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현지화 및 디지털 혁신 이끈 1등 공신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KEB하나은행장 차기 후보로 지성규 현 하나은행 부행장이 내정되면서 하나금융그룹의 디지털 혁신 방안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 행장 내정자의 경우 경력의 대부분을 홍콩과 중국 등에서 보낸 '글로벌통'으로 중국에서 크고 작은 디지털 혁신 사업을 이끈 바 있어 그룹 내 디지털 사업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 28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한 뒤 지성규 현 하나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 겸 글로벌 총괄 부사장을 행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내부적으로 3연임이 유력했던 함영주 행장이 돌연 용퇴를 선언하면서 지 부행장이 내정자로 추대된 것이다.

함 행장의 경우 '채용 비리' 법적 리스크에 따라 연임을 포기한 상태다. 하나금융의 사외이사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함 행장 연임에 부정적인 의견을 전달받는 등 잡음이 잇따르자 조직 안정화 차원에서 연임 포기 의사를 전달했다.

하나금융은 함 행장을 대신해 '글로벌통'인 지성규 현 부행장을 차기 행장 후보로 단독 추대했다. 디지털 사업 강화 차원에서 그를 차기 행장으로 낙점했다는 설명이다.

   
▲ 지성규 하나은행장 내정자의 모습/사진=KEB하나은행 제공



지 행장 내정자는 1991년 하나은행에 입행한 후 경력의 대부분을 홍콩과 중국에서 오간 '글로벌통'으로 알려졌지만 실질적으론 디지털 혁신 사업에서 더욱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 파악됐다.

지 내정자는 2000년대 초 그룹의 '동북3성' 공략 추진에 따라 중국심양지점 개설 때 준비위원장으로 배치된 뒤 지린은행과 길림은행 등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당시 중국은 금융권 구조조정에 돌입해 은행들이 통폐합 절차를 밟았는데, 하나금융은 길림은행의 지분 16.98%, 지린은행의 지분 16.96%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해외 진출에 성공해 지 내정자가 현지에 파견됐다.

이후 그는 현지 은행에서 쌓은 경험을 통해 2014년 12월 출범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중국 통합법인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법인장을 맡았고,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은행의 자산을 끌어올리며 디지털 사업에도 박차를 기했다.

현지 법인 출범 이후 한국계 은행 최초로 스마트폰뱅킹 서비스를 추진하며 2016년 5월 비대면 계좌개설 가능 모바일뱅크 '1Q Bank'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 (사진 왼쪽부터) 지성규 하나은행장 내정자(당시 중국법인장)가 지난 2016년 5월 중국서 열린 '1Q 뱅크(Bank) 출범식'에서 함영주 행장과 함께 '1Q 뱅크'를 시연한 모습/사진=KEB하나은행 제공


또 그해 12월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텐센트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의 전자지갑 '웨이신쯔푸'와 지급결제 연계서비스를 실시하기도 했다. 지급결제 연계서비스란 금융플랫폼 앱(App)에 다양한 은행 계좌를 등록해 신용카드 없이도 휴대폰으로 결제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국내보다 비대면 거래 관련 규제가 빠르게 완화된 중국은 핀테크(Fin-Tech) 사업이 활성화된 추세라 발빠르게 관련 상품을 출시했다.

하나금융 측은 지 내정자가 현지에서 쌓은 경험을 기반으로 국내에서도 디지털 사업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오는 2020년까지 디지털 기반 정보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 하에 전사적으로 디지털 사업 부문을 강화 중이다. 여기에 제3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앞두고 있고 글로벌 통합 결제 플랫폼 사업, 은행 차원에서는 'Think Humanity, Go Digital'을 경영 목표로 추진 중이라 혁신을 이끌 새 수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지 후보가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제휴를 통해 모바일 선두 은행을 지향할 것으로 보인다"며 "인공지능(AI)과 빅테이터를 활용한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글로벌 손님 기반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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