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새 얼굴을 뽑는 전당대회가 2월 27일로 확정되면서 당권 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이번에 새로 선출되는 당 대표는 차기 총선의 공천권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당 안팎의 관심도가 높은 상황이다. 이에 미디어펜은 각 당권 주자들의 면면을 살펴보고, 나아가 한국당의 미래를 진단한다는 차원에서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한다. [편집자주]

   
▲ 28일 서울 서초구 'The K 호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여성연대 워크숍에 참석한 김진태 의원./연합뉴스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본인을 ‘아스팔트 우파’라고 칭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장외 투쟁’에 있어 전문가라고 소개한다. “누구나 좋은 말은 할 수 있지만, 행동이 따르는 건 별개의 문제”라고 일침을 날리기도 한다. 자유한국당 당 대표 도전을 공식화한 김진태 의원 얘기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줄곧 ‘태극기 애국 세력’과 거리에서 투쟁해 온 김 의원은 이제 보수우파 진영 내에서 거물급 인사가 됐다. 지난 23일 당 대표 출마 선언식 때 국회의사당에 모인 지지자 수천 명이 김 의원의 위상을 나타낸다. 그래서일까.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쟁쟁한 주자들 사이에서 김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의 ‘다크호스’로 평가받는다.

지난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디어펜과 인터뷰를 가진 김 의원은 근 석 달 사이 훑어본 ‘바닥민심’을 가장 먼저 전했다. 100회 가깝게 지역 당협을 다니며 그가 확인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왜 이렇게 당이 못 싸우느냐. 제대로 좀 해달라”와 “배신자들은 안 된다”였다고 한다. 여기서 ‘배신자’란 바른정당으로 탈당했었던 이른바 ‘복당파’를 일컫는 말일 거라고도 짚었다.

아울러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에 대한 여론도 호의적이지만은 않다고 했다. 그는 “‘당이 어려울 땐 어디서 뭐 하고 있다가 잔치판이 벌어지니 돌아오느냐’ 하는 여론도 상당히 많았다”며 “전대는 아직 한 달이나 남아 있으니 결과를 절대 예단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투쟁 아무나 하는 것 아냐…나는 투쟁 전문가”

김 의원은 사실상 황 전 총리와 지지층을 공유한다는 평가가 많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이라는 명제를 공유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세간의 평가와 달리 김 의원은 “그동안 비바람 맞아가면서 당을 오랜 기간 지켜온 사람에 대한 가산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 거리에서 태극기 세력과 함께한 점이 지지층의 뇌리에 깊이 남아 있을 거라는 확신이다.

김 의원은 “전대 결과는 당원 선거인단 70%의 투표로 정해진다”며 “이제 막 들어온 새내기 당원이 바로 대표로 직행하는 것에 (당원들로부터) 저항감이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의원은 황 전 총리와의 차별화를 ‘장외 투쟁’ 측면에서 찾았다. 그는 “이렇게 하겠다는 둥 좋은 말은 누구나 다 할 수 있지만, 행동이 따르는 건 별개의 문제”라며 “실제로 저 광화문에 나서 투쟁을 하는 건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그 부분에서 나는 전문”이라고 피력했다.

   
▲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23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당 대표 출마선언을 했다./미디어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사기탄핵…명예회복 받아야”

김 의원은 최근 ‘박 전 대통령 사면설’ 가능성이 나오는 데 대해 “하여튼 하루빨리 나오시는 게 가장 좋은 일이겠지만, 현 정권이 사면을 해주겠느냐”고 회의적으로 전망했다. 이어 “법도 양심도 없는 문재인 정권이 쉽게 사면해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때문에 우리가 힘을 길러서 정권을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이유에서 본인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두고서는 “부당한 사기 탄핵이었다”고 일갈했다. “절차적 외피를 쓴 사기 탄핵이자 (보수가) 힘을 기르면 다 명예회복을 받아야 한다”고도 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두고 하나의 입장으로 모이지 않는 당내 상황도 비판했다. 그는 “탄핵 이후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 당은 탄핵을 찬성하는 당인지 반대하는 당인지 정해지지 않았다”며 “여태 탄핵을 잘했다는 사람들이 당을 끌고 다녀서 당이 이 모양 이 꼴”이라고도 지적했다.

이런 주장이 되레 외연 확장에 장애가 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그래서 홍준표 전 대표나 김무성·김성태 의원이 당을 쥐고 흔들었을 때는 외연 확장이 잘 됐느냐”고 반문했다.

◆“투쟁 점수화를 통한 공천…사천 배제할 것”

김 의원은 일단 당 대표가 되면 ‘투쟁 점수화’를 통한 공천을 하겠다고 공약했다. 시스템 공천의 한 요소로 얼마나 치열하게 대여 투쟁에 나섰는지를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또 “계파도 청산하겠다. 계파별로 공천이 가다 보니 당이 어려워진 것”이라며 “사심을 버리고 사천을 배제하겠다”고 다짐했다.

차기 지도체제가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정해지면서 당 대표로 권력이 집중화돼 공정한 공천권 행사를 담보할 수 없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는 “(공정한 공천을) 담보한다고 공약하는 것 자체가 이미 자신감이 없다는 것이자, 약속을 안 지키겠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의원은 젊고 참신한 후보에 대한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자칫 스펙 경쟁만 하는 전대가 될 뻔했다. 당이라는 건 활력이 있어야 한다”며 “제가 이렇게 당 대표 후보로 나온 게 우리 당을 위해서는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저는 말로만 한 게 아니고 오랜 세월동안 몸으로 보여줬던 사람”이라며 “진태 없으면 진퇴양난”이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