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조선업이 일감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는게 일반적인 평가지만 대우조선해양은 단일 조선소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수주잔량을 갖고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11일 서울 다동사옥에서 열린 최고경영자(CEO) 기자간담회에서 "올 연말까지 수주활동을 전개하면 오는 2021년 상반기 건조 물량까지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물량 부족에 대한 걱정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사장은 "올해도 100% 가동률을 보이고 있고 현재 상황으로 보면 내년에도 인도 기준으로 100% 물량이 확보된 상태"라며 "2020년에도 3분기까지는 건조할 물량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달 말까지 30억달러 상당의 상선을 수주했으며, 그리스에서 옵션을 행사한 2척까지 계산하면 44억달러를 수주해 올해 목표인 73억달러의 60% 이상을 달성했다"면서도 "하반기에 아직 성과가 없는 해양부문 물량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 사장은 "지난해와 올 1분기를 합쳐 올린 1조원 정도의 영업이익 중 순수 영업실적으로 낸 것은 4000억원 정도"라면서 "지난해 채무 재조정을 통해 확보된 자금 중 현재 쓰고 있는 것은 4500억원 정도이며, 이를 최대한 축소시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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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대우조선해양 서울사옥에서 (왼쪽부터)조욱성 부사장·정성립 사장·이근모 부사장이 'CEO 기자간담회'를 가졌다./사진=대우조선해양 |
이어 "특수선은 우리 국방계획에 의거, 꾸준하게 물량이 나오고 있어 올해도 국내물량으로만 10억달러 수주가 예상된다"며 "상선과 특수선을 합하면 연말까지 70억달러 수주가 이뤄질 수 있으며 해양부문이 수주가 더해질 경우 초과달성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일반 선박의 선가가 전년 대비 7~10% 오르는 등 시황이 개선되고 있으나 환율 및 강재가격 인상 등으로 조선소의 수익성 향상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해양부문은 국제유가가 7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시황개선의 영향이 조선소 물량으로 이어지는데는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고 추정했다.
정 사장은 자구계획에 대해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자구계획 5조8000억원을 절감하겠다고 채권단에게 제시한 바 있다"며 "경쟁사의 절반 가량만 이행했다고 볼 수 있지만 연도별로 보면 100% 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주가 회복 방안에 대한 질문에 "현재 기록 중인 2만7000원 안팎의 주가는 회사 실적 및 전망 대비 저평가 된 것으로 본다"며 "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한다면 4만4000원 수준까지는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답변했다.
'빅3' 체제를 '빅2' 체제로 바꾸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업황과 중국과의 경쟁 및 우리 산업의 진로 등을 볼때 빅2가 바람직하다는 생각은 여전히 갖고 있다"면서도 "우선은 대우조선을 강하고 단단한 회사로 만들면 모든게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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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조선해양이 미주지역 선주로부터 수주한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사진=대우조선해양 |
그는 자구계획에 대한 질문에 "활발한 수주활동으로 현재 인력이 모자라는 상황이라 유휴인력을 정리한다는 것은 어렵다"면서 "매출이 7~8조원으로 줄어드는 내년에 인력 소요계획을 재점검, 자구 이행계획과 조율할 것"이라고 했다.
정 사장은 이밖에도 △내부 회계 강화·외부 컨설팅에 의한 투명성 향상 △'일벌백계주의' 기반 직원 윤리의식 강화 △기업문화 개선·사물인터넷(IoT) 접목 등을 통한 생산성 제고 계획 △러시아 야말 프로젝트2 △솔리더스 개발 현황 △자회사 매각 계획 등을 언급했다.
그는 "조선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가 많고 '선진국에서는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다"면서도 "조선업은 몇 년 못하고 버릴 산업이 아니며 얼마나 생각하고 투자하냐에 따라 충분히 첨단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우조선이 국민들께 피해와 걱정을 끼쳤지만 참고 지원해준 덕분에 적어도 예전같은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긴 것같다"면서 "앞으로도 격려와 애정어린 질책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조욱성 부사장은 노조의 산별노조 전환에 대해 "조합원들이 임단협·복지보다는 정책적 연대의 필요성 때문에 이를 찬성했다고 했다"며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임금삭감 및 희망퇴직을 진행한 것에 대해 서운한 마음을 가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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