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가 28일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소재 토스 본사에서 토스뱅크(가칭) 예비인가 신청 겸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는 28일 "중금리대출의 혁신은 결국 데이터 기술력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기술 혁신을 통해 제대로된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소재 토스 본사에서 토스뱅크(가칭) 예비인가 신청 겸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뒤 이같이 발언했다. 간편송금 서비스 업체인 토스는 한화투자증권, 글로벌 벤처케피탈(VC) 등과 손잡고 금융위원회에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한 상태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인터넷은행 사업 방향에 대해 유럽형 '챌린저뱅크(Challenger Bank)'를 추구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향후 중·저신용자를 위한 포용적 금융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으로 개인의 신용평가 모형을 고도화해 금융 소외계층을 끌어안겠다는 입장이다.

다음은 이승건 토스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중금리대출과 같은 금융 소외계층 지원 방안(챌린저뱅크)에 대해 언급했지만 지점 운영 없이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또 이 사업 계획이 언제부터 실행 가능할 것이라 보는지?

중금리대출은 시중은행보다 지점이 없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오히려 더 유리하다고 본다. 기존에 금융 거래나 소득 증을 책정하기 어려운 씬파일러 고객을 상대하기 위해선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게 필요했고, 기존까지 은행들은 그것을 일일이 발로 뛰면서 평가했던 점이 있다. 그렇게 될 경우 전국적으로 고객을 확대하는 게 불가피했는데 우리는 전산화를 통해 해결하려고 한다. 기존에 쌓아 둔 신용평가모델(CSS)이 있는 상태라 사업 시작부터 중금리대출을 실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Q. 챌린저뱅크 위해선 고객층이 다변화돼야 할 것 같다.
그동안 신용을 조회하는 서비스나 부동산 투자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연령층이 고르게 유입된 바 있다. 신규 고객의 절반 이상은 30대 이상일 정도라 새로운 연령대의 고객 확보에는 무리가 없을 거라 판단한다.

Q. 전자금융업자 이슈 문제로 금융주력자로 대주주 계획 세웠다. 만약 금융당국의 심사를 거쳐 ICT 기업으로 분류 됐을 경우 사업계획이 달라질 수 있는지.

이번 인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금융주력자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 금융주력자가 되게 된 배경은 지금 토스가 진행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업이 금융, 보험업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매출의 대부분이 금융에서 나오는 구조라 금융주력자로 판단했다. 물론 이 판단은 신청자인 우리의 입장이기 때문에 향후 금융당국에서 결론을 낼 거라 본다. 

Q. 신한금융그룹과의 컨소시엄 무산 이후 해외 VC 참여했는데 타임라인 설명 부탁한다.

현재로선 새로운 컨소시엄이 구성된 상황이라 관련 내용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신한과의 컨소시엄에 대해 여러 말들이 나왔는데 기사에 보도된 시점 그 이전에 양사의 결론이 났었다. (신한금융 컨소시엄 이탈)이후 주주 구성이 급하게 진행됐는데, 이는 기존에 토스와 관계가 깊던 주주들이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이사회 의결을 진행해서 가능했던 일이다.

Q. ICT 시스템 구축에 대한 구체적 방안은?

전산시스템 같은 경우 대규모의 용량 처리하는 시스템을 토스가 갖추고 있고 프라이빗 클라우드 이상의 서비스를 가지고 있다. 이는 앞으로 확정이 되겠다. 현재로선 상세히 말하기 어려운데 이미 영업을 진행 중인 인터넷은행에 준하는 수준으로 시스템 구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Q.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의 증자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자본력 문제가 될 것 같다.

자본력은 자신 있다. 증자에 대한 걱정이 있었으면 인터넷은행 진출은 시작도 안했다. 지난해 1350억원 정도의 투자를 유치한 전력이 있고, 초기 자금을 위한 절차를 모두 마친 상태다. 주주 참여사 중에는 토스 자체의 주요 주주이자 이사회 멤버도 있어 이들이 도움을 줄 거라 생각한다. 토스뱅크가 증자를 못해 사업에 손실이 나면 주주사로선 토스와 토스뱅크에서 손해를 보는 구조라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Q. 증권사 설립 추진 계획은?

인터넷은행 진출 건과 별개로 진행되고 있지만 잘 돼 간다. 구체적인 방안은 다른 자리에서 말하겠지만, 진출 계획이 상당히 많이 진척돼 있고 인력이나 자본, 물적 요건은 준비된 상태다.

