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2층~지상 20층 43개동 4086가구 '수원 최대'
교통여건 등 우수하지만 성매매업소 집결지 가까워
   
▲ 8일 저녁 7시께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 현장./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유진의 기자]"본 지구의 남측에는 청소년출입금지 구역이 인접해 있어 사전에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계약체결 하길 바라며, 이를 인지 및 확인하지 않은 데 따른 불이익은 계약자가 감수해야 한다."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 입주자 공고문)

대우건설 컨소시엄(대우건설·GS건설·금호산업·태영건설)이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 A-1블록에 공급하는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가 견본주택을 오픈하고 본격분양에 나선 가운데 단지 남측에 위치한 '성매매업소 집결지(구역)'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7시께 찾은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 현장은 지하철 1호선 수원역 4번 출구로 나와 육교사거리 지나 팔달로를 따라 약 800m에 있었다. 현장으로 향하는 대로변에는 육교사거리 기점부터 50m당 하나씩 놓여 있는 '청소년 통행금지구역' 팻말이 눈에 들어왔다.

일명 '집창촌' 또는 '사창가'로 불리는 성매매업소 집결지다. 이곳에서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까지는 약 370m, 성인걸음으로 5분정도 거리다.

스산한 기운이 느껴지는 성매매업소 집결지 주변에는 다수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기웃거리고 있었다. "놀고 가요." 홍등을 밝힌 작은 유리창 넘어 업소 여성들의 호객행위도 적극적이었다.

   
▲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 현장에서 370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성매매업소 집결지./사진=미디어펜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 인근에서 팔달로를 따라 성매매업소 집결지를 지나는 고등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A고등학교 1학년 한 여학생은 "부모님이 항상 (성매매업소 집결지 주변을) 조심하라고 주의를 줘서 돌아가는 경우가 많지만 귀찮아서 그냥 지날 때도 많다"며 "제법 익숙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밤에는 무서워서 혼자 못간다"고 말했다.

현재 수원역 주변 아파트에 거주하는 다수의 학생들은 등하교길에 수원역을 지나 팔달로를 거쳐야 한다. 팔달로를 그대로 따라 걸으면 학교까지 20분 정도 거리지만, 성매매업소 집결지를 피해 도청오거리 방향 매산로를 따라 돌아가면 35분 가량 소요되는 상황이다.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 인근 성매매업소 집결지는 철거 조치도 쉽지 않다. 교육청에서 지정한 유해시설 관련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 제8조 시행령 21조에 따르면, 청소년과 학생들의 건전한 심신발달과 학교의 보건위생 및 학습환경 보호를 위해 학교경계 또는 학교 설립 예정지 경계로부터 직선거리 200m의 범위 안에 지역을 교육환경보호구역으로 설정한다.

하지만 수원역 성매매업소 집결지는 가장 가까운 수원여자고등학교로부터 직선으로 약 600m 거리에 위치해 철거 대상으로 볼 수 없다.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 인근 성매매 집결지를 관리 감독하는 경기남부 지방청 생활질서계 관계자는 "성매매 업소는 불법 행위에 해당하지만 업소 자체가 개인 사유재산에 포함돼 시에서 나서 철거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안전에 대해서는 심혈을 기울이고 있고, 현재 기반시설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와 성매매업소 집결지 위치도./사진=미디어펜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 입주민들의 경우 지하철 1호선을 이용할 경우 화서역을 이용하면 되지만 분당선을 이용할 경우 수원역을 이용해야 하고 성매매업소가 밀집한 팔달로를 거쳐야만 한다.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 일대(반경 1km)를 살펴본 결과, 성매매업소 집결지 주변에는 경찰차 3대가 정차돼 있었지만 술에 취해 소란피우는 취객들만 단속할 뿐 성매매 관련 단속을 하지 않고 있었다. 심지어 성매매업소를 들어가는 사람들 앞으로 경찰 관계자가 무심히 지나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성매매업소 집결지에 대한) 신고가 많아 단속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장을 목격하지 않는 이상 적발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학생들이 지나는 것에 대해서는 팻말도 붙이고 최대한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 입장에서 다행스러운 점은 배정 초등학교가 단지 바로 앞에 있는 수원초등학교라는 것이다.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 현장 앞 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 B씨는 "수원역 성매매업소는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며 "실거주가 목적인 수요자에게는 자녀를 키우기 어려운 환경일 수 있지만 수원역 주변에서 오랜만에 공급되는 신규 아파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해석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는 4086가구(일반분양 163가구)로 수원시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전용면적별 총분양가는 △59㎡ 2억9690만~3억5140만원 △74㎡ 3억4010만~3억9780만원 수준이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