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백악관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면담
1Q 미국 경제성장률 3.2%…한국 -0.03%과 대조 이뤄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백악관에서 맞이하게 돼 매우 기쁘다. 롯데그룹이 루이지애나에 투자한 31억달러(약 3조6000억원)는 미국에 대한 한국 기업 최대 규모의 투자이며, 수천개의 일자리를 미국에 만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각)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40분 가량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과 면담한 이후 트위터를 통해 "대미투자라는 현명한 결정을 내린 롯데그룹에 박수를 보낸다. 한국 같은 훌륭한 파트너들은 미국 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대기업 총수가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신 회장은 최근 준공한 에탄크래커(ECC) 공장 및 추가 투자계획 등에 대해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의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은 3.2%로,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일 뿐만 아니라 선진국 경제 중 최고 수준의 성적이다. 미중 무역분쟁과 금융 긴축 등이 미국의 성장률을 낮출 것이라던 국제통화기금(IMF)과 국내외 일각의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미중 무역분쟁이 미국 경제에 약간의 타격을 입히겠지만,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미국 경제가 호황이라는 자신감을 표명한 것이다.

이는 2017년 단행된 친시장적 세제 개편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추면서 기업들이 설비 투자 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되고, 투자가 8.6% 급증한 것이다. 개인소득에 매기는 세율도 인하하면서 개인 지출도 당초 예상보다 20% 높은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추진해온 제조업 활성화 정책도 이같은 현상에 일조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부터 신기술 투자 및 생산시설 재편을 위해 정부·산업계·학계가 협력하고 이를 토대로 해외로 이전했던 사업장의 '리쇼어링'을 추진했으며, 트럼프 행정부 들어 세제 혜택 및 규제 완화 등 지원책이 강화됐다.

이를 두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7일 '물결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사설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새로운 규제에 대한 위협을 제거, 오랜기간 눌려왔던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을 일깨웠다"면서 "감세 정책으로 설비 및 지식재산권 등에 대한 기업투자가 꾸준히 늘고 있으며, 세제 개혁은 일시적 흥분 상태(sugar high)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의 면담에 대해 트위터에 올린 글./사진=롯데그룹


반면 한국의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은 -0.3%로,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쓰나미가 몰아닥쳤던 2008년 4분기(-3.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 차원에서 경제활력대책회의 등 각종 회의를 열고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문재인 정부 들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 회장,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이 잇달아 구속 또는 기소되는 등 기업인들의 수난사가 두드러지고 있으며 △중소기업적합업종 및 생계형적합업종 △지배구조 강요 △순환출자 규제 등 해외에서 사례를 찾기 힘든 사항으로 기업을 압박하면서 기업 현장의 활력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부는) 국민 노후자금을 앞세워 경영권을 박탈하고, '연금사회주의'라는 무거운 비판에도 기업 통제, 경영 개입, 기업인 축출에 열을 올렸다"며 "기업을 죽이는 것은 곧 민생 경제를 죽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국무총리 역시 지난해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단을 만난 자리에서 "기업입을 죄인취급하는 사회에서는 경제가 살아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기업 '옥죄기' 뿐만 아니라 법인세 '역주행' 및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기업의 경영환경을 악화시키는 조치를 되돌리지 않으면 "반기업 정서는 빠른 시간 안에 해소될 것으로 본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공허한 메아리를 넘어 '양두구육'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는 점을 살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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