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생산적 금융' 시중은행 분주…기업은행 중기 대출 점유율 1위 '느긋'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요구에 따라 뒤늦게 분주한 시중은행과 달리 IBK기업은행은 느긋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소기업을 위해 설립된 국책은행이라 현재까지도 중소기업 대출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가계대출 옥죄기 등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이다.

12일 기업은행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점유율에에서 기업은행은 22.4%를 차지한 뒤 올해 9월 기준 22.6%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금융권 가운데 1위를 기록한 수치로 정부의 중기 대출 활성화에 따라 수익성 개편 없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권에 부동산 대책에 따라 가계대출을 줄이고 기업이나 서민금융을 확대할 것을 주문해 당분간 이익 부문에서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업은행은 신탁과 펀드수수료 등 비이자 부문의 이익이 낮아 증시 환경 변화에 대한 영향이 적고 가계부문 부실화 영향이 적어 대손비용 상승폭도 제한적일 것"이라며 "시중은행과 달리 가계여신 비중이 높지 않는 것도 양호한 대출성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은행은 가계대출 위주의 영업 관행때문에 금융위기 당시 이익 하락폭이 가파랐던 시중은행과 달리 2009년 이익 변동이 전년에 비해 큰 변화가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키움증권 제공


다만 중소기업 대출 부문에선 신용보증 없이 손쉬운 담보·보증 위주의 대출을 실행해 리스크가 적은 대출만 실행한다는 문제가 지적된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담보·보증대출의 경우 신규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9월 기준 97.5%에 달한다. 2015년 80%를 넘어선 뒤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전체 대출 기준으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중기대출 중 신용대출의 비중은 2016년 36.6%에서 2017년 33.4%, 올해 상반기 32.3%로 매년 감소 추세다.

또 신용보증대출 또한 2016년 17.7%, 2017년 17.3%, 올해 상반기 16.9%로 감소했다.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늘리는 대신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에 대해서는 대출을 기피해 잔액 면에서도 우량 기업에 대한 실적이 더 큰 상태다.

기업대출에서 담보 대출 비중이 높은 이유에는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가 수월한 우량 기업만을 상대로 대출한다고도 볼 수 있지만, 긍정적인 요인도 뒤따른다. 예컨대 신용도가 낮은 차주가 담보를 제시하면 금리를 인하해 대출을 해주는 식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성장잠재력을 높이고자 설비투자와 같은 시설자금 부문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다보니 담보가 있는 대출 비중이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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