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옥션 "낙찰가율 77.5%…전달 대비 하락"
대출규제 이은 세부담에 경매 투자 위축 전망
   
▲ 3월 경매시장에 유찰이 쌓이면서 경매 진행 건수가 늘어나고 낙찰가격은 내려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삼성동에서 본 강남구 일대 아파트. /연합뉴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3월 부동산 경매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유찰이 쌓이면서 경매 진행 건수가 늘어나고 낙찰가율은 내려갔다. 4월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추가로 발표되면 또 한 번의 세금 부담으로 경매 투자자의 시장 진입이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18일 경매정보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3월 둘째주(3월11일~15일) 주거시설에 대한 법원 경매는 총 94건 중 57건이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72.7%로 전주(91.5%) 대비 18.8%포인트 하락했으며 총 낙찰가는 241억원을 기록했다. 경매 시장에서 유찰된 건수가 쌓여 진행 건수는 늘고 낙찰가율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들어 법원경매 진행 건수는 전월(65건) 대비 늘어난 반면 낙찰가율은 하락했다. 실제 이달 15일 기준 집계된 주거시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율)은 77.5%로 지난달 80% 수준을 밑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주거시설 낙찰가율은 86% 수준을 기록했던 지난해 9월 이후부터 올들어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강남권(강남·서초구) 단지는 유례없는 불황을 겪고 있다. 지난해 실거래가 대비 수억원 싸게 나온 물건도 줄줄이 유찰되며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26일 32억9000만원에 1차 경매가 진행된 삼성서초가든스위트 전용 81.88㎡는 유찰됐다. 오는 26일 이전 감정가보다 20% 내린 26억3200만원부터 경매를 진행할 예정인데 낙찰 결과에 따라 일대 시세 흐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9억8000만원에 경매가 진행된 강남데시앙포레 전용면적 59.83㎡는 최저입찰가 7억8400만원으로 유찰됐다. 이 아파트는 다음달 16일 2차 경매가 시작된다. 

이외에도 역삼동 개나리아파트(18억8000만원) 압구정동 한양아파트(16억4000만원) 강남데시앙포레(9억8000만원) 등 강남권 아파트 최소 4곳 모두 1회 이상 유찰된 단지다. 

강남권 아파트 경매가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십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팔려 나간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값이 고점을 찍었던 9월까지 경매 유찰은 12건 수준이었지만 올들어 1월 52건, 2월 46건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경매시장의 찬바람은 정부의 공시가격 인상안과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출규제 영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9·13 대책이 시행된 지난해 9월 이후 유주택자 신규 대출이 사실상 차단되면서 경매 투자자들의 돈줄이 막혔고, 여기에 공시가격 인상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등 세 부담도 경매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주택매매시장도 거래량이 급감하긴 마찬가지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7일까지 3월 서울 주택매매거래량은 862건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일평균 50.7건이 거래된 셈이다. 

이는 역대 거래량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던 전월 평균 56.7건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국토부가 지난 14일 발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 인상안에 따르면 올해 전국 공시가격 상승률은 5.32%로 지난해(5.02%) 대비 높다. 특히 서울 지역 공시가격 상승률은 14.17%로, 11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던 지난해(10.19%) 기록을 갈아치웠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4월 말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최종 발표되면 이에 따른 재산세와 건강보험료 등 세금 폭탄에 따른 후폭풍 때문에 당분간 시장이 침체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지우 지지옥션 연구원은 "정부가 4~5월 공시가격 인상을 통한 보유세 인상을 예고하면서 이전 고점의 낙찰가율로 돌아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경매 시장에서 응찰자수와 낙찰률이 낮다는 것은 매수 심리가 없다는 증거”라며 “가격 추가 하락 등의 불안감으로 당분간 경매 유찰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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