DCT의 변속충격을 신경 쓰는 운전자들도 많지만 클리오는 그런 불편을 모두 잡아낸 듯 부드럽고 빠르게 변속해 나갔다. 

다만 변속 타이밍이 일상주행에서 조금 빠른 듯한 느낌은 있었다. 클리오는 소형 해치백이다 보니 운전모드를 변경해주는 기능은 따로 없지만 에코모드로 실용성을 극대화 할 수는 있도록 했다.

빠른 변속을 피하기 위해 매뉴얼모드로 주행을 하면서 변속해봤다. 이 역시 큰 변속 충격 없이 움직여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승차감은 유럽차량 특성이 극대화 돼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유럽 느낌보다는 국내 세단과 더 가까웠다. 

전반적인 셋팅이 하드하게 조정돼 있다면 오히려 지면의 진동을 걸러주지 못해 운전자에게 피로를 가중 시키겠지만 클리오는 적당선에서 합의점을 잘 찾은 듯 했다. 

   
▲ 르노의 야심찬 첫차이자 첫 해치백 클리오. /사진=르노삼성


그렇다고 편안함 만을 추구하지는 않았다. 해안선을 따라 만들어진 와인딩 구간에서 속도를 조금 올려봤다. 가벼운 차체에 디젤엔진의 힘이 벨런스를 맞춰 운전자의 뜻에 정확히 맞춰가며 가속과 감속, 선회를 할 수 있다. 

진정한 의미의 펀드라이빙이 가능한 차량이라는 생각이 든다. 파워가 넘치거나 출력이 모자라면 즐기고 싶어도 못 즐기는 불편이 있겠지만 클리오는 운전자가 안전하게  즐거운 드라이빙을 할 수 있는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즐거운 와인딩 구간을 마치고 본격적인 고속도로 구간에서 최고속도를 테스트 해봤다. 뻥 뚤린 고속도로에서 가속패달을 끝까지 밟자 100km 중반을 넘긴 시점에서도 꾸준한 가속이 이뤄지고 있었다. 

높은 속도에서 급하게 감속을 할때도 클리오는 균형을 잃지 않고 운전자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다만 일반적인 브레이크 보다 조금은 깊게 밟아줘야 제동에 들어간다. 이부분은 좋고 나쁨보다는 적응에 문제이기 때문에 지적할 사항은 아니었다. 

전체적으로 좋은 벨런스와 믿음직스러운 하체 벨런스, 빠지지 않는 출력과 제동력 등 즐겁게 운전을 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는 모델이다. 

2가지 트림으로 출시된 르노 클리오는 젠(ZEN) 트림 1990만원, 인텐스(INTENS) 트림 2320만원이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