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희연 기자]올해 첫 서울 강남권 분양 단지들이 손님맞이에 나선다.
올 상반기 서울 청약 시장은 청약제도의 잦은 개편과 강력한 대출 제한 등으로 입지, 분양가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이에 청약 시장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강남권 분양단지의 청약 수요와 미계약분 여부 등 청약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동안 6만175가구가 분양된 수도권은 올해 2만451가구가 늘어난 8만626가구의 분양이 예정됐다. 이 중에서도 서울에서는 총 1만4307가구가 분양될 예정, 대부분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물량이다. 서울 강남3구에서는 8개 단지, 총 4111가구(임대 제외)가 분양한다. 송파구 1883가구, 강남구 1362가구, 서초구 866가구 등이다.
우선 올 첫 강남권 분양단지로는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포레센트'와 서초구 방배동 '방배그랑자이' 등으로 전망된다. GS건설이 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한 '방배그랑자이'는 지하 4층~지상 20층 8개동, 전용 59~84㎡, 총 758가구 규모다. 이 가운데 256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디에이치 포레센트는 일원대우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로 현대건설이 시공사다. 지하 3층~지상 22층 4개동, 전용 59~121㎡, 총 184가구 규모로 이 중 62가구를 일반분양한다.
고강도의 서울 재건축 규제에서 새로 나오는 강남권 신규 분양 단지이기 때문에 시장의 기대감이 형성돼 있다. 특히 대형건설사 브랜드 아파트라는 점과 알짜 입지가 수요자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서울 청약 시장이 다소 위축됐다고는 하지만 강남권 분양단지에 대한 높은 관심도는 여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초구 서초동에 분양한 '래미안 리더스원'은 평균 41.69대 1로 1순위 마감됐고 강남구 반포동 '디에이치 라클라스'는 평균 23.9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에 성공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강남권 신규 분양단지는 시세 대비 분양가가 낮게 책정되기 때문에 '로또 청약'이라는 기대감이 아직은 유효하다"며 "또한 입지와 브랜드 측면에서 기대 수요가 있기 때문에 수요자 입장에선 자금력만 된다면 청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강남권에서 분양되는 단지들은 대체로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할 것으로 보여 사실상 계약까지 끌고 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강남3구는 투기지역으로 LTV와 DTI가 40%까지만 적용, 9억원 이상은 중도금 대출도 불가능하다. 이에 자금력을 갖추지 못한 수요자들은 당첨되더라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계약으로까지 성과를 볼 수 있을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청약 시장의 경우 사실상 자금력이 강해야지만 계약에 나설 수 있고, 실수요자가 체감하는 분양가가 높아 시세 차익을 얻을 기대감은 이전만 못해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3월 말 기준 2564만7600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3.7%나 올랐다. 특히 주변 시세 보다 저렴한 분양가로 차익을 얻을 수 있어 '로또 청약' 단지에 기대감이 높이 형성되고는 있지만, 전매제한과 더불어 감당해야 할 금융비용과 세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되는 부분이 있어 기대만큼의 수익을 얻을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지난해 강남권 대표적인 '로또 청약'으로 주목받았던 서초 '래미안 리더스원'의 경우 총 26가구의 미계약분이 발생한 바 있다. 반포 '디에이치 라클라스'도 8가구가 미계약 됐다. 이에 업계에서는 청약 경쟁률이 높게 나온 것과는 다르게 미계약분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한다. 건설사들은 이에 '사전 무순위 청약'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분위기다. 사전 무순위 청약은 미계약에 대비해 1순위 청약접수 전에 사전예약을 받는 제도다. 청약접수 전 미계약에 대해 사전예약을 받아 미계약 발생을 어느정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도입하는 건설사가 늘어날지 주목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서울 청약 시장이 현금 부자들만의 리그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청약 제도 개편으로 자격요건 등에서 혼란을 겪는 부분도 있지만 무주택자의 새집 마련을 위한 정부의 규제가 오히려 역설적으로 자금력을 갖춘 현금 부자들의 리그를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미디어펜=손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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