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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미디어펜. |
[미디어펜=손희연 기자]정부가 서울 집값 안정화를 위해 3기 신도시 추가 지정 카드를 내놓은 가운데 서울 집값은 낙폭이 축소되고 주요 재건축 아파트 실거래 가격과 호가는 상승하면서 꿈틀대는 모양새다. 반면 기존 1·2기 신도시 집값은 대체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서울 집값 안정화를 위한 수도권 공급확대 방안 중에 하나인 신도시 추가 선정이 정부의 의도와는 다른 역효과가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 재건축아파트는 최근 회복세를 보인 반면 신도시 아파트값은 더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3기 신도시 추가 지정 이후 서울 집값 낙폭이 축소되면서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6주 연속 오르고 일부 아파트 실거래가격과 호가도 꿈틀대고 있다. 서울 집값은 26째 하락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집값(20일 기준)은 -0.03%로 지난 13일 -0.13보다 하락폭이 감소했다. 서울 강북권은 이번주 -0.03%로 전주(-0.05%)보다 감소, 강남권은 -0.04%로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6주 연속 상승했다. 이날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전주(0.02%)보다 오른 0.06%를 기록했다. 주요 재건축 단지의 급매물이 소진된 후 호가가 오른 영향으로 보여진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보면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달 전용면적 84㎡평형대 3층 매물이 17억7000만원에 거래, 이달 초 4층 매출이 18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올 들어와서 16억원대 또는 17억원대에서만 거래가 이뤄지다가 18억대까지 거래되면서 연초 대비 1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현재 호가는 16억~19억2000만원이다.
서울 강남 개포동 ‘개포 주공 1단지’도 오름세다. 이달 전용 56.57㎡가 24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지난해 8월 20억7000만원에 매매된 이후 최고가다. 현재 호가는 14억~26억3000만원이다.
서울 송파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5㎡은 이달 18억29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최고가로 거래된 18억500만원보다 소폭 올랐다. 연초 동일 주택형은 16억4000만원~17억5000만원 선에서 거래된 것에 비해 1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호가도 현재 17억9000만~20억2000만원이다.
기존 1·2기 신도시들은 집값이 하향세에 머물고 있다. 3기 신도시 입지가 발표 이후 일산, 파주, 김포 등은 일제히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20일 기준) 일산동구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14%로, 전주(-0.10%)보다 하락폭을 확대했다. 6일 기준 -0.02%였던 변동률은 -0.14%까지 확대되며 하락폭이 커졌다. 전주 하락률이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0.19%까지 떨어진 일산서구는 이번주 -0.16%로 소폭 완화됐다.
2기 신도시 파주는 -0.08%로 전주(-0.07)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 김포는 -0.12%로 전주와 동일한 변동률을 보였지만 6일 기준 -0.10%에서 2주만에 하락폭이 확대됐다. 인천서구는 6일 기준 -0.03%에서 전주 -0.08%로 하락폭이 확대됐지만 이번주는 -0.01%로 하락폭이 감소됐다. 이번 3기 신도시 추가 지역으로 지정된 고양은 -0.13%로 전주 -0.11%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지난 9일 -0.07%에서 하락세가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인천 계양은 3기 신도시 지정 발표 이후 0.13% 변동률을 보이면서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1·2기 신도시가 집값 하향세를 보이는 이유에는 3기 신도시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와 교통망과 인프라가 부족해지면서 수요 심리가 다소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1·2기 신도시와 인접한 지역에 3기 신도시로 선정되면서 신규 공급 물량은 늘어나 공급 과잉이 예상된다"며 "교통망과 인프라가 기대심리를 위축시켜 거래가 끊기고 집값도 하향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전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이 조정 국면에 들어가면서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는 있지만 일부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에는 기대 수요가 있어 하락세가 심화되기는 어렵기 때문에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3기 신도시 선정이 서울 집값 안정화에 크게 영향을 받기는 힘들다는 의견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은 강남권 아파트 공급물량이 한정적이라, 추가 공급이 없을 것이라는 심리가 작용된 것이다"며 “주요 재건축 단지의 매물 소진만으로 추세 전환을 예단하기는 쉽지 않고, 거래량 자체도 아직까지는 적어 당분간은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의 수요 억제책과 고강도의 규제로 서울 집값을 어느정도는 안정화 됐지만 수도권 공급 방안이 서울 집값 안정화에 크게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보기 어렵다"며 "서울주택공급이 될 수 있도록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어 새로운 중장기적인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북부 광역교통 개선안’을 통해 3기 신도시 지정 발표에 반발하는 일산·운정·검단 등 서부 수도권 1·2기 신도시 주민 달래기에 나섰다. 지하철 3호선을 파주까지 연장하는 등 광역전철노선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3일 1·2기 신도시 보완 대책을 발표하면서 "일산 집값이 1억원 떨어졌다는 기사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전체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하고 있고, 일산도 그 큰 기조에서 벗어나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편차는 있겠지만 서울 집값도 28주째 하락하고 있다”며 “경제는 심리로, 지역주민에게 혼란과 상처를 줄 수 있으니 객관적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해달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손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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