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적인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 배제 못해"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가 카드사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하며 카드사의 1분기 순익이 전반적으로 급감했다. 

인력 구조조정 등에 나선 현대·KB국민·삼성카드의 실적은 일부 개선됐지만 이 또한 비용절감으로 얻어진 결과기 때문에 다가올 2분기 카드사들의 악전고투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사진=미디어펜


16일 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롯데, 우리, 하나 등 7개 전업 카드사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453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억원(0.7%)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땐 감소세가 크지 않지만 각 사 별로 살펴보았을 땐 실적 부진이 확연이 드러난다. 또한 실적이 개선된 카드사 역시 인건비를 줄여 비용절감을 하는 등 일회성 요인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우리카드의 순익 감소가 가장 컸다. 우리카드의 1분기 순이익은 24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393억원)과 비교하면 38.9% 줄어들었다. 

지난해 1분기 우리카드는 배드뱅크 배당이익 100억원이라는 일회성 요인이 있어 감소폭이 유독 컸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순이익 감소는 확연하다.

매각절차가 진행 중인 롯데카드도 1분기 순이익이 302억원으로 집계돼 전년(467억원)보다 35.3% 급감했다.

하나카드 순익 역시 182억원으로 지난해(255억원)에 비해 28.4% 줄어들었다.

업계 1위 신한카드 역시 실적 부진을 피해가지 못했다. 신한카드의 1분기 순익은 1222억원으로 전년(1391억원)에 비해 12.2% 쪼그라들었다.

반면 현대·KB국민·삼성카드의 실적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회성 요인의 영향이 대부분인 것으로 파악돼 이들 카드사의 2분기 전망도 녹록치는 않다.

현대카드 1분기 순이익이 642억원으로 예외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 381억원(146.0%)이나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에 디지털 인력을 대거 채용하고 대손 비용이 많이 늘어나 순이익이 261억원으로 그친 탓이 크다. 또한 지난해 4분기에 정규직 200여명을 감축했고, 온라인 발급 비중이 증가하면서 모집비용도 약 280억원 감소한 영향도 크다.

삼성카드도 올해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8억원(7.9%) 늘었으나 법인세 환입금 85억원이라는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순이익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KB국민카드 역시 63억원의 순이익 증가가 있었으나 지난해 1분기 진행된 희망퇴직 관련 비용 100억원 가량이 없어 이를 감안했을 땐 오히려 순익이 줄어든 셈이다.

카드사의 악전고투는 이제 겨우 막이 올랐을 뿐이다. 

1분기에는 수수료율 인하가 적용된 2월부터 인하 효과가 반영된 데 반해 2분기부터는 온전히 3개월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향후 실적 반등을 위한 타개책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며 이미 진행된 바 있는 인력 구조조정도 추가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 이외엔 현재로썬 다른 타개책이 없다”며 “기업계 카드사 매각설도 들리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추가적인 인력구조조정이 단행될 가능성도 있다”며 “카드사는 현재가 바닥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드업계 전문가는 향후 수수료 인하 여파와 함께 대출 규제 역시 강화돼 카드사의 실적 악화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수수료 수익은 카드사 수입의 약 50%를 차지한다”며 “큰 비중의 수입이 줄어들어 하루아침에 업황이 좋아지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분석했다.

이어 “감독당국이 카드사의 대손충당금을 30% 추가로 늘려 순익 감소세는 더욱 뚜렷할 것”이라며 “2분기 뿐만아니라 3,4분기 역시 실적 악화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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