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그룹사 순익 기여도에서 신한카드에 뒤이어 보험업권이 3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 자산 규모로 올해 상반기 기준 31조에 달하는 대형 생명보험사를 인수했기 때문에 비은행 부문의 의존도가 상승하고 비이자이익 실적이 눈에 띄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론 그룹사별 순익 비중에서 카드-투자-보험-캐피탈의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
신한금융은 5일 임시 이사회를 통해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오렌지라이프 보통주 4850만주(지분율 59.15%)를 주당 4만7400원, 총 2조2989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뒤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향후 매수자 실사, 추가 협상 등을 거쳐 내년 초 지분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오렌지라이프의 경우 보험업권 중에서도 '대어'에 속하는 매물로 기존까지 신한금융을 포함해 KB금융 등 여럿 회사들이 인수합병(M&A)에 눈독을 들여왔다. 하지만 가격 문제에서 '오버페이'냐 아니냐를 놓고 저울질하는 인수 후보 회사들이 많아 SPA 단계까지 이른 적은 없었다.
신한금융만이 지속적으로 적극적인 인수합병 시도에 나서면서 결국 최종 인수에 합의했다.
신한금융은 가급적 올해 안으로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라 향후 순익 기여도 비중에서 보험업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KB손해보험(옛 LIG손해보험)을 인수했던 KB금융 또한 완전 자회사 편입 이후 비은행 부문의 순익 비중이 커지고 비이자이익이 증가하는 경험을 했다.
KB금융에 따르면 2017년 1분기 기준 그룹사 전체 순익 비중에서 KB손보가 차지하는 비율은 세금을 제외하면 3.4%에 그쳤다. 당시 소유 지분율은 33.3%였다. 하지만 완전 자회사 편입으로 지분 100%를 가졌던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는 기여도가 9.8%까지 상승했다.
당기순이익 또한 종합그룹사 간 연계 영업으로 증가했는데 상반기 기준 2017년 1667억원, 2018년에는 1881억원의 실적을 냈다. 보험업의 특성상 계절적 요인 등이 실적에 반영됐을 가능성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는 게 KB금융의 설명이다.
오렌지라이프의 경우 신한금융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신한생명보다도 자산과 수익성 면에서 앞서기 때문에 현재까지 4%대에 그쳤던 보험업권의 실적 기여도에 변동이 일 것으로 보인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의 그룹사별 순이익 비중은 은행이 67%로 신한카드의 비중이 15%, 신한금융투자 10%, 신한생명 4%, 신한캐피탈 4% 순으로 집계돼 향후 이익 증가율에 따라 신한금투를 제치고 순익 부문에서 효자 계열사로 자기매김 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지분율 추이에 따라 완전자회사가 될 때까지는 그룹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경영실적에 100% 반영이 되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높은 시너지를 발휘하기 위해선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합쳐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오렌지라이프의 경우 이달 초 기존 사명을 바꾸는 리브랜딩 작업을 시작해 당분간 투 트랙 체제로 운영될 가능성도 높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KB금융 사례와 달리 이번 빅딜은 두 회사가 통합해야만 은행이나 카드 부문의 영업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완전 자회사로 편입 시 상장사인 ING생명을 버리고 신한생명에 흡수될 지도 관건으로 통합까지는 시일이 걸려 단기간에 수익성을 높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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