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케이뱅크가 거듭되는 증자 난항에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경영개선권고 위기까지 치닫자 새로운 주주 영입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분율에 비례해 증자를 실시하는 기존 정관대로는 주주들의 참여가 저조해 사업 위기가 잇따르자 대안책으로 내놓은 안건이다.
새 주주를 들여 자금을 조달하고, 그에 따라 만들어진 지분 희석 이슈에 따라 KT가 증자를 더 실시하게 한다는 계획인데, 특례법이 통과되지 않는 한 임시방편에 그쳐 추가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국내 은행 19곳의 BIS기준 자기자본비율 평균은 15.48%다. 그러나 케이뱅크는 10.71%를 기록해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대출 한도가 꽉 차고 자본금이 바닥 나는 상황에서 2분기에 자본확충을 실시하지 않아 전 분기 대비 2.79%포인트 내려갔다.
감독규정상 금융기관의 BIS 비율이 8% 이하로 내려가면 경영개선권고조치에 해당된다. 추가 자본 확충 마련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주주들 간 이해관계에 따라 자본조달계획이 지체되고 있다. 이에 케이뱅크는 금융주력자를 중심으로 하는 새 주주 영입을 막바지로 검토 중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지난 7월 300억원을 증자한 이후 BIS 비율이 소폭 늘었지만 아직 증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주주들 모두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방식을 어떻게 풀 것이냐가 관건으로 추가 주주 영입과 기존 주주 지분 비율 조정, 실권주 처리 방안 등을 논의하느라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은산분리 규제에 따라 케이뱅크의 주주는 20곳이 넘는 상황이다. 실질적인 대주주인 KT가 10%, 금융주력자로는 우리은행 13.79%, NH투자증권이 10%를 가지고 있고 나머지 주주는 대부분 3~9%의 지분을 가진 소액 주주들로 구성돼 있다.
현재 케이뱅크의 증자 방식은 지분율대로 실시되는데 3대 주주인 KT와 우리은행, NH투자증권은 이미 보통주 한도를 꽉 채워 증자 참여가 불가능한 상태다. 나머지 주주들끼리 추가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인데, 증자 시도 때마다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목표액을 채우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7월에도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다가 300억원의 돈을 모으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를 통해 2분기 기준 10.71%까지 떨어진 BIS 비율을 간신이 끌어올렸지만 자본금 바닥에 따라 대출 취급 한도를 꽉 채워 이달 12일 대출 상품을 중단한 상태다. 새로운 자금조달 계획을 마련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는 것이다.
케이뱅크가 현재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방안 중 하나는 새로운 주주 영입 문제다. 주주들을 더 끌어모아 자본금을 늘리고 KT의 추가 증자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게 골자다.
새 주주 영입 시 케이뱅크의 주식발행 총수가 늘어남에 따라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희석 효과를 이용해 KT가 지분을 추가 확보, 돈을 더 투입할 수 있는 곳간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추가 주주 영입 시 아직까지 국회에서 특례법 통과 여부를 결정짓지 않았기 때문에 케이뱅크는 금융주력자를 추가 영입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현재 새 주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은 DGB금융지주 등이다. DGB금융 측은 케이뱅크의 이사회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주주들 간 일부 반대 의견이 있는 곳도 있어 이사회에서 안건이 통과될 때까지 참여를 보류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DGB금융 관계자는 "케이뱅크 주주들 간 협의가 매듭되지 않아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고 말했다.
DGB금융의 경우 향후 케이뱅크의 금융주력자가 될 시 기존 DGB캐피탈 지분 3%에 힘입어 우리은행이나 NH투자증권을 대신해 2대주주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상황으로 경우에 따라 기존 캐피탈 지분을 확대하는 방안 등도 마련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금융주력자가 더 많은 지분을 가질 경우 인터넷은행의 실질 주인인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입지가 좁아져 특례법 통과 이후 DGB금융이 KT의 우호지분을 의미하는 백기사 역할을 해낼 수 있을 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도 보인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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