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신한금융투자가 다소 지연됐던 6600억원 유상증자 준비 작업을 마무리 짓고 구체적인 증자 일정을 확정지었다. 시장 안팎에서는 신한금투가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될 경우 업계 판도에도 많은 변화가 야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가 기존에 예고했던 6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금투는 지난 22일 정정 공시를 내 "66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일정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 사진=연합뉴스


이 공시에서 청약예정일과 납입일은 내달 5일에서 오는 24일로, 신주권 교부 예정일은 내달 20일에서 내달 9일로 각각 앞당겨졌다. 모회사인 신한지주와 함께 증자이행실무위원회를 운영해 사업계획을 구체화하고 강력한 실행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일정을 앞당기는 데 성공했다는 게 신한 측의 설명이다.

신한지주가 지난 5월 정기 이사회에서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6600억원 출자를 의결한 이후 이번 계획에는 약간의 부침이 있었다. 원래 당초 스케줄은 6월 중에 자본확충을 실시하는 것이었지만, 증자 이후 사업 계획에 대한 세부적 논의가 지연되면서 증자 일정도 8월로 2개월 연기된바 있었다. 그러다 이번엔 수정된 계획보다는 앞당기는 것으로 재수정이 이뤄진 것이다.

연기의 사유는 신한지주 산하 타 회사들과의 형평성 측면을 고려, 증자를 위해서는 회사에 대한 보다 많은 ‘손질’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신한금융그룹과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2개월간 적극적으로 의견을 교류하며 증자 준비를 서둘렀다.

일단 신한금융투자는 최우선 목표인 ‘수익-자산의 선순환 구조’와 ‘자본 건전성 유지’를 달성하기 위해 경영관리 정교화 및 평가·보상 연계, 자본관리 효율화 및 체질 개선, 역량 강화 및 시장지위 개선, 사업부문별 수익성 강화 등을 4대 핵심과제로 내걸었다.

IB 부문 경쟁력 확대를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글로벌 투자금융(GIB) 부문 내에 구조화금융본부·투자금융본부·대기업금융2부를 각각 신설했다.경영지원그룹도 새로 만들어 IB 관련 업무지원 기능을 강화했다. 심사2부를 따로 설치해 심사 체계의 고도화와 전문성 강화를 도모했다.

생각보다 빠르게 개선작업이 이행되면서 증자 일정 앞당기기에 성공한 신한금투는 이제 드디어 ‘초대형 IB’라는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 유증 이후 신한금투 역시 초대형IB 선정의 전제조건인 ‘자본금 4조원’을 충족하게 되기 때문이다.

현재 초대형IB 지위는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5개 대형 증권사들에게만 허락돼 있다. 최근 들어 신한금투를 비롯해 하나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 등의 도전 가능성이 점쳐져 ‘격전’이 예고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중형급 증권사 중에서 가장 빠르고 공격적으로 초대형IB 조건을 충족시킨 만큼, 신한금투의 유증 이후 업계 전체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신한금투가 올해 안에 6번째 초대형 IB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신한금투의 도약은 중형급 증권사들에게도 자극제가 돼 업계의 ‘몸집 불리기’가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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