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전 자신의 위치·성향 정확히 파악해야
거인의어깨 김형일소장의 입시칼럼 ‘입시컨설팅’에서는 12월 29일부터 시작되는 정시모집 원서접수에 맞추어 수험생들의 정시모집 지원전략 설정에 도움을 드리고자 ‘2019학년도 정시 지원전략’이라는 주제로 칼럼을 연재합니다.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는 수시모집에 비해 수능 성적만으로 지원하기에 단순해 보이는 정시모집이지만 대학 진학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만큼 신중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시 선발의 기본 개념부터 입시전략 설정에 필요한 내용들까지 꼼꼼하게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편집자주>

[미디어펜=편집국]

   
▲ 김형일 교육연구소장./사진=거인의어깨
수능성적표를 받아들고

12월 4일 여러 언론매체와 입시기관들에서 2019학년도 올해 수능은 역대급 불수능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국어영역의 만점자 표준점수를 145점으로 예상했었는데, 막상 평가원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국어영역 만점자 표준점수가 150점이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난이도 조절 실패에 대해 머리를 숙일 정도의 결과였으니 수능시험 이후 성적표를 받기까지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의 마음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12월 5일 수험생들의 손에 각각 수능성적표가 쥐어졌으니 이제는 다시금 집중을 해야만 한다. 수시모집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설정된 대학, 전형에 지원을 했다면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했는지 여부도 확인해야 하고, 수능성적표에 표기된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바탕으로 정시모집에 지원할 대학들도 살펴봐야할 시점이다.

어려웠던 수능 탓에 평소보다 성적이 많이 떨어졌다고 걱정하는 수험생들이 무척 많다. 하지만 너무 낙담하지는 말자. 수능시험을 칠 때도 느꼈겠지만, 나만 어려운 시험은 없다는 점을 잊지 말자. 시험의 결과는 대부분 두 가지 경우로 나뉜다. ‘평소보다 못 봤다’거나 ‘기대보다 못 봤다.’ 과연 수능시험에서 평소보다 더 잘 보거나 기대보다 점수가 잘 나온 수험생이 이번 2019학년도 수능 전체 응시자 530,220명 중에서 몇 명이나 될까?

쏟아지는 입시정보...판단은 신중하게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매체를 통해 수능성적 분석을 비롯하여 정시모집에 대한 정보들이 무수히 쏟아진다. 각종 입시업체들을 통해서 정시 모의지원도 하게 되며, 입시설명회도 여기저기서 열린다.

하지만 실제 내 점수에 맞는 정시 지원전략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만한 정보는 그리 많지 않다. 우선 12월 26일까지 수시모집 추가합격 통보가 마감되고 27일까지 추가합격자들의 등록이 마감되게 된다. 사실 이 기간이 가장 중요하다. 

수시모집에서 추가합격하게 되는 수험생들은 정시모집에 지원을 할 수가 없다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겠지만, 이러한 추가합격을 통해서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이 정확히 산정된 정시모집의 최종 확정인원이 12월 28일에 공고가 된다는 점도 매우 중요한 포인트이다. 아울러 각 대학에서 탐구영역의 변환표준점수표를 발표하는 것도 이맘때이다. 12월 29일부터 시작되는 정시모집 원서접수기간이 되어서야 모든 자료들이 제자리를 찾게 된다는 점이다.

매년 수능시험이 끝나면 각종 업체들에서 가채점 기준 등급컷 자료들을 발표해왔지만 평가원에서 최종 발표하는 자료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자체적으로 성적을 입력한 표본 내에서 계산이 이뤄지기 때문. 정시모집 모의지원 또한 마찬가지다. 자신의 성적을 입력하고 희망대학, 모집단위를 선택한 지원자들 사이에서의 결과치가 나오므로 실제 정시모집에서의 결과를 보장해줄 수는 없다.

각 대학에서 발표하는 전년도 합격자 수능성적 분포를 보고 판단을 하게 되지만, 지난 회에도 말했듯이 전년도 2018학년도 수능은 영어영역 절대평가가 처음으로 실시된 해로 영어영역 관련 평가지표가 많이 흔들렸다. 2019학년도 수능도 영어영역의 난이도가 높았던 탓에 등급별 수험생 비율이 전년도와 판이하게 달라졌다. 전년도 자료를 무조건적으로 맹신할 수 없는 이유다.


