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진로를 위한 노력은 당연한 이치…전공적합성 여부는 속단금지
거인의어깨 김형일대표의 입시칼럼 ‘김형일의 입시컨설팅’에서는 올해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님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내용을 가지고 ‘2020학년도 입시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입시를 알기 쉽고 자세히 체크해 드립니다. 8회에 걸쳐 학교생활기록부 관리의 필요성과 각 세부 항목별 관리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수험생과 학부모님들의 올해 입시전략 설정에 많은 도움 되시길 바랍니다.<편집자주>

   
▲ 김형일 거인의어깨 교육연구소 대표. /사진=SOC글로벌 제공


[미디어펜=편집국]전공적합성이란 단어가 가진 무게감은 굉장하다. 학생부의 교과성적과 비교과성적 등 모든 내용을 정성적으로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학업역량’, ‘인성’, ‘발전가능성’ 등의 평가항목과 함께 주요 평가요소라고 알려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다보니 자칫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전공적합성을 맞추기 위해 전공 관련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함은 당연하다. 다음 회차에 다룰 동아리활동 또한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간과하고 있는 중요한 부분이 있다. 한국외대 서양어대학에는 스칸디나비아어과가 있다. 이 학과를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지원하기 위해 스칸디나비아어를 능숙하게 사용할 줄 아는 것이 전공적합성으로 인정을 받게 될까? 

혹자는 이런 경우가 매우 희귀하고 특별한 경우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단순하게 생각해보자. 의예과를 진학하기 위하여 매주 병원에 가서 실습을 하고 의학 동아리를 만들어서 개구리 해부를 해 보는 것이 전공적합성으로 인정을 받게 될까?

이러한 근본적인 부분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보니 동아리의 선택에서도 굉장히 어려움을 겪게 될뿐더러 학생부의 6번 ‘진로희망사항’ 항목에 적어야 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많은 걱정과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학생부 6번 진로희망사항에는 ‘진로희망’과 ‘희망사유’를 학년별로 기재하게 되어있다. 그래서 1학년 때부터 일관성 있는 진로를 희망하는 것이 전공적합성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착각을 하게 된다. 반대로 학년이 올라가며 진로 희망이 바뀌게 되어 전공적합성 항목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것을 걱정하기도 한다.

현 고등학교 1학년부터 시행되는 ‘2015 개정교육과정’의 학생부 기재사항 변경 내용 중에 눈에 띄는 부분이 바로 진로희망사항 부분의 삭제이다. 물론 ‘창의적체험활동상황’의 진로활동 부분에 기재는 가능하지만 대학진학에는 사용되지 않게 된다. 몇 년 전까지는 진로희망 부분도 학생 희망과 부모 희망으로 나뉘어져 있던 점을 생각해보면 변화되는 방향의 취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의 근본 취지를 생각해봐도 바로 이해할 수 있다. 내신 성적 등의 단편적인 기준이 아닌 고교 3년간의 생활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은 간단히 말해서 고교생활을 하며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통해 ‘자신이 정말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과정을 평가한다는 것이다.

진로희망사항은 당연히 변화할 수 있다. 평가자들도 이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창의적체험활동’의 ‘진로활동’ 시간을 적극 활용하여 다양하게 진로를 탐색해야 한다. 희망 진로가 변경되었다면 변화하게 된 과정이나 타당한 사유가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학교생활 중에서도 변화가 되는 상황이 학생부에 기재가 될 것이고 추후 자기소개서를 통해서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 <그림> 학생부종합전형 평가항목별 평가배점 및 주요사항 /자료=동국대학교 2020 학생부종합전형가이드북


동국대학교에서 발표한 내용을 분석해 보자. ‘전공적합성’ 평가항목에서 주요하게 보는 것은 ‘전공수학역량’과 ‘전공관심도 및 학습경험’이다. 스칸디나비아어를 유창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국어와 영어, 제2외국어 등의 성취도가 중요하며, 수업시간에도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활동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전공수햑역량’에서 좋은 평가를 받게 되는 것이다.

‘전공관심도 및 학습경험’ 항목도 마찬가지다. 지원하게 된 전공은 수험생이 희망하여 선택한 것이고, 전공분야에 대해 탐구하며 발생하는 여러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활동들을 했으며 그러한 과정을 통해 무엇을 배우게 되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대학에 진학하여 배우게 될 전공과목들을 미리 체험해보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대학에서 수험생을 평가할 때, 지원하고자 하는 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해당 전공을 얼마만큼 미리 공부해봤는지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의 해당 학과에 진학하여 제대로 전공과정을 이수할만한 역량을 얼마나 만들었는지를 평가한다. 전공과 관련된 교과목을 이수하며 좋은 성취도를 보이고 수업시간에 적극적인 활동을 보이는 것이 진정한 전공적합성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글/김형일 거인의어깨 교육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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