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통계 오류 등의 문제가 지적되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이 내년 상반기부터 전면 개편된다. 2013년 이후 5년만의 개편으로 향후 금융사들의 경영정보 공개 항목이 대폭 확대되고 데이터 정확성 또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개편하기 위한 데이터 마련 작업에 착수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의 통계정보의 미흡을 지적하면서 대책 방안 마련에 나선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분기별 실적을 베이스로 공시가 이뤄지다 보니 연도별 합산값은 나오지 않고, 시각화 면에서도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 관련 문제를 개선하고 있다"며 "금융사가 제출한 업무보고서를 토대로 기존에 공개하던 항목을 더욱 세분화하고, 비공개되던 자료도 추가 공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예컨대 은행권의 경우 기존에 유형별 대출채권에서 업종별 기업대출금 현황은 중소기업, 개인사업자(SOHO) 대출 구분없이 공시돼 있었는데, 이를 유형별로 세분화해 공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렇게 되면 은행별로 개인사업자 대출에서 어떤 업종에 대출을 가장 많이 해주는지 등을 세부적으로 살펴볼 수 있게 된다.
기존까지 은행들은 개인사업자 대출을 늘리면서 '부동산 임대업' 중심으로 대출을 진행했고, 이러한 지적을 피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 사례가 많았다.
이로 인해 은행별로 업종별 대출 편중도나 세부 리스크 등을 수시로 파악하기 어려운 한계가 존재했다.
정부는 최근 가계부채를 줄이는 대신 금융권에 기업대출을 늘리는 '생산적 금융'을 요청한 상태라 향후 통계기관과 민간 연구소 등의 조사 분석에도 도움을 줄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업대출) 이전까지는 관심도가 낮아 요약 자료만 발표했지만, 최근 대출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어 관련 정보를 제공해달라는 외부 요청이 있었다"면서 "통계 정확성을 살펴본 뒤, 영업 기밀 사항 등의 자료가 아니라면 최대한 정보 폭을 넓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다만 정보양이 방대해짐에 따라 향후 데이터 관리에 대한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까지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서 공개된 자료 중에는 수치가 틀리거나 누락되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까지 금감원이 방대한 데이터를 가공하고 관리하기에는 인력이나 비용 면에서도 한계가 있어 통계의 정확성부터 선제적으로 높여야한다는 의견이 높다.
또 금감원은 지난 2013년 금융통계의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장애인을 위한 대체텍스트 등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는데, 아직까지도 관련 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소외계층에는 정보 제공이 소홀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 같은 문제제기에 금감원 관계자는 "각 부서별로 데이터 검증 요청을 하는 등 통계의 정확도를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장애인들을 위한 홈페이지 개편안 등은 예산 등의 문제로 무산된 것으로 보여 이번 개편 때 함께 할 수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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