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카드업계에서 여전히 비자카드 결제수수료 인상분을 대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선 언제까지 고객 몫의 수수료를 대신 납부해야 하는지 난감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비자카드의 수수료 인상이 시장 지배적 남용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재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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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비자카드는 2016년 5월 1.0%였던 해외 결제수수료를 2017년부터 1.1%로 인상했다. 카드사들은 비자카드의 수수료 인상이 일방적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지만 불공정행위가 아니라는 판단을 받았다.
공정위는 지난 8월 6개월 전에 수수료 변경을 통지하면 계약기간 중이라도 수수료 변경이 가능하다고 계약서에 명시한 점과 수수료 인상이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이뤄진 점을 들어 불공정 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비자카드 수수료 인상분 0.1%포인트 만큼 소비자가 부담을 안게 됐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수수료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고 자체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원이 수수료 전가를 허락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수수료 인상은 소비자들에게 시행 한 달 전 통보하면 된다. 문제는 수수료를 인상하려면 카드상품의 약관을 변경해야 하는데 금감원이 약관 변경을 용인하지 않고 있다는 부분이다.
수수료 대납 문제는 비자카드 뿐만 아니라 유니온페이도 마찬가지다. 유니온페이는 지난해부터 해외 결제수수료를 0.6%에서 0.8%로 인상했다. 유니폰페이 역시 금감원이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받지 못하도록 약관 변경을 해주지 않아 카드사들이 대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관련업계 관계자는 “업황도 좋지 않은 상황에 엎친데 덮친격”이라며 “수수료 대납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금융당국은 업계에 구두로 압박을 끊임없이 가하고 있다”며 “결국 카드사가 부담하는 모든 비용은 해당 카드를 이용하는 모든 회원들에게 녹아들어가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업계 전문가는 공정위의 판단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재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인상된 수수료 부분이 연간 150억원으로 추산된다”며 “비자카드와의 협상 부분에서 외국계 회사 등의 이유로 공정위 역할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차원에서 국내 기업의 이익보존을 위해 다시 한 번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수수료 대납이 지속될 시 카드사들이 소비자들에게 다른 방법으로 비용 전가 가능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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