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주요 시중은행의 올해 상반기 기업대출이 일제히 늘어난 가운데 신한은행만 유일하게 대기업대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대출의 경우 은행권의 주 이자 수입원은 아니지만 정부가 지난해부터 부동산·가계대출 옥죄기와 생산적금융 독려에 나서면서 풍선효과를 누리고 있다.
가계대출 규제를 피해 개인사업자대출(SOHO)로 우회하거나 금융권이 생산적금융 창출에 나서면서 중소기업대출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것인데 대기업대출 또한 증가 추세에서 신한은행만 유일하게 하락했다.
28일 각사 IR 공시에 따르면 금융지주가 있는 은행권의 올해 상반기 원화대출금 중 기업대출 부문은 KB국민은행 110조5000억원, 신한은행 99조5740억원, KEB하나은행 93조89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하나은행이 4.5%로 가장 많이 증가했고 국민은행 4%, 신한은행 2.4% 순으로 올랐다. 부문별로는 중소기업과 SOHO대출의 상승세가 높았는데 신한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의 대기업대출금이 일제히 높아졌다.
국민은행이 16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하나은행이 14조7910억원으로 3% 오른 것이다. 반면 신한은행은 17조3550억원을 기록하며 3.9% 하락했다.
감소 영향에 대해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등 일부 대기업 중 이슈가 됐던 곳들이 있어 대기업자산(대기업대출)이 줄었다"면서 "최근 대기업들이 자체 증권 발행 등을 통해 자체 자금 조달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는 것도 영향이 됐을 것이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금융권은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이자 장사에 영향을 받을까 걱정했지만 예상과 달리 호실적을 달성했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과거에 비해 꺾였지만 풍선효과로 기업대출의 성장세가 두드러져 이자 장사에 선방한 상태다.
상반기 이자이익은 신한금융 4조1800억원, KB금융 4조3400억원, 우리은행그룹 2조7640억원, 하나금융 2조7420억원을 기록했다.
은행 입장에선 대출 취급 규모가 커질 수록 영업이익이 느는 장점이 있지만 차주가 돈을 갚지 못한 때에는 연체율이 악화되는 리스크가 발생한다.
최근 국내외 경제 상황은 금리 상승과 국제유가 상승, 글로벌 무역분쟁 심화에 따라 수출과 일부 업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제 침체 시 기업의 대출금 상환 능력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권의 대출 연체율 관리도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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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금융감독원 |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0.42%로 전월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의 연체율은 0.56%로 0.09%포인트 상승, 가계대출은 0.25%로 0.02% 상승했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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