선택의 기로에서

그렇다면 정시모집에서 지원대학과 학과의 선택은 어떻게 해야 할까?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부분은 수험생 자신이 대학을 먼저 생각할 것인지, 희망학과를 우선으로 생각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상위권 학생들은 대부분 뚜렷한 진학과 전공에 대한 목표설정이 분명한지라 학과 위주로 선택을 하는 경향이 있다. 재도전을 각오하고서라도 원하는 학과를 우선으로 선택을 하게 된다. 반면 중하위권 학생들은 생각해 둔 대학이 통학 가능한 거리인지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교차지원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수능성적 수준과는 별개로 뚜렷한 희망학과가 없는 수험생들도 사실 적지 않다. 수시모집의 경우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전공적합성이라는 평가지표 때문에 희망 전공을 우선적으로 염두에 뒀겠으나, 정시를 위주로 준비한 수험생들이나 아직까지 본인의 희망 전공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 수험생들도 대학과 학과 사이의 선택에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지난 시간에 언급했던 영역별 반영비율에 비추어 자신의 영역별 성적결과를 토대로 유·불리를 따지다보면 막상 ‘가’, ‘나’, ‘다’ 군별 지원 포트폴리오는 수험생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구성될 수밖에 없다.

학과를 포기하고 대학을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수험생들 중에는 각 대학별로 실시하는 ‘전과제도’를 활용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대학교에서는 신입학의 경우 2개 학기의 수료 후 학교별로 정한 기준에 따라 전과를 허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제도상 전과제도가 있다고 하여 무조건 전과가 가능하지만은 않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학점, 공인어학성적, 면접 등 요구되는 부분이 있는 것은 물론, 전입하려는 모집단위 내의 인원수에 따라서도 지원가능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과보다 학교를 우선시하여 지원하려는 경우 반드시 해당 대학의 학사관리처와 같은 실무부서에 분명하게 확인한 후 지원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인문계열 학과의 경우 학업 등의 여러 측면에서 전과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사실이지만, 자연계열 학과는 진로선택의 범위가 넓은 만큼 전과에 따른 부담이 큰 편이다. 게다가 일부 학교의 경우 전과 이전에 취득한 학점 외에 전과하게 되는 학과에서 요구하는 학점들을 모두 취득해야 졸업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제한적인 정보 속에서 결정하는 학과나 진로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은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과 학과의 홈페이지를 통해 학년별 수강 과목과 졸업 후 진로 등에 대한 정보를 취득하는 것도 학과 선택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선호학과와 비선호학과의 기준

흔히 말하는 선호학과는 합격가능 수능성적도 당연히 높게 형성되며 경쟁률도 높다. 취업에 유리한 학과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며 취업과 자격증 취득 등에 유리한 특성화학과들도 매우 높은 합격선을 형성한다.

인문계열의 경우 경영학과 등의 상경계열의 선호도가 높다. 이들 학과는 입학정원도 많고 경쟁률도 높지만 그렇다고 해서 입학 수능성적까지 높게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각 대학별로 인문계열 학과들 중 상경계열이 가장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모집인원도 많을뿐더러 수능성적이 높은 학생들이 소신지원을 하게 되고, 자연스레 이들 수험생들은 다른 대학에 복수 합격할 가능성도 높고, 그에 따라 충원합격비율도 높게돼 결과적으로 예상 합격선보다 낮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심리학과는 대학을 불문하고 높은 선호도와 높은 합격선을 형성한다. 

사회복지와 유아교육 등의 학과는 상위권 대학에서는 낮은 합격선을 보이지만 중하위권에서는 반대로 높은 합격선을 보인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인문계열 수험생이 지원 가능한 의학 계열 관련 학과들은 대학을 불문하고 높은 선호도를 보인다.

자연계열의 경우 의학계열의 선호도가 단연 높고, 합격가능선도 최상위 수준이다. 그 다음으로 화학공학, 기계공학 등의 학과가 높은 선호도를 보이는 반면 생활과학계열과 건축, 환경 분야는 대체로 선호도가 낮게 형성된다. 간호학과의 경우 상위권 대학에서는 낮은 성적대를 형성하지만 중하위권 대학에서는 가장 높은 성적대를 형성한다는 점도 참고하자.

이와 같이 학과별 선호도와 합격 가능선은 서울, 수도권 소재 대학과 지방 소재 대학 사이에 다른 양상을 보이며 학과별 선호도와 수능 성적이 반드시 정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점도 기억해야한다. 대체적으로 선호하는 학과에의 맹목적 지원보다 무엇보다도 나에게 가장 잘 맞는 학과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하겠다.글/김형일 거인의어깨 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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