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대학생들이 우정사업본부가 남북정상회담 기념우표를 발행하는 것에 대해 "지난 10년간 대통령 얼굴이 들어간 우표는 이번 우표가 유일하다"며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전조를 반복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대학생포럼(이하 한대포)은 "오는 13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우정사업본부의 권력편향, 몰역사성, 그리고 이중성에 대해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11일 이 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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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대학생포럼이 13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우정사업본부의 권력편향, 몰역사성, 그리고 이중성에 대해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사진=한국대학생포럼 페이스북 제공 |
앞서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달 12일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의 얼굴이 들어간 '2018 남북정상회담 기념우표'를 총 400만장 규모로 발행했다. 이번 달에는 '2018년 남북정상회담 기념 우표첩'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대포는 "수천만의 인권을 유린한 독재자의 얼굴을 대한민국 공식 우표에 집어넣었다"며 "아직 과거에 대한 반성과 화해의 절차가 법적으로 시작되지 않은 단계에서 김정은의 얼굴을 대한민국 공식 우표에 넣는 것은 몰역사적인 처사"라고 비판했다.
또 지난해 박정희 대통령 탄생100돌 기념우표 발행이 불발됐던 점을 언급, "'대한민국 전 대통령의 우표'는 정권의 눈치를 보느라 발행하지 않고 '대한민국 우표에 들어가지 말아야 할 사람의 우표'를 발행했다"고 꼬집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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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대학생포럼이 13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우정사업본부의 권력편향, 몰역사성, 그리고 이중성에 대해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사진=한국대학생포럼 페이스북 제공 |
<성명서 – 우정사업본부의 남북정상회담 기념우표 발행을 규탄한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9월 12일 2018 남북정상회담 기념우표를 총 400만장의 규모로 발행했다. 그리고 이번 달에는 2018년 남북정상회담 기념 우표첩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우정사업본부는 취미 우표 통신판매 서비스에 등록된 고객 2만9914명에게 정상회담 기념우표 발행 안내 우편물을 이례적으로 발송했다. 또한 지방우정청과 우체국이 판매실적을 위해 올리기 위해 직원들에게 우표를 강매했다는 논란까지 불거졌다고 한다. 우정사업본부의 이번 남북정상회담 기념우표 발행에 대해 한국대학생포럼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사항을 규탄하고자 한다.
첫째, 한국대학생포럼은 평화를 기념하는 우표가 아니라 남북정상을 기념하는 우표를 발행한 우정사업본부를 규탄한다.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과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 기념우표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이 들어가지 않은 반면,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 기념우표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같이 찍은 사진을 사용했다. 이전 남북정상회담이 정상회담 날짜에 맞춰서 발행하고, 이번 기념우표는 정상회담 5개월 후에 발행을 했다고 하더라도 역대 대통령의 취임 기념우표를 제외하고 지난 10년간 대통령 얼굴이 들어간 우표는 이번 기념우표가 유일하다. 이는 70, 80년대 대통령 얼굴이 들어간 우표를 수시로 발행했던 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전조라고 볼 수밖에 없다. 우정사업본부는 왜 이번에는 한반도 그림이 아닌 두 정상의 사진을 굳이 사용했는지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
둘째, 한국대학생포럼은 수백 수천만의 인권을 유린하고 있는 독재자의 웃는 얼굴을 대한민국 공식 우표에 기어코 집어넣은 우정사업본부를 규탄한다. 김정은은 헌법, 법률상 여전히 대한민국 이북지역을 점거하고 지난 70년간 대한민국의 최대 위협이 되었던 반국가단체의 수뇌다. 뿐만 아니라 그의 형 김정남을 독살하고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했던 잔혹한 독재자다. 김정은 치하의 북한은 지금도 공개처형을 시행하고 있고, 정치범 수용소를 통해 최소 8만 명에서 12만 명의 주민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으며 언론, 출판, 집회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부정하고 억압하고 있는 인류의 최악의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김정은이 유엔인권선언에 기반 해 인류보편적 기준에서 인권문제를 조금이라도 개선하려고 한 적이 있었는가? 김정은이 북한의 최고 통치권자로서 그가 한번이라도 대한민국에 위해를 가했던 북한의 무수한 만행들에 대해서 잘못을 시인하거나 사과를 표명한 적이 있었는가? ‘아직’ 북한의 ‘정상국가화’가 이루어지지도, 과거에 대한 반성과 화해의 절차가 공식적이고 법적으로 시작되지도 않은 단계에서 김정은의 얼굴을 대한민국 공식 우표에 넣는 것은 너무나도 몰역사적인 처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러한 몰역사적인 선택에 대해 해명을 해야 한다.
셋째, 마지막으로 한국대학생포럼은 박정희 대통령 기념우표 발행은 불발시키면서 김정은 얼굴이 들어간 우표를 발행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인 우정사업본부를 규탄한다.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 발행은 이미 2016년 5월 우정사업본부 발행 심의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던 사안이다. 그러나 정권이 바뀐 직후의 시점인 작년 7월 12일, 우정사업본부는 ‘박정희 대통령 탄생100돌 기념우표 발행을 재심의 과정을 통해 결국 뒤집어엎어 없었던 일로 만들었다. 이에 대해 우정사업본부는 반발과 재심의 요구가 빗발쳤다는 이유를 댔지만 한 쪽의 목소리만을 수용해 우표 발행 사업을 취소해 역대 대통령 기념사업에 큰 오점을 남겼다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다. 한국대학생포럼은 정치적 압력에 따라 특정 대통령의 우표가 발행이 되지 못하는 일이 생기면 안 된다고 반발했고, 한국우편사업진흥원의 ‘나만의 우표 서비스’를 통해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를 자체적으로 제작해 후원자들에게 보급했다. 우정사업본부는 ‘대한민국 전 대통령의 우표’를 정권의 눈치 보느라 발행하지 않고 ‘대한민국 우표에 들어가지 말아야 할 사람의 우표’를 발행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8월 보수 시민단체 ‘프리덤칼리지’의 ‘나만의 우표’ 서비스를 통한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우표 제작 요청을 거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우본의 관계자는 건국이념에 대해 정치적 논쟁과 다양한 견해가 있으며 논쟁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 수정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한국대학생포럼은 우정사업본부가 북한 김정은의 사진이 대한민국 공식 우표에 사용되는 부분에 있어서 정치적 논쟁과 다양한 견해가 있다는 사실은 의도적으로 무시한 채 무슨 이유로 발행을 강행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논리적이고 합당한 해명이 없다면, 이것은 우정사업본부가 그저 정권의 힘에 좌지우지되어 이중성을 보이는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
이에 한국대학생포럼은 우정사업본부의 권력편향, 몰역사성, 그리고 이중성에 대해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13일 오전 11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2018. 10. 11
행동하는 지성
한 국 대 학 생 포 럼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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