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KB국민은행이 오는 8일 파업에 들어선다. 지난 2000년 주택은행 합병 반대 파업 이후 19년만의 일이다. 노사는 지난해 11월 임금 및 단체협상(이하 임단협)을 개시한 이후 수개월간 교섭을 반복했지만 이날 오전까지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해 파업이라는 극단의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사는 6일 밤샘교섭을 시작으로 7일 오후까지 경영성과급 300% 요구안 등이 담긴 임금 및 단체협상(이하 임단협)을 진행했지만 페이밴드 등 몇가지 안건을 제외하면 이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관계자는 "오전까지 교섭을 진행했지만 서로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해 결국 파업 절차를 밟게 됐다"며 "산별교섭 안건이었던 페이밴드(호봉상한제) 전직원 확대 안건 등을 제외하면 노사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은 상태라 금일 밤부터 파업 전야제를 치룰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는 파업 직전까지 교섭 창구를 열어놓고 협의할 수 있다는 방침이었지만, 오전 막판 협의를 끝으로 사실상 데드라인이 끝났다고 판단해 예정대로 총파업을 진행하기로 한 상태다.
노사는 앞서 경영성과급 300% 지급안 등이 담긴 임단협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해 파업 찬반투표까지 치웠다. 갈등의 고리는 성과급 300% 지급안 등이다.
국민은행 노조는 지난해 11월 중순 사측에 △경영성과급 기본급의 300% 지급 △일반 직원 2.6%, 저임금직군 5.2%의 임금 인상 △전직원 페이밴드 도입 불가 및 신입행원 페이밴드 폐지 △점심시간 1시간 지키기 △미지급 시간외수당 지급 △유니폼 폐지에 따른 피복비 100만원 지급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1년 연장안 등이 담긴 임단협을 제시했다.
이같은 안건에 사측은 성과급 300% 지급안에 대해 올해 경영 목표를 채우지 못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자기자본이익률(ROE) 연동에 의한 성과급 지급으로 200%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제안했다.
일반 직원 및 저임금 직군 임금 인상에 대해서는 두 직군 동일한 2.6%, 페이밴드 도입 불가에 대해서는 노조 측의 입장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가 이날 입장을 원점으로 번복했다.
페이밴드는 일정 기간 안에 직급 승진을 못하면 임금이 오르지 않는 연봉제를 뜻한다. 국민은행은 2014년 말부터 신입행원에 대해 페이밴드를 적용 중이다. 사측은 이를 전 직원에 확대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임금피크제 관련해서는 이미 산별교섭에서 연장 건이 통과됐지만 진입 시점을 바꾸는 것을 놓고 노사의 이견이 첨예했다. 사측은 만 56세에 도달하는 해의 1월 1일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자고 했다가 절충안으로 56세 생일 다음 달 첫 날부터로 적용할 것을 요구했지만 노조의 반대에 부딪혔다.
현행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은 만 56세로 본부 부장급 및 일선 지점장, 팀장·팀원급으로 규정 돼 있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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