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신인석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12일 "통화정책이 선제적이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물가경로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 위원은 이날 서울 중구 소재 한은 본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참석해 "현재 정책금리는 중립금리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본다"면서도 기준금리 조정으로 물가 경로에 대응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발언했다.

그는 "통화정책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명제에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넘어서 가속화돼 물가 안정이 해쳐질 위험이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다"며 "지금은 인플레이션의 과속이 아닌 저속이 우려되는 때다"고 강조했다.

통화정책이 선제대응해야 한다는 명제는 고(高)인플레이션 기간인 1970년대에 나온 명제로, 지금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의미다.

또 선제 대응은 "경제주체들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위험도 있다"며 "물가상승률의 확대 추세가 불확신한 시점에 금리를 조절할 경우 통화정책 당국이 과연 인플레이션 목표제에 충실하게 정책운용을 하는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결국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이 중앙은행 우선적 정책 목표가 아니라는 인식이 커질 수 있다"며 "기대물가 상승률 하락을 고착화하고 나아가 경제여건 변화에 따라 한층 더 하락하는 계기를 제공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