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하이투자증권과 SK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의 ‘새 주인 찾기’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상황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이투자증권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가치를 높였고, SK증권의 인수자 J&W파트너스에 대한 당국의 대주주 변경 심사는 조만간 완료될 예정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소형 증권사 인수·합병(M&A)이 하반기 들어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하이투자증권과 SK증권의 인수 진행 상황이다. 올해 초 이들 두 회사의 M&A 상황이 빠르게 돌아가는 것 같았지만 이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 사진=하이투자증권


그동안 하이투자증권은 호실적 쌓기에 집중했고 결국 가치를 높였다. 이 회사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203억원, 당기순이익 149억원을 시현했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41.3%, 451.8% 늘어난 성장세다. 

하이투자증권이 거둔 이익은 매각 가격에도 영향을 줬다. 지난 7일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DGB금융지주는 경영권 매도자인 현대미포조선과 계약일을 9월말까지 연장했는데, 이날 인수금액을 200억원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 일부 수정이 있었다. 이에 따라 DGB금융지주가 사들이는 하이투자증권의 몸값은 기존 4500억원에서 4700억원으로 높아졌다.

DGB금융지주는 작년 11월 현대미포조선과 하이투자증권 지분 85%(3억 4243만주)를 45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12월 금융당국에 하이투자증권 자회사 편입 승인 심사를 신청한바 있다. 그러나 박인규 당시 DGB금융지주 회장의 채용비리, 비자금 조성 혐의가 불거지면서 당국이 심사를 미뤘고, 상황이 당초 계약 만기일인 올 3월말까지 이어지면서 M&A 일정 또한 9월말로 늦춰졌다. 

DGB금융지주는 1분기 실적을 반영한 새로운 사업계획서와 보완 서류를 이달 금융감독원에 제출한다. 9월말까지 금감원의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고, 주주총회 등 절차를 거쳐 인수 작업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김태오 신임 DGB금융지주 회장이 취임하면서 이른바 ‘CEO 리스크’가 해소된 상태라 이변이 없는 한 인수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SK증권을 인수하기로 예정된 J&W파트너스는 금감원으로부터 대주주 변경 심사를 받는 중이다. 현재 J&W파트너스에 대한 대주주 결격 여부를 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반 금융회사가 아닌 사모펀드(PEF)임을 감안해 보다 정밀한 심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상이 없다면 내달 중 심사가 완료될 것으로 추정된다.

   
▲ 사진=SK증권


J&W파트너스는 지난 3월 SK가 보유 중인 SK증권의 지분 10%를 515억원에 인수하는 SPA를 체결하고 4월 30일 금감원에 대주주 변경 신청을 접수시켰다. 인수합병은 J&W파트너스가 PEF와 특수목적회사(SPC)를 결성해 SK증권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DB산업은행 등이 투자자로서 인수자금 조달에 참여하기도 했다. 김신 SK증권 사장 역시 J&W파트너스가 조성할 펀드에 재무적투자자(LP)로 나선다.

SK의 SK증권 매각 기일은 작년 8월이지만, 이미 1년 가까이 늦어졌다. 이는 지난 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SK에 과징금 29억 6100만원을 부과하고 주식처분명령을 내린 이유가 되기도 했다. SK는 공정위의 시정명령을 받은 날로부터 1년 안에 SK증권 주식을 모두 매각해야 하며, 재차 매각에 실패하면 검찰 고발이나 추가 벌금 등의 제재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J&W파트너스에 대한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심사가 완료된 후 매매대금이 납입되면 인수가 무리 없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약 2년간 속도를 내지 못했던 SK증권의 매각 절차가 비로소 끝날 것으로 보인다. 모든 상황이 완료되면 SK증권은 약 25년 만에 SK그룹 계열사에서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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