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임원 성과급 내용 공시 강화해야"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손해보험업계가 경영악화를 이유로 올 초부터 자동차보험료와 실손보험료 인상을 단행했다. 그러나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손보업계의 대외적인 입장과는 달리 회사 임원진들의 평균 임금은 매년 '억' 소리가 나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업계 전문가는 보험사 임원의 성과급 내용 공시 강화를 통해 업계 분위기가 자정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금융감독원의 모니터링을 통한 보험사 임원 임금 제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4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9월 분기 보고서 기준 삼성화재의 임원 1인당 평균보수액은 10억4300만원이다. 

삼성화재의 임원 임금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2016년엔 9월 분기 보고서 기준 3억500만원, 2017년엔 6억3300만원으로 인상됐으며 2018년엔 1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2018년 임원 1인당 평균보수액은 2016년에 비해 241%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에 대해 삼성화재 관계자는 “연말에 인사이동을 하는 타사들과는 다르게 삼성화재는 3월에 인사가 있다”며 “2018년 임원 임금이 특히 많이 오른 이유는 퇴직금 지급 등의 이슈가 녹아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퇴직금으로 인해 임원 임금이 올랐다는 삼성화재를 제외하고도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등 업계 빅3의 임원 평균 임금은 고공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현대해상도 임원 1인당 평균보수액이 2016년에 비해 2018년 65% 이상 늘어났다. 현대해상의 임원 1인당 평균보수액은 2016년 9월 분기보고서 3억4000만원이었으며, 2017년엔 4억8400만원, 2018년엔 5억6400만원을 기록했다. 

DB손보의 임원 평균보수액도 55% 이상 증가했다. DB손보의 임원 1인당 평균보수액은 2016년 1억6160만6000원, 2017년엔 2억969만8000원으로 증가했다. 2018년엔 2016년에 비해 약 1억원 늘어난 2억5161만7000원이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동기간 주식 가치의 상승으로 인해 주가에 연동하는 변동보수가 증가되는 등 보수의 대부분은 성과보수의 증가로 인한 결과”라며 “최근의 경영성과를 고려 2017년 승진을 실시해 그에 따른 보수의 증가도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원 임금 증가가 경영성과에 따른 보수라고 해명한 현대해상의 경우 임원 임금이 65% 증가한 동기간 직원들의 1인당 평균 임금은 1.9% 늘어나는데 그쳤다.

업계 전문가는 자동차 보험과 실손보험의 손해율 증가로 인해 보험료 인상을 단행하는 모습과 임원 임금 고공행진을 유지하는 보험사의 이중적인 모습은 소비자들에게 지탄 받을 수밖에 없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또한 보험사 임원의 임금에 대한 공시 기능 강화와 금감원의 모니터링 강화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손보업계의 손해율이 급등하는 등 시장상황이 좋지 않은데 임원들의 임금이 지나치게 많이 오른 것은 모순적인 부분이 있다"며 "임원들이 실질적인 성과에 따라 임금이 인상되는 것인지 내용이 공시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원의 임금이 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올라간다든지, 사업 성과에 비해 지나친 임금 인상이 진행될 때엔 금감원의 모니터링을 통해 일정 부분 통제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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