Q. 해외 VC들이 증자할 때 토스에다 하는 건지, 아니면 토스뱅크에다 하는 것인지?

해외 VC들의 투자는 토스뱅크와 토스 모두에게 하게 될 것이다. 다만 이번에 설정한 지분율은 유지될 것이다. 해외 VC들의 토스뱅크 지분은 내려갈 수는 있어도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다. 또 토스의 증자는 회사 자체의 현금 창출 능력을 통해 할 것이다. 이는 새로운 주주를 들이게 될 경우를 제외한 경우다.

Q. 제3 인터넷은행이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2파전으로 평가 받고 있다. 경쟁 후보에 대한 생각은?

키움뱅크에 대해 별달리 생각하고 있는 바가 없다. 인터넷은행을 통해 새로운 금융 시장의 혁신을 일으키겠다는 취지는 같은 것으로 본다. 각자가 할 수 있는 방향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Q. 신한의 컨소시엄 불참 이유가 토스가 금융주력자에 해당됐기 때문인지.

금융주력자 문제는 아니었다.

Q. 중금리대출 실행 계획 관련해서 기존에 이 시장은 2금융권이나 개인간거래(P2P) 업체들이 하고 있고, 토스도 P2P 업체들의 중개 업무를 맡고 있는데 차별점이 있는 가?

이미 다른 금융기관들도 중금리대출을 많이 하고 있지만 서울보증보험과의 보증서 협약 등을 통해하거나 중금리라도 굉장히 높은 금리를 받는 구조로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본다. 결국 중금리대출의 혁신은 데이터 기술력의 문제라 생각한다. 기술 혁신을 통해 제대로된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를 만드는 게 중요한 거지, P2P라던지 다른 중개사업처럼 유통하면서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대로된 신용평가를 만들겠다는 게 우리의 취지라는 의미다.

Q. 카카오뱅크의 경우 출범 초반에 큰 인기 끌었던 건 라이언이라는 카카오 캐릭터의 힘도 있었는데, 토스는 그런 경쟁력이 있는가?

토스의 고객 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1200만명이다. 매달 토스를 즐겨 쓰는 수백만명의 사용자들이 있어 초반부터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른 아이디어와 관련해선 지난해에만 30개가 넘는 서비스를 베타 등으로 출시한 적 있는데 기존 은행보다 많은 아이디어가 있는 게 우리의 강점이다. 

Q. 금융지주사 전환 가능성은?

아직 은행도 출범하지 않았고, 지주사 전환하려면 자산 규모가 최소 5000억원 이상 돼야 하기 때문에 이 문제는 차츰 논의해야 할 문제다. 다만 못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Q. 개인사업자(SOHO)나 중금리대출 실행하겠다고 밝혔는데 확보 가능한 고객 수준은?

씬파일러라 할 수 있는 고객은 1000만명 이상이다. 개인 고객에 대해서는 상당히 시장이 넓다.다. 향후 1200만~1800만명 대한민국 고객을 흡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덧붙여 국내 금융시장의 가장 큰 문제가 금리 절벽이라 본다. 금리 절벽이 왜 있냐고 묻는다면 씬파일러, 즉 소상공인에 대한 신용평가가 부족했고 결국 은행마다 이들에게는 최고금리를 메기는 걸로 상품을 운영하는 문제가 있었다. 어떻게 보면 소상공인들이 세금을 적게 내고자 거래 규모를 속이는 것도 있었고 그러다보니 제대로 된 신용등급을 산출할 근거가 부족했던 애로사항도 있다고 본다. 우리 파트너 중에는 배달의 민족 등이 있는데 이들 업체는 특정 가맹점주의 매출과 원가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가 있다. 이 가맹점주들이 대출 받는 과정에서 그 정보를 은행에 공유하는데 동의하면 데이터를 활용해 상품을 운용할 수 있는 방안은 충분하다.

Q. 초대 은행장은 이승건 토스 대표가 직접할 예정인지? 금융통이 수장을 맡을 가능성은?

초대 행장은 외부에서 영입하려고 한다. 금융통은 아니고 모바일 사업 쪽으로 서칭 중이다. 

Q. 토스 본연의 업무 특성상 여러 금융사와 협약하는 일이 많은 것으로 안다. 만약 인터넷은행의 라이선스를 획득해 영업을 시작할 경우 기존에 협약을 맺은 금융사들이 반발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은?

우리는 별도 법인이다. 대표와 조직 구성도도 모두 별도로 운영돼 피해가 없을 것으로 본다. 토스 본연의 플랫폼 비즈니스는 계속 운영될 것이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