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KEB하나금융그룹의 자회사인 핀테크(Fin-Tech) 기업 '핀크'와 하나은행이 금융 업무 협업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제3차 지정대리인' 신청을 검토 중이다. 신청 후 금융당국의 허가라는 심사 절차가 남아있지만 향후 핀크가 하나은행의 업무를 대행해 직접 대출 심사 등을 실시할 날도 머지않았다.
지정대리인이란 전통 금융사만 할 수 있던 대출 심사와 계좌 개설, 카드 발급 심사 등을 핀테크 기업도 2년간 수행해 볼 수 있는 제도다. 정부는 금융사의 본질 업무였던 이 서비스를 금융 혁신 차원에서 핀테크 기업에도 개방키로 했다.
한시적이지만 금융사와 짝을 이뤄 위탁계약을 체결하면 핀테크사도 금융 업무를 체험할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은 이달까지 1~2차 지정대리인 선정을 마쳤는데, 오는 5월 7일까지 3차 지정대리인 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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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마포구 소재 서울창업허브센터에서 12일 열린 '제3차 지정대리인 설명회'의 모습/사진=미디어펜DB |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2일 서울시 마포구 소재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제3차 지정대리인 설명회'에는 130개의 금융사 및 핀테크 기업 관계자가 참여했다.
이날 현장에는 하나금융의 계열사인 KEB하나은행과 핀크가 나란히 참석했는데 현재 양측은 전사 차원에서 지정대리인 신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금융의 경우 금융 계열사뿐만 아니라 핀테크 기업인 핀크가 있어 그룹 시너지 차원에서 공동으로 지정대리인 신청을 체결하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지정대리인 신청을 위해선 금융사와 핀테크사가 짝을 이뤄 업무 위수탁계약을 체결해야만 한다.
핀크 관계자는 "동향 파악 차 설명회에 참석했다"면서도 "지정대리인에 선정되면 핀테크 기업의 성장에 유리한 부분이 많아 계열사와의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다"고 말했다.
핀크의 경우 지정대리인 신청 자격 요건에 해당되지만 금융사가 많은 지분을 투자해 만든 회사라는 점에 있어 지정대리인 선정 시 기존 금융사만 유리한 구조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핀크는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 합작해 지난 2016년 설립한 모바일 금융 서비스 회사다. 하나금융이 지분의 51%, SK텔레콤이 49%를 출자해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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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9년 4일 오전 서울 중구 소재 KEB하나은행 명동 본점 4층 대강당에서 열린 '핀트 Grand Opening' 행사의 모습/사진=하나금융 제공 |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핀테크 기업은 한국에 법인만 등록돼 있으면 신생 기업이라도 신청 가능해 무리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 12일 지정대리인 설명회에서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금융사 중 핀테크 기업에 투자를 하거나 지분을 가진 곳이 있을 경우, 양사가 협업해 지정대리인으로 선정될 수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별도 법인으로 설립돼 있다면 문제가 없다"며 "다만 지분 구조를 따지는 심사 과정에서 금융사의 지분이 과도할 경우엔 제한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분의 약 50%를 가진 자회사인 때에도 가능하냐는 물음에는 "자회사가 금융업 라이선스를 받을 만큼 규모의 회사가 아닌 스타트업이고, 테스트를 해볼 의지가 있다면 신청해볼 수 있겠다"며 "다만 제도 취지상 보조금 같은 비용 지원의 경우 지분 구조상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지정대리인에 신청된 핀테크 기업들은 정부로부터 각종 테스트비용, 업무공간, 교육 및 해외진출 컨설팅 등 다양한 지원을 받는다.
금융위원회는 올해에만 예산 40억원을 투입해 금융테스트베드 참여기업의 테스트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업체별로 최대 1억원 한도 내 비용의 75%까지 지원한다는 방침인데 핀크가 신청 시 비용 지원을 받지 못할 확률이 크다.
제도 취지상 영세한 핀테크 기업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금융사의 지분이 과도한 기업에게는 비용을 제외할 수 있다는 방침이기 때문이다.
이날 설명회의 경우 130개의 기업들이 참여를 신청할 만큼 호응도가 높았다. 현장에는 세틀뱅크, 헬로펀딩, 보맵, 카카오페이 등 크고 작은 핀테크 업체를 비롯해 BNK금융지주, 유진투자증권, 삼성증권, DGB금융지주, AIA생명, 신한금융투자,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KDB산업은행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현장에서 마주친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디지털을 확대 중이라 동향 파악 차 참석했다"며 "정책사업으로도 연관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P2P업체 헬로펀딩 최수석 부대표는 "신용데이터평가를 기반으로 업무 위탁을 수행할 계획"이라며 "시중은행 중 사업 방향이 맞는 곳을 파트너사로 삼아 지정대리인을 신청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전자지급결제대행 사업자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아직까지 매칭 금융사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동향 파악 차원 차 설명회에 들르게 됐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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