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 채널들 연일 세일과 특가 내세우지만 큰 메리트 없어, 고객 내성도 커져
   
▲ 위메프가 지난 8일 알린 위메프투어 런칭기념 2탄 프로모션./사진=위메프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1980년대 '백화점 사기 세일'이 전국을 시끄럽게 했던 적이 있다. 당시 어린 눈으로 뉴스를 보는 데도 충격적인 사건으로 기억한다. 정가를 높게 바꿔놓고 90% 세일이라고 광고를 하고 이월 상품을 신상품이라고 판매해 들통이 났다.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비싸지만 신뢰를 할 수 있어'라고 인식했던 다수의 소비자에게 이 사건은 큰 충격이자 '백화점에 대한 신뢰 추락'을 가져왔다.

몇십 년이 지난 지금, 이런 '백화점 사기 세일'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느낌이다. 달라진 것이라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모바일로 넘어갔다는 점.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이 보편화하고 수많은 쇼핑 채널들이 생겨나면서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졌다. 쿠팡, 티몬, 위메프, 이베이, 11번가 등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 등으로 출발했던 온라인 쇼핑 채널들은 이제 뚜렷한 개성 없이 가격 경쟁으로 '약육강식'의 전쟁을 펼치고 있다. 그들이 연일 뿌리는 건 '세일', '특가'라는 말이다. 롯데와 신세계 등 오프라인에서 출발해 온라인을 키우고 있는 기업들도 예외일 수 없다. 

하지만 이들이 내세우는 '세일'이나 '특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말 '세일 같지 않은 세일'이 많다. 이들은 세일이나 특가라는 자료를 연일 언론에 배포하고 SNS에도 알린다. 또 이 특가를 잡기 위해서는 포털사이트의 검색창을 통해 들어와야 한다는 조건도 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에 올리기 위한 것이다. 소비자가 기업 마케팅에 동원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더 비극적인 것은 세일이나 특가 상품이 아닌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얼마 전 위메프는 위메프투어 런칭기념 2탄으로 아시아나항공 50% 할인 쿠폰과 7%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그러나 위메프에서 판매한 항공권에서 7%를 쿠폰을 적용해도 타사보다 훨씬 비싼 경우도 있었다. 

또 50% 할인이라고 해도 최대 10만원 까지 할인받을 수 있었으며, 어렵게 이 쿠폰을 받은 고객도 '요금 미확정'으로 결제가 되지 않아 회사 측에 항의가 빗발친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권은 여행사를 통해 항공사에서 최종 확정이 되어야 결제할 수 있는데, 위메프는 여행사와만 제휴했기 때문에 발권 업무가 늦어지더라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유효기간도 짧아 어렵게 50% 쿠폰을 받은 고객은 '요금 미확정'으로 결제가 되지 않아, 쿠폰이 있어도 사용을 못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백화점 사기 세일'과 무엇이 다르다는 말인가. 

다른 쇼핑 채널들도 대동소이할 것이다. 연일 세일이나 특가를 내세우는 것에 소비자들도 이제 내성이 생기고 있다. 한번 사기를 당한 사람은 두 번 잘 속지 않는다. 이는 장기적으로 기업에 부작용으로 작용할 것이다. 

적자생존의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식이 세일이나 특가 마케팅밖에 없는 것일까. 이들이 무슨 혁신이고 창의 기업인지 모르겠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