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조원태 회장 선임에 소송제기
한진칼 vs KCGI 2차 싸움 본격화 되나
[미디어펜=조우현 기자]행동주의 펀드 KCGI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선임에 대한 소송을 낸 가운데 한진칼은 적법한 절차로 결정된 사항이며,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한진칼과 KCGI의 2차 싸움이 본격화 됐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KCGI는 지난 달 29일 서울중앙지법에 조원태 회장의 회장 선임 과정과 고 조양호 회장의 퇴직금‧위로금 지급 과정이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 조사하기 위해 검사인을 선임하게 해달라며 경영권 분쟁 소송을 제기했다. 

또 한진칼이 지난해 신규 차입한 자금 1600억원에 대한 사용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장부와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전표, 영수증, 통장사본, 현금출납장 등 증빙서류를 볼 수 있게 해달라는 가처분도 신청했다.

이는 한진칼이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신규 자금 차입, 선대 회장에 대한 퇴직금 지급, 신임 회장 선임 등 주요 의사결정에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조 회장 등 일가는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고 조양호 회장의 퇴직금을 미리 받았다. 대한항공은 400억원의 퇴직금을 지급했고, 한진칼‧한진도 퇴직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 대한항공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제


KCGI는 이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 확인해보겠다고 나섰다. 이에 재계에서는 한진칼과 KCGI의 2차 싸움이 본격화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KCGI는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의 지분 15.98%를 보유하고 있는 사모펀드로 한진칼의 주식 지분 15.98%를 보유하고 있다. KCGI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한진칼의 최대주주인 고 조양호 한진그룹 전 회장이 보유한 지분(17.84%)보다 2% 적은 상태다.

재계에서는 조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정기주주총회까지 KCGI와의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조 회장의 리더십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조 회장은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영결식 후 일주일 만에 한진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개최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에서 의장직을 수행하며 국제 데뷔전을 성공리에 마무리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IATA 연차총회 직후 KCGI가 조 회장의 회장 선임 과정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더군다나 경영 승계와 관련해 가족들 간에 완전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앞으로 해쳐나가야 할 문제가 산적할 것으로 보인다.

가족들 간의 문제에 대해 조 회장은 IATA 연차총회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족들과 협의하고 있고, 협의가 완료됐다는 말씀은 못 드리지만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며 “더 이상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가 어려운데 이해해주시고,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 언급했다.

한편 KCGI의 소송 문제에 대해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 선임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결정된 사항”이라며 “KCGI의 요구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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