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항공업계 최대 성수기인 3분기 지진과 태풍 등 자연재해가 잇따르며 저비용항공사(LCC)의 일본 노선이 역성장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매 분기 고공행진하던 일본 노선 여객수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당초 12월20일부터 취항하려던 인천~일본 하코다테 노선 취항계획을 내년 상반기로 보류했다. 지난달 발생한 홋카이도 지진 여파로 여객수요가 감소세로 돌아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인천~삿포로 노선도 한시적으로 운휴에 돌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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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웨이항공 항공기 /사진=티웨이항공 제공 |
오사카 노선의 피해는 더욱 큰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항공은 오사카를 관통한 태풍 제비 여파로 9월14일부터 20일까지 김포·인천~오사카 노선 전편을 결항했고, 티웨이항공은 9월4일부터 13일까지 인천과 대구, 부산, 제주 출발 오사카행 항공편을 결항 조치했다. 10월 초순에도 태풍 ‘콩레이’가 발생함에 따라 LCC들은 9월부터 10월까지 기상조건 악화로 일본노선에서만 최소 15일 이상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이로인한 영업실적 감소분은 3분기에 고스란히 반영될 전망이어서 우려가 크다.
오사카와 홋카이도에서 재해가 잇따르면서 국적 항공사들의 일본노선 여객 수 증가율도 최근 한 자릿수로 둔화됐다. 올 1~5월까지 일본 노선 성장률은 매월 20%씩 성장을 거듭하던 알짜 노선이었다. 하지만 6월들어 여객 수 증가율이 둔화하더니 7월 6.7%로 급감했고 8월에도 7.4% 수준을 유지 중이다. 연초 20%대 성장률 대비 3배 가량 하락한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본노선은 오사카 지진 등 영향으로 최근 2개월간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LCC의 일본 노선 여객 실적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5년 8개월만인 것으로 전해진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방일 관광객 수는 지난 6~7월 일어난 오사카(大阪) 북부지진과 서일본 폭우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2013년 1월 이래 줄곧 증가세를 이어오던 방일 관광객 수는 지난달을 기준으로 5년 8개월만에 마이너스 전환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LCC는 늘어나는 중국 관광객을 흡수하면서 일본 노선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있다. 제주항공이 인천~하이커우를 비롯한 3개 중국 노선을 추가했고 이스타항공도 하반기들어 중국 노선들을 재개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3분기 동안 중국 노선 여객수는 전년 동기 대비 23.4% 증가했다. 작년 3월 사드 보복으로 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여행을 금지하는 등 한중관계가 악화된 지 1년6개월 여만에 사드 여파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잦은 자연재해로 일본 여행에 대한 소비 심리가 위축될 경우 일본 노선 비중이 높은 항공사의 실적 타격이 더욱 클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10월 들어 일본 항공편 탑승률은 인천에서는 80~90%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지방에서는 30%도 안 되기 때문에 4분기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며 “항공사들이 프로모션을 통해 가격 경쟁을 하고 있어 12월부터 수요는 되살아 나겠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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