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상준 기자] 폭스바겐코리아의 집단 무기력증이 안정화 되기는 커녕 날로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3주 전에 폭스바겐코리아의 문제점이 지적 됐으나 아직 아무런 변화 없이 악화 일로를 겪고 있다.
오히려 소비자 피해 사례들이 추가로 나타났다. 특히 소비자 안전과 직결된 차량 ‘리콜’에 관한 폭스바겐코리아의 소극적인 대응으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큰 피해가 발생 될 가능성이 있어 시급한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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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교통부의 폭스바겐 차량 메카트로닉스 결함 세부 차종 및 차량대수 / 사진=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리콜센터 캡쳐 |
28일 지난해 12월 28일 국토교통부 리콜 현황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 골프 6세대 1.4Tsi 모델과 제타 1.6TDI 모델 등(9295대)에서 발견된 메카트로닉스 결함(변속기 개통)은 변속기 내부 미세 균열로 주행 중 변속 불능 상태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으로 인한 리콜 건이다.
취재결과 전국 35개 폭스바겐 공식서비스센터에서 해당 건으로 리콜 수리를 받기 위해서는 최소 2개월에서 최대 9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전북·경북지역에서 해당 건으로 리콜을 받기 위해서는 해를 넘겨 내년 2~3월경에나 예약이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변속기는 차량의 핵심 주요부품으로, 변속기 결함으로 주행 중 가속 혹은 변속 불능 상태가 발생하면,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시급한 수리가 필요하다. 100km/h 이상 빠른 속도로 내달리는 고속도로에서 가속 불능·변속 불능 상태에 빠진다면 아찔함을 넘어 생명이 위협 받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폭스바겐 차주 인터뷰 등을 통해 해당 증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견을 종합해본 결과 간헐적으로 변속이 되지 않아 난감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 실제로 주행 중 변속기 먹통으로 주행 불능 상태에 빠졌다는 소비자들까지 실제 피해 사례는 예상보다 심각했다.
다수의 소비자 의견을 종합한 결과 누적 주행거리가 늘어날수록 해당 증상이 심각해지며 특히 10만km를 초과 운행한 차량에서 해당 증상이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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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세대 폭스바겐 골프 / 사진=폭스바겐 |
메카트로닉스(변속기) 결함 증상을 경험한 골프 차주 A(남·38세·전북 전주)씨는 “아이와 함께 나선 나들이 길 고속도로에서 주행 중 가속이 되지 않는 상황을 경험했다”면서 “갓길에 차를 세우고, 시동을 껐다가 켜니 변속기가 정상 작동해 겨우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해당 리콜 수리 예약이 내년 2월에나 가능하다 해서 그날 바로 중고차 매각을 알아봤다”며 “누군가는 수리되지 않은 차를 중고차로 사게 될 텐데, 흡사 폭탄 돌리기와 다름없을 만큼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심각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폭스바겐코리아의 대응은 전무한 상태다. 안전에 직결된 심각한 리콜 사유에 대해서는 정비시간을 추가 편성해서라도 수리 해야 할 도의적인 책임이 따르지만, 서비스센터의 영역이라며 한발 뒤로 물러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비단 A/S에 국한되지 않는다. 무능한 폭스바겐코리아의 영업행위는 변함없이 ‘진행형’이다. 현재 판매 중인 차량은 ‘아테온’ 단 한 차종에 불과하지만, 폭스바겐코리아 홈페이지에 판매 라인업에는 총 5대에 차량이 여전히 전시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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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폭스바겐코리아에서 판매하는 차종은 '아테온' 한 차종에 불과하지만, 총 5대가 판매 모델로 전시 중이다 / 사진=폭스바겐 홈페이지 캡쳐 |
특히 수익성 문제로 소리소문없이 판매 라인업에서 정리한 ‘파사트 GT’도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이름을 올렸다. 또한 폭스바겐코리아는 올 연말까지 판매할 차량에 대한 명확한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폭스바겐코리아 직원 B씨(남·30대·서울 거주)는 “회사 내부에서 우왕좌왕 말들만 많을 뿐 제대로 진행되는 것이 없고, 누구 하나 적극적으로 나서서 회사를 이끌어가는 임원과 직원이 없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한 그는 “회사가 정상 운영되기 위해서는 판매할 차량을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판매를 촉진해야 하는데 다들 책임지지 않으려고 선뜻 나서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며 회사 내부 상황을 꼬집었다.
이 같은 폭스바겐코리아 본사 내부 분위기는 일선 영업지점에까지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판매 수당이 곧 월급이 되는 영업직원들은 ‘팔 차가 없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강남권 폭스바겐 딜러 C(남·37세·서울 거주)씨는 “6개월 넘는 기간 동안 수입이 일정치가 않아 생활하기 너무 힘들다”며 “차량을 문의하는 고객들은 여전히 있는데, 팔 차가 없어 결국 다른 브랜드로 고객을 수차례 빼앗겼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그는 “이미 폭스바겐 고참급 영업직원들은 타 브랜드로 이직을 해서 갈 자리도 없다”며, “이직도 못 하고, 그만둘 수도 없어서 너무 힘이 들고, 폭스바겐코리아가 팔 차를 제발 배정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입차 업계 한 원로 관계자는 “변속기 관련 적극적인 리콜 이행은 소비자를 위한 당연한 조치 사항인데, 소극적인 폭스바겐코리아의 태도는 지탄받아야 한다”면서 “해당 건으로 자칫 큰 사고가 발생한다면, 폭스바겐코리아는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폭스바겐코리아는 일시적인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리콜 및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소극적인 수리 대응 및 판매할 차량 확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지 못하면 ‘한국 사업 철수’를 준비한